조글로로고
한국 건설현장 일용직과 조선족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0일 10시16분    조회:309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수렁에 갇힌 삶…몸에 배인 절망

고달픈 청춘들, 건설현장으로 내몰린다

 

 

 

#1. 건설현장에서 20년째 철근작업만 해 왔다는 최모(45)씨는 오늘도 허탕을 쳤다. 최씨는 “지난달에는 공사현장에 한 번도 못 나갔다”며 “밥은 무료급식소에서 하루 한끼 먹는 게 고작”이라고 밝혔다. 무거운 철근을 바닥에 깔고 기둥에 집어넣는 방법을 신나게 설명하던 최씨는 ‘어디에서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가 어렵사리 다시 말문을 연 최씨는 “방값을 못 내 고시원을 나온 지 오래됐다”고 본인의 처지를 털어놨다.

#2. 퇴직 후 4년째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는 송모(51)씨는 “돈도 기술도 없이 몸뚱이가 전부인 우리에게는 막노동이라도 일할 기회를 잡는 것이 삶을 이어가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가 떠들어대는 복지도 우리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불황 여파로 일감이 크게 줄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심을 하고 있다. 8일 새벽 6시 서울 남구로역 인근의 한 인력센터. 기온이 뚝 떨어진 이른 아침시간이었지만 인력센터에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30~40명 남짓한 사람들은 작업복 위로 두꺼운 옷을 걸쳐 입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 50~60%는 국내인이지만 나머지는 조선족이 대부분이었다.

한 인력센터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60~70명을 현장에 보냈지만, 지금은 일감이 뚝 떨어져 30~40명을 보내는 것도 벅차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예전에는 힘든 막노동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일하고 한국인들은 꺼려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자리라도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인력센터 50~60%만 국내인, 나머지는 대부분 조선족

하루에 일감을 구하러 오는 사람은 대략 50여명. 이들 중 10여명은 일자리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5명 중 1명 꼴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력센터에 들어오는 일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건설·노무 등 주로 고된 일들이 많다.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조선족 김모(44)씨는 새벽 6시부터 인력센터에 나와서 일이 배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국 일을 구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침 7시가 지나자 일 배정을 받지 못한 10여명의 사람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향해야 했다. 건설 현장에서 용접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조선족 출신 박모(56)씨는 "요즘처럼 불경기일 때는 하루 일당 9만원이라도 받아가면 다행"이라며 "일이 없을 때는 2시간 넘게 기다리고도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것은 국내인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하청업체에 상용직으로 일하고 있어도 일감이 없어 일일 노무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처럼 부족한 일감에 시달리는 것은 야음동의 다른 인력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 생활이 나아질 기미 안보여…술·도박에 더 쉽게 빠진다

인력개발업체 관계자는 "일 배정 마감시간인 아침 7시가 넘으면 인력센터들마다 '사람이 남아돌아 죽겠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며 "(우리 회사) 근처 인력센터가 8곳에 이르는데 모두 다 같은 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상위계층이 대부분인 일용직 근로자는 일을 하면 정부지원이 끊기고 일을 하지 않으면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생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쉽게 술과 도박에 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전 6시를 지나 새벽 어스름이 걷히자 인력시장도 파장 분위기였다. 이날 준비한 국밥 50여 그릇이 일찌감치 동이 난 밥차는 천막과 탁자를 걷고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거리를 빼곡히 메웠던 노동자들도 내일을 기약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하나 둘 거리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한편, 최근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간한 퇴직공제 통계연보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6년간 퇴직공제에 가입해 건설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일한 적이 있는 건설근로자는 약 426만명이다. 이 중 25만명은 건설업을 떠났고 401만명은 가입 유지 상태다.

