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밀린 임금 달란다고 불법체류자를 신고한 어느 한국사장의 횡포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9월20일 10시04분    조회:372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돈 떼먹은 미나리농장 사장 횡포
울산 한 미나리 농장서 7000만 원 임금 체불, 되레 이주노동자를 불법 체류로 신고

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여수외국인보호소에 갇혀있다. 우리 세 명은 울산 미나리 농장에서 일하다 임금 7천만 원을 못 받아 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런데 농장주는 되레 우리를 불법체류로 경찰에 신고해 한 달째 구금돼있다. 제발 도와달라.”

아, 그들은 절박했건만 이, 흔하디흔한 레퍼토리! 월급 달라는 이주노동자를 고용주가 경찰이나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했다는 이야기. 숱하게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그 흔한 이야기는 그러나 언제 들어도 화가 난다. 실컷 부려먹을 땐 언제고 돈 달라니 불법체류를 들먹여? 불법을 저지른 것은 바로 사업주인데!

세 명의 중국노동자들은 미등록 신분으로 울산의 한 미나리 농장에서 일했다. 사업주는 매월 급여를 주기로 했지만 매번 밀려 몇 개월치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미나리농장은 다른 일자리에 비해 임금이 높은 편이었고, 공단지역과 시내에 비해 단속도 뜸한 편이었기에 계속해서 일하게 되었다.

이들은 지난 구정 전 귀국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춘절(중국의 설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를 얼마나 손꼽았는지 모른다. 매일같이 임금 달라고 요구하자 사업주는 “기장군 내 땅에 도로가 나니까 돈 받으면 줄 테니 좀만 기다려”라고 하였다.

photo_2015-09-18_09-55-05.jpg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사업주 명의의 땅은 없었고 도로가 난다는 말도 사실무근이었다.

그들은 미나리 농장 한 켠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살고 있었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였으니 계속 그곳에 머물렀다.

줄기차게 임금을 요구하자 사업주는 이제 “농사가 끝났으니 여기에서 나가라”고 하였고 그간 공급해주던 물을 더 이상 주지 않았다. 비닐하우스 숙소에는 식수로 쓸 물이 없었고, 시골 마을인지라 인근에 가게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미나리 밭 앞 주민의 집에 찾아가 물을 얻어먹어야 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농장 인근 주민과 중국 동포의 도움으로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하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조사 바로 다음날 사업주는 이들이 불법체류자고 자신의 영업장에서 영업방해를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한 뒤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하였고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장기구금이 예상되자 여수외국인보호소로 이송했다. 체불 임금 받아 귀국하려했는데 철창 신세라니,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사업주는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이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 명백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이주민단체들은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항의했다. 범죄자가 바로 사업주인데 도리어 범죄 피해자를 잡아가둔 꼴이었다. 이대로 강제추방 당할 순 없었다. 그렇게 내버려둘 수도 없었다.

photo_2015-09-18_09-54-52.jpg
 

 

이들의 안타까운 처지보다 7천만 원 떼먹고도 발 뻗고 자고 있을 사업주의 모습이 내 속을 더욱 쓰리게 했다. 더욱이 이런 사실이 농장 일대에 알려지면 다른 사업주들도 똑같이 할 것인데 그 꼴을 가만 지켜보라고?

우여곡절과 마음고생 끝에 여수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노동자들은 ‘일시보호해제’ 되어 철창 밖으로 나왔다. 이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장과 사모는 출입국에 전화하여 “불법체류자를 왜 풀어주었냐, 우리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항의했다. 가지가지 하신다. 사모는 “너거가 어떻게 나를 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노? 법대로 해라” 적반하장이었다.

임금을 떼먹고 경찰에 신고하여 강제추방 시키려 했던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하는 것 같았다.

농사일이 본래 고된 것이지만, 미나리 일은 겨울철에 주로 작업이 이뤄지므로 더욱 힘이 든다. 눈발이 펄펄 날리는 겨울에 미나리농장 얼음을 깨고 일하면 손도 발도 꽁꽁 얼어붙곤 했다. 그러다보니 휴일에는 지쳐 쓰러져 쉬는 게 고작이었다.

