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 동북 지역에 모여 살던 조선족의 이탈이 심화하면서 30년 새 조선족 마을 수효가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재외한인학회 학술지인 '재외한인연구' 최신호(35호)에 게재한 '중국 조선족 농촌 집거구 해체 현상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미산(密山)시의 조선족 마을은 1985년 33개에서 2011년 현재 17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2011년 기준 호적 인구 가운데 실제 거주 인구는 2천764명에 그쳐 85%가 외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조선족 마을의 축소는 농촌 집거구 해체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도시와 한국 등으로의 이주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조선족 마을의 통폐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조선족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1985년에는 33개 학교에 4천189명의 학생이 다녔지만 2011년에는 2개교에 432명이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조선족 마을에는 조선족 소학교가 있었는데 폐교되거나 하나로 통합됐다"면서 "조선족 민족 학교가 문을 닫아 한족 학교에 다니게 되면 조선족으로서의 민족 정체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50여 년 전 조선족들이 중국으로 이주한 후 비교적 잘 보존해왔던 민족 기반의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족 문화와 민족 정체성 약화 등 제반 영역에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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