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한국 건설현장 일용직과 조선족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0일 10시16분    조회:308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수렁에 갇힌 삶…몸에 배인 절망

고달픈 청춘들, 건설현장으로 내몰린다

 

 

 

#1. 건설현장에서 20년째 철근작업만 해 왔다는 최모(45)씨는 오늘도 허탕을 쳤다. 최씨는 “지난달에는 공사현장에 한 번도 못 나갔다”며 “밥은 무료급식소에서 하루 한끼 먹는 게 고작”이라고 밝혔다. 무거운 철근을 바닥에 깔고 기둥에 집어넣는 방법을 신나게 설명하던 최씨는 ‘어디에서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가 어렵사리 다시 말문을 연 최씨는 “방값을 못 내 고시원을 나온 지 오래됐다”고 본인의 처지를 털어놨다.

#2. 퇴직 후 4년째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는 송모(51)씨는 “돈도 기술도 없이 몸뚱이가 전부인 우리에게는 막노동이라도 일할 기회를 잡는 것이 삶을 이어가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가 떠들어대는 복지도 우리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불황 여파로 일감이 크게 줄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심을 하고 있다. 8일 새벽 6시 서울 남구로역 인근의 한 인력센터. 기온이 뚝 떨어진 이른 아침시간이었지만 인력센터에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30~40명 남짓한 사람들은 작업복 위로 두꺼운 옷을 걸쳐 입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 50~60%는 국내인이지만 나머지는 조선족이 대부분이었다.

한 인력센터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60~70명을 현장에 보냈지만, 지금은 일감이 뚝 떨어져 30~40명을 보내는 것도 벅차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예전에는 힘든 막노동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일하고 한국인들은 꺼려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자리라도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인력센터 50~60%만 국내인, 나머지는 대부분 조선족

하루에 일감을 구하러 오는 사람은 대략 50여명. 이들 중 10여명은 일자리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5명 중 1명 꼴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력센터에 들어오는 일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건설·노무 등 주로 고된 일들이 많다.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조선족 김모(44)씨는 새벽 6시부터 인력센터에 나와서 일이 배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국 일을 구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침 7시가 지나자 일 배정을 받지 못한 10여명의 사람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향해야 했다. 건설 현장에서 용접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조선족 출신 박모(56)씨는 "요즘처럼 불경기일 때는 하루 일당 9만원이라도 받아가면 다행"이라며 "일이 없을 때는 2시간 넘게 기다리고도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것은 국내인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하청업체에 상용직으로 일하고 있어도 일감이 없어 일일 노무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처럼 부족한 일감에 시달리는 것은 야음동의 다른 인력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 생활이 나아질 기미 안보여…술·도박에 더 쉽게 빠진다

인력개발업체 관계자는 "일 배정 마감시간인 아침 7시가 넘으면 인력센터들마다 '사람이 남아돌아 죽겠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며 "(우리 회사) 근처 인력센터가 8곳에 이르는데 모두 다 같은 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상위계층이 대부분인 일용직 근로자는 일을 하면 정부지원이 끊기고 일을 하지 않으면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생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쉽게 술과 도박에 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전 6시를 지나 새벽 어스름이 걷히자 인력시장도 파장 분위기였다. 이날 준비한 국밥 50여 그릇이 일찌감치 동이 난 밥차는 천막과 탁자를 걷고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거리를 빼곡히 메웠던 노동자들도 내일을 기약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하나 둘 거리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한편, 최근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간한 퇴직공제 통계연보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6년간 퇴직공제에 가입해 건설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일한 적이 있는 건설근로자는 약 426만명이다. 이 중 25만명은 건설업을 떠났고 401만명은 가입 유지 상태다.

◆ 청년 취업난 가중…건설현장 일용직으로 뛰어드는 청년들 ↑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퇴직공제에 가입해 건설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일한 적이 있는 건설근로자는 144만9000명이다. 이중 2012년 이전에 퇴직공제에 이미 가입한 사람은 106만3000명, 2013년에 처음 가입한 사람은 3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돼 있는 전체 건설근로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28.7%로 가장 많았고 ▲40대 25.2% ▲30대 15.9% ▲60대 14.1% ▲20대 10.2% ▲70대 이상 5.9% 순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연평균 1%P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60대∼70대의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매년 비슷한 30대∼50대의 비중은 70% 이상을 차지해 건설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60세 이상의 비중 감소는 고령으로 인해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일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나타낸다"며 "20대는 취업난 등으로 인해 단기근로자 위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된 적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26만7000명으로 전체 퇴직공제 가입 근로자의 6.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직공제 가입 건설근로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5.5% ▲2010년 5.7% ▲2011년 6.0% ▲2012년 6.2% ▲2013년 6.7%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신규 가입자도 2009년 9.1%에서 2013년 12.0%로 최근 3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공제회 관계자는 "앞으로 비교적 젊은 외국인의 건설업 유입 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에 의한 내국인력 대체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집은 건설근로자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퇴직공제 사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약 426만명에 이르는 전체 건설근로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다.

