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외동포재단의 중국동포(조선족) 특별지원 사업으로 올해 예산에 신규 편성됐던 20억 원이 내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아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일회성 선심 이벤트였느냐"라고 항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2016년도 재외동포재단 예산 2차 심의에서 올해 518억 원보다 11.5% 삭감된 463억 원을 책정했다. 삭감된 55억 원의 주요 항목은 '중국동포 특별지원(20억 원)', 재미동포 정치력 신장(10억 원)', 한글학교 지원(10억 원) 등이다.
이 밖에도 '러시아·CIS 고려인동포 특별지원', '한상(韓商) 활용 청년 해외 취업 지원', '한글학교 보조교재 개발' 등도 신규 사업으로 편성되지 못했다.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중국 동북 3성의 조선족 청소년 124명을 초청, 모국의 발전상과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했다.
조선족이 전통적 거주지인 동북 3성을 떠나 중국 내륙 도시로 흩어지면서 우리말과 얼을 잃어버리는 것을 우려해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상하이(上海) 등지에 세운 '조선족 주말학교'도 지원했다.
매년 실시해온 조선어교원 초청연수에 예체능 교사를 추가했고 조선족 대학원생 초청 장학사업도 확대했다.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조선족 사회의 여론을 형성해 온 연변일보, 길림신문, 요녕신문, 흑룡강신문, 해란강닷컴, 조선족소년보에서 1명씩 6명의 기자를 초청해 7월 한 달간 연합뉴스, 조선일보, 동아일보에서 집중 연수도 시행했다.
재단은 연합뉴스와 함께 7월 18부터 2박3일간 옌지(延吉), 선양(瀋陽), 하얼빈(哈爾濱) 등을 돌며 조선족 언론사와 간담회를 열어 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예산 삭감으로 신규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선족 사회에서는 "공동화 현상으로 차세대 육성이 위기에 놓인 처지에서 모국의 다양한 지원을 반겼는데 결국 일시적인 생색내기였다는 느낌이 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표성룡 중국조선족기업가연합회 회장은 "처음 시행한 재중동포 청소년 초청 연수를 환영해 협회에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적극적으로 도왔다"면서 "사업이 중단된다면 내년 참가를 기대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차세대 육성을 위한 사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영속성"이라고 전제한 뒤 "동포사회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모국의 지원은 액수를 떠나서 동포사회에 큰 격려가 된다"며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했다.
중국동포연합중앙회의 김성학 회장은 "청소년과 언론인 초청 연수 등을 두고 조선족 사회는 '늦은 감이 있지만 차세대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모국 정부가 돕겠다고 나선 것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한 차례로 그친다면 실망감만 커져서 오히려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중동포 언론인 초청 연수로 모국을 찾았던 김탁 요녕신문 기자는 "다양한 취재 기법을 배웠고 재한 조선족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후배들도 다음 차례를 기대하는 상황이라 연수 사업이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이구홍 교포문제연구소 소장은 "조선족은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민족 자산"이라며 "700만 재외동포를 지원하기 위한 재단의 예산은 지금도 부족한데 반대로 삭감하는 것은 그야말로 동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곤 국회의원은 10일 기재부를 방문해 지역별 동포 특별지원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예산 편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김 의원은 "700만 재외동포에 대한 지원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 함양, 거주국에서의 권익 향상, 내외 동포 간의 소통과 상생 발전 등을 고려한 종합적 관점에서 확대해야지 줄여서는 안 된다"며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인 심윤조 의원도 기재부 1차 예산 심의가 끝난 7월 9일 재외동포재단 예산 삭감에 항의하고 증액을 촉구했다.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는 "9월 초까지 정부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3차, 4차 심의가 남았다"며 "중국동포 특별지원 등 재단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