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밀린 임금 달란다고 불법체류자를 신고한 어느 한국사장의 횡포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9월20일 10시04분    조회:373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돈 떼먹은 미나리농장 사장 횡포
울산 한 미나리 농장서 7000만 원 임금 체불, 되레 이주노동자를 불법 체류로 신고

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여수외국인보호소에 갇혀있다. 우리 세 명은 울산 미나리 농장에서 일하다 임금 7천만 원을 못 받아 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런데 농장주는 되레 우리를 불법체류로 경찰에 신고해 한 달째 구금돼있다. 제발 도와달라.”

아, 그들은 절박했건만 이, 흔하디흔한 레퍼토리! 월급 달라는 이주노동자를 고용주가 경찰이나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했다는 이야기. 숱하게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그 흔한 이야기는 그러나 언제 들어도 화가 난다. 실컷 부려먹을 땐 언제고 돈 달라니 불법체류를 들먹여? 불법을 저지른 것은 바로 사업주인데!

세 명의 중국노동자들은 미등록 신분으로 울산의 한 미나리 농장에서 일했다. 사업주는 매월 급여를 주기로 했지만 매번 밀려 몇 개월치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미나리농장은 다른 일자리에 비해 임금이 높은 편이었고, 공단지역과 시내에 비해 단속도 뜸한 편이었기에 계속해서 일하게 되었다.

이들은 지난 구정 전 귀국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춘절(중국의 설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를 얼마나 손꼽았는지 모른다. 매일같이 임금 달라고 요구하자 사업주는 “기장군 내 땅에 도로가 나니까 돈 받으면 줄 테니 좀만 기다려”라고 하였다.

photo_2015-09-18_09-55-05.jpg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사업주 명의의 땅은 없었고 도로가 난다는 말도 사실무근이었다.

그들은 미나리 농장 한 켠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살고 있었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였으니 계속 그곳에 머물렀다.

줄기차게 임금을 요구하자 사업주는 이제 “농사가 끝났으니 여기에서 나가라”고 하였고 그간 공급해주던 물을 더 이상 주지 않았다. 비닐하우스 숙소에는 식수로 쓸 물이 없었고, 시골 마을인지라 인근에 가게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미나리 밭 앞 주민의 집에 찾아가 물을 얻어먹어야 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농장 인근 주민과 중국 동포의 도움으로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하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조사 바로 다음날 사업주는 이들이 불법체류자고 자신의 영업장에서 영업방해를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한 뒤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하였고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장기구금이 예상되자 여수외국인보호소로 이송했다. 체불 임금 받아 귀국하려했는데 철창 신세라니,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사업주는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이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 명백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이주민단체들은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항의했다. 범죄자가 바로 사업주인데 도리어 범죄 피해자를 잡아가둔 꼴이었다. 이대로 강제추방 당할 순 없었다. 그렇게 내버려둘 수도 없었다.

photo_2015-09-18_09-54-52.jpg
 

 

이들의 안타까운 처지보다 7천만 원 떼먹고도 발 뻗고 자고 있을 사업주의 모습이 내 속을 더욱 쓰리게 했다. 더욱이 이런 사실이 농장 일대에 알려지면 다른 사업주들도 똑같이 할 것인데 그 꼴을 가만 지켜보라고?

우여곡절과 마음고생 끝에 여수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노동자들은 ‘일시보호해제’ 되어 철창 밖으로 나왔다. 이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장과 사모는 출입국에 전화하여 “불법체류자를 왜 풀어주었냐, 우리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항의했다. 가지가지 하신다. 사모는 “너거가 어떻게 나를 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노? 법대로 해라” 적반하장이었다.

임금을 떼먹고 경찰에 신고하여 강제추방 시키려 했던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하는 것 같았다.

농사일이 본래 고된 것이지만, 미나리 일은 겨울철에 주로 작업이 이뤄지므로 더욱 힘이 든다. 눈발이 펄펄 날리는 겨울에 미나리농장 얼음을 깨고 일하면 손도 발도 꽁꽁 얼어붙곤 했다. 그러다보니 휴일에는 지쳐 쓰러져 쉬는 게 고작이었다.

농장 지역은 교통이 불편하여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힘이 든다. 수년간 한국생활 했지만 어디 한곳 변변히 놀러 가보지도 못했다. 이들이 겨우 기억하는 지명들은 철마, 안평, 울산, 김해 이런 식으로 일했던 미나리 농장의 지명들뿐이다. 거기에 여수라는 곳이 추가되었다. 여수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 두 달이나 있었기 때문에.

일단 출입국 철창 안에서 나오면 해결 못할 일이 없으리라 큰소리쳤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먼저 중국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월급액과 사업주가 주장하는 월급액 차이가 컸다.

계약서도 없고, 임금도 매월 지급한 적이 없으니 월급을 얼마로 약속했나를 입증하기 어려웠다. 한때 같이 일했던 중국인 동료들은 모두 미등록으로 일하고 있어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었고 진술서를 받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또 하나의 큰 난관은 사업주 명의의 재산이 없다는 것!