 세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내연남' 자택서 피해자 DNA와 일치 혈흔 발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한밤중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가 16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근 마포구 아현동 서울수도사업소 민원센터 인근의 한 골목길에서 중국동포 이모(42·여)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 2015-01-16
  • 연변출입경검험검역국에 따르면  2014년 연길공항의 출입경 항공편이 3276차로 지난 같은 시기보다 28% 증가되였고 출입경인원도 47만 9000인차로 지난 같은 시기보다 18.3% 증가한걸로 집계되였다.  연길공항에서 지난해는 2013년보다 림시적인 국제전세기편만도 24개 증가했고 여름철에 들어서서는 ...
  • 2015-01-16
  • 전국빙설조각경기에 이어 국제빙설조각경기도 장백산으로 가면 동화세계같은 빙설조각작품들을 눈이 부시게 만끽할수 있다. 장백산기슭의 이도백하진은 이미 이채로운 빙설조각들로 단장돼 동화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장백산관광협회에 따르면 바야흐로 주제조각, 거형조각, 창의조각 등 여러가지 빙설조각품이 전시되여 관...
  • 2015-01-16
  •  서울 금천경찰서는 중국 조직의 지시를 받아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부친 돈을 인출하는 역할을 한 조선족 동포 최모 씨(26·중국 국적)를 붙잡아 구속시켰다고 16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2013년 어머니가 먼저 와 있는 한국에 입국한 후 변변한 직업을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범행...
  • 2015-01-16
  • 불법체류자 상담 전단지(연합뉴스DB) "자진신고, 명확한 유인책 제시해야"…'생계형' 선처 호소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정부는 중국동포 사회에 만연한 위명 여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름의 해결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2년 외국인 지문·얼굴 인식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
  • 2015-01-16
  •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주 선양총영사관 등 해외 공관이 이달 19일부터 여권 정보 불일치자 자진 신고처를 운영하는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대림역 부근 앞 조선족 거리에서 중국동포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위명여권은 이름과 생년월일 등 인적 정보가 사실과 다르...
  • 2015-01-16
  • 주기업가련합회, 기업가협회 회원대표대회, 리사회 소집   15일, 연변기업련합회, 기업가협회 제2기 2차 회원대표대회 및 제2차 리사회가 연길에서 있었다. 회의에서는 전국인대 대표이며 주기업가련합회 회장인 김석인이 한 2014년 “주기업련합회사업보고”를 청취, 심의, 채택함과 아울러 “주기업...
  • 2015-01-16
  •   지난해 안도현 환경위생관리부문에서는 생활쓰레기처리공장 운영과 관리 사업을 실속있게 추진해 전 현 환경위생이 뚜렷한 개선을 가져오고 아름다운 안도를 건설하는 사업에 밑거름이 돼주었다. 도시구역 도로와 골목 및 도시와 향진 린접지역 사각지대의 쓰레기, 적설 등을 집중 처리했다. 동시에 도로청결에서 인...
  • 2015-01-16
  • 농사일을 하기에 버거워진 화룡시 투도진의 농민인 류씨 량주는 살고있던 집을 판 돈과  경작지를 임대준 돈까지 12만원을 만들어가지고 2012년 4월 연길시에 살고있는 아들집으로 올라왔다. 부모가 아들집으로 올라온 한달후 아들 내외는 그래도 부모가 서로 의지하며 계실만 하고 또 앞으로 늘어날 가용지출에...
  • 2015-01-16
  • 일시적 재정악화, 거래은행을 옮기면서 보험료 자동이체가 해지된 경우 등의 사유로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연체하고 이로 인해 보험계약이 해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경우 많은 보험가입자분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레에 보험료 연체로 보험이 해지된 경우 알아두...
  • 2015-01-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