◆ 청년 취업난 가중…건설현장 일용직으로 뛰어드는 청년들 ↑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퇴직공제에 가입해 건설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일한 적이 있는 건설근로자는 144만9000명이다. 이중 2012년 이전에 퇴직공제에 이미 가입한 사람은 106만3000명, 2013년에 처음 가입한 사람은 3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돼 있는 전체 건설근로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28.7%로 가장 많았고 ▲40대 25.2% ▲30대 15.9% ▲60대 14.1% ▲20대 10.2% ▲70대 이상 5.9% 순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연평균 1%P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60대∼70대의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매년 비슷한 30대∼50대의 비중은 70% 이상을 차지해 건설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60세 이상의 비중 감소는 고령으로 인해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일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나타낸다"며 "20대는 취업난 등으로 인해 단기근로자 위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된 적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26만7000명으로 전체 퇴직공제 가입 근로자의 6.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직공제 가입 건설근로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5.5% ▲2010년 5.7% ▲2011년 6.0% ▲2012년 6.2% ▲2013년 6.7%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신규 가입자도 2009년 9.1%에서 2013년 12.0%로 최근 3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공제회 관계자는 "앞으로 비교적 젊은 외국인의 건설업 유입 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에 의한 내국인력 대체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집은 건설근로자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퇴직공제 사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약 426만명에 이르는 전체 건설근로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다.

 세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설연휴 잔소리에 홧김 '폭발' 부모 살해…"명절 잔혹사" 잔소리 싫어 귀성 귀가 않는 실업청년 미혼녀 늘어 '폭발' 잔소리 부모에 폭행 사망 '패륜'사고 잇따라 친한 표현 사소한 '잔소리' 에 듣는 사람은 스트레스 폭발 바쁜 세상 만남에 "잘 커줘서 고맙다" 에  '고개 숙...
  • 2015-02-18
  • 결별에 앙심을 품고 옛 동거녀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중형에 처해졌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상준)는 16일 살인미수와 현주건조물 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중국동포 이모(4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08년 방문취업비자로 입국해 건설 현장...
  • 2015-02-17
  • 조선족 20대 남성, 말다툼 벌이다 아버지 찔러…"부모 노릇도 못하면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다고 꾸중하는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비정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조선족 김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후 10시40...
  • 2015-02-17
  • 16일 오후 4시 9분께 하남시 망월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 50대로 추정되는 조선족 정모 씨가 24층에서 작업 중 몸을 의지하던 로프가 끊어지면서 아래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정 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에 후송됐지만 의식 불명 상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인일보
  • 2015-02-17
  • 양주경찰서는 16일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조선족 전모(47)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 15일 오후 7시께 양주시 은현면의 한 공장 기숙사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조선족 동료 김모(61) 씨에게 주먹을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에서 전...
  • 2015-02-17
  • 급증하는 외국인 범죄,수법도 흉폭해져…경찰 집중단속 최근 부산과 경남 김해지역 공단에서 근무하는 캄보디아인들이 일명 ‘정글도’라 불리는 흉기와 각목을 휘두르며 집단 난투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연말에는 조선족 박춘봉이 동거녀를 잔혹하게 토막살해하기도 했다. 국내 외국인 체류자...
  • 2015-02-16
  •   10일, 주주택공적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주내 주택공적금 집계액 17억원을 완수해 지난해 동기보다 6% 증가하고 대출액은 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 하락했다. 지난해 주주택공적금관리중심에서는 “안정을 담보하고 민생을 담보하며 발전을 담보할데 관한” 총요구에 따라 과학적이고 합리한 발전계...
  • 2015-02-16
  • 2015년 2월 13일 고려원식당에서 과기대 10기 송년회 및 새회장단  취임식이 있었다.   과기대 총동문회 허호윤회장, 림룡춘부회장 및 각기 대표들이 참석한 송년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즐겁게 진행되였다.  송년회에서 김일회장이 우수회원을 발표하였다. 우수회원명단은 아래와 같다...
  • 2015-02-15
  • 2015년 2월 14일 김일회장을 선두로 한 연변청년경영자련의회(략칭 청경련 이하 청경련) 회원들은 무서운 병마와 싸우면서도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씩씩하고 이쁘게 자라는 송미,지성 학생을 찾아가보았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사랑의 헌금 송미,지성학생에게 전하는 자리에서 김일회장은 "전통적인 설 명절을 맞으면서 ...
  • 2015-02-15
  • 훈춘시에서는 록색장성방식의 전면의 기회를 틀어쥐고 산업구조의 량질화발전모식의 록색화를 추진하여 성, 주의 척후병으로 되기에 진력하고있다. 이에 발맞추어 이 시에서는 석탄화학공업, 신형재료, 해산물, 목재, 방직복장, 신형건축재료, 온주공업, 항공, 건강산업, 국제물류 등 10대 공단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 2015-02-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