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사면 로비' 의혹으로 불거진 참여정부의 미심쩍은 특사 단행 논란이 '사형수 감형'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2008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페스카마호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조선족 사형수 전재천을 무기징역으로 감형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문 대표가 전재천의 변호를 맡았던 전력까지 알려지면서, "특별감형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가능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페스카마호 사형수 감형에 대한 문재인 대표의 명확한 해명과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페스카마호 살인사건과 문 대표의 사형수 감형 의혹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1996년 8월 남태평양 해상. 페스카마 15호에 타고 있던 조선족 선원 6명은 한국인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자신들을 구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것이다.
조선족 전재천 등은 사건 당일 선장을 포함한 한국인 선원들을 간판 위로 한 사람씩 불러내 칼과 도끼로 잔인하게 난자했다. 선박 난간을 붙들고 살려달라는 사람의 양손을 칼로 내리 찍어 익사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사건이 알려지자 우리 국민들은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버린 조선족 선원들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 붙잡혀 온 조선족 피의자 6명은 1996년 12월 24일 부산지법의 1심 판결에서 해상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전원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선족 선원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와 항고를 했고, 대법원은 주범 전재천에게 사형을, 나머지 5명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전재천마저 2008년 1월 1일자로 무기징역으로 특별감형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통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것이다.
문 대표는 이에 앞서 이 사건의 2심 재판부터 전재천의 변호을 맡았었다. 문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변호사 시절 본인이 변론한 사형수들을 특사 단행으로 감형시키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표는 2011년 11월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족 동포들은 조국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은연중에 멸시나 깔보는 심리가 있다. '페스카마15호' 사건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민족인 북한 주민들이 수십 년간 처절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북한인권법 처리에 팔짱끼고 있는 문 대표의 행동으로 비춰보면, 중국 동포 운운하며 "동포를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는 지적이다.
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전재천 사면 당시 함께 특별감형된 다른 사형수 5명중 2명은 사람을 한 명씩 살해했고, 3명은 각각 두 명씩 살해했다"면서 "페스카마호 사건처럼 11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해상의 선박이라는 폐쇄 공간에서 공포에 떨며 숨져간 선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고 토로했다.
특히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의원은 결국 자신이 변호했던 사건을 자신이 특별감형한 것"이라면서 "자신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을 처리할 수 없는 것은 공무처리의 기본원칙(형사소송법 제17조, 24조 -변호를 맡았던 사건의 제척, 회피)인데, 문 대표의 행태는 공사(公私)를 구별하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아울러 "문재인 대표는 이 감형도 과연 법무부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검찰은 이 감형이 누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그 과정에서 금품이 수수된 사실은 없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 측은 금품수수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 분(사형수)들은 중국에서 학교 선생님을 했었던 조선족 분들이다"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왔는데 배 안에서 폭행과 학대를 당했다. 그래서 반란을 일으켜 몇 명을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이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사면 당시 돈을 받았다는 것은 그 분들이 조선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식선에서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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