사업주가 사는 아파트 등기부등본, 일했던 농장 주소지를 일일이 확인하여 등기를 확인한 뒤 우리는 망연자실했다.

사업주는 정말 돈이 없다며 2천만 원에 합의하자는 말을 어느 노무사가 찾아와 전한다. 노무사 선임할 돈은 있었는가 보다. 중국 노동자들은 “2천만 원 받느니 아예 안 받는 게 낫다. 니죽고 내죽자”한다.

속마음으로야 몇 번을 죽였을 수 있지만, 어쨌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했다.

8월 31일부터 사업주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서 “김 사장, 정 사장은 중국노동자 체불임금을 지불하라”는 집회를 시작하였다. 주민들이 시끄럽다 항의하지 않을까, 말싸움이나 물리적인 마찰이 있지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주민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 나쁜 놈이 있나, 대신 사과합니다, 미안합니다, 어느 아파트냐, 몇 동 몇 호냐?” 등등. 사람들 앞에서 난생 처음으로 마이크잡고 이야기했을 중국노동자의 손에 들린 연설문이 덜덜거리고 있었다. 바람 탓은 아닌 듯 했다.

사업주는 여전히 반응이 없지만, 주민들의 호응에 그래도 힘이 난다.

추석 전까지 열심히 시끄럽게 떠들며 알려나가려고 한다.

김 사장, 정 사장! 언제까지 버티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경남노동자민중행동 필통(김그루. 이주민과 함께)
경남도민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  재한조선족은 1980년대 친척방문을 시작으로 근 30년의 한국으로의 이주 력사를 거쳐왔다. 한국체류 외국인수는 2002년에 63만여명에서 2013년 11월에는 156만명을 넘어가면서 10여년 사이에 약 1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국적별로 보면 체류 외국인수의 절...
  • 2016-02-03
  •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는 중국동포, 즉 국내 거주 조선족들의 '집성촌' 같은 곳이다. 기자는 조선족들의 삶의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일 대림동을 찾았다. 이날 이른 아침 대림동 대림역 인근. 이 곳에는 중국어 간판이 즐비했다. '서울 속 작은 중국'이라 불리는 ...
  • 2016-02-03
  •  【서울=뉴시스】 박찬수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자살을 기도한 조선족 김모씨가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성모병원 중환자실 앞에 병원 관계자가 서 있다.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부터 5일 새벽...
  • 2016-02-03
  • 설을 앞두고 길거리에는 벌써부터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난다. 정처 없이 떠돌던 나그네들도 설날만큼은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오래만에 부모님을 만날 기쁨도 잠시 설련휴기간이면 민족대이동을 방불케하는 귀향객들사이에 끼여 이러저리 치이면서 갈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요즘 무거운 교통체증에 대비...
  • 2016-02-03
  • 부산 남부경찰서는 18일 보이스피싱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로 재중동포 리모군(17)과 곽모군(17)을 구속했다. 리 군 등은 지난 7일 낮 12시쯤 전모씨(67·여)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들이 사채를 썼는데,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장기를 팔아 죽여버리겠다. 3000만원을 준비하여 석포초등학교에 있는 남성에...
  • 2016-02-02
  • 수원서부경찰서는 1일 만취해 횟집업주를 폭행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폭행·업무방해 등)로 조선족 최모(50·중국국적)씨와 김모(19·중국국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쯤 수원시 팔달구의 한 횟집에서 사장 김모(56)씨가 나가달라고 요구하자 욕설을...
  • 2016-02-02
  • 12月初,吉林省公务用车制度改革领导小组办公室按照省公务用车制度改革领导小组的安排部署,组织召开了省直机关公务用车制度改革部署培训会议,标志着吉林省公车改革工作进入实施阶段。 会议明确,省直各部门第一批提交车改方案截至2016年2月15日,且每月20日前完成方案审批和取消车辆移交的部门,当月发放公车补贴,20日后...
  • 2016-02-02
  • [서울=동북아신문]법무부가 지난 해 출입국자가 6,637만 명으로 우리나라 출입국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1월22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2015년 총 출입국자는 2014년보다 7.7% 증가한 66,372,908명으로 국민은39,111,816명, 외국인은 27,261,092명이었다. 2010년에출입국자 4천만 명 시대에 접어든 이후 2012년에...
  • 2016-01-29
  • 서울지방경찰청은 설명절을 대비해 평온한 분위기의 명절을 조성하기 위해 2월 10일까지 외국인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외국인 밀집지역 특별 형사활동을 펼친다. 이번 특별 형사활동은 최근 발생한 이태원 외국인 집단폭력 사건 등 외국인 범죄로 야기될 수 있는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영등포구, 구로구, 용산구, 광진구...
  • 2016-01-29
  • ▲사진 앞중 왼쪽 두번째부터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 한성호 총회장, 중화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대사관 영사부 동민걸 총영사, 중국재한연변향우연합회 현춘순 회장, 중화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대사관 영사부 주기충 부총영사, 서만려 영사. 중국재한연변향우연합회(회장 현춘순)는 지난달 20일 여의도 '진진바라'에...
  • 2016-01-2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