농장 지역은 교통이 불편하여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힘이 든다. 수년간 한국생활 했지만 어디 한곳 변변히 놀러 가보지도 못했다. 이들이 겨우 기억하는 지명들은 철마, 안평, 울산, 김해 이런 식으로 일했던 미나리 농장의 지명들뿐이다. 거기에 여수라는 곳이 추가되었다. 여수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 두 달이나 있었기 때문에.

일단 출입국 철창 안에서 나오면 해결 못할 일이 없으리라 큰소리쳤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먼저 중국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월급액과 사업주가 주장하는 월급액 차이가 컸다.

계약서도 없고, 임금도 매월 지급한 적이 없으니 월급을 얼마로 약속했나를 입증하기 어려웠다. 한때 같이 일했던 중국인 동료들은 모두 미등록으로 일하고 있어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었고 진술서를 받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또 하나의 큰 난관은 사업주 명의의 재산이 없다는 것!

사업주가 사는 아파트 등기부등본, 일했던 농장 주소지를 일일이 확인하여 등기를 확인한 뒤 우리는 망연자실했다.

사업주는 정말 돈이 없다며 2천만 원에 합의하자는 말을 어느 노무사가 찾아와 전한다. 노무사 선임할 돈은 있었는가 보다. 중국 노동자들은 “2천만 원 받느니 아예 안 받는 게 낫다. 니죽고 내죽자”한다.

속마음으로야 몇 번을 죽였을 수 있지만, 어쨌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했다.

8월 31일부터 사업주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서 “김 사장, 정 사장은 중국노동자 체불임금을 지불하라”는 집회를 시작하였다. 주민들이 시끄럽다 항의하지 않을까, 말싸움이나 물리적인 마찰이 있지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주민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 나쁜 놈이 있나, 대신 사과합니다, 미안합니다, 어느 아파트냐, 몇 동 몇 호냐?” 등등. 사람들 앞에서 난생 처음으로 마이크잡고 이야기했을 중국노동자의 손에 들린 연설문이 덜덜거리고 있었다. 바람 탓은 아닌 듯 했다.

사업주는 여전히 반응이 없지만, 주민들의 호응에 그래도 힘이 난다.

추석 전까지 열심히 시끄럽게 떠들며 알려나가려고 한다.

김 사장, 정 사장! 언제까지 버티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경남노동자민중행동 필통(김그루. 이주민과 함께)
경남도민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집안의 물품이 망가져 급히 수리해야 할때에는 편리하지지만 시가보다 훨씬 높은 값을 받거나 제대로 수리하지 않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편민봉사일군이 지정된 점포는 있는지, 령수증은 발급할수 있는지, 수리보장 기한은 얼마인지를 잘 확인해봐야 한다.” 얼마전, 홀로 사는 연길시 하남가두 백신사회...
  • 2015-12-22
  • '정신 및 신체 감정서' 검토 이유로 재판 연기 돼 (서울=포커스뉴스)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 등)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춘풍(56·중국동포)의 네 번 째 재판이 오늘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22일 오전 10...
  • 2015-12-22
  • 아래 댓글란에 당신의 새해 소망을 적어보세요~ 꿈은 함께 공유하면 정기로 충만됩니다~. 아래의 댓글은 조글로위챗 공중계정에 올라온 모음입니다.위챗공중계정에 댓글을 올리시려면 微信号:ichaoxianzu를 팔로우하시거나 아래의 QR코드를 스캔한후 댓글을 달면 됩니다.  
  • 2015-12-21
  • 2015年延边州州直事业单位面向社会公开招聘高层次人才工作,经过面试、体检、考察等程序,确定以下人员为2015年延边州州直事业单位公开招聘工作人员(高层次人才)拟聘用人员(详见附件),现面向社会进行公示。 公示期为7天,自2015年12月18日至12月24日。 监督举报电话:0433-2879039 本篇文章来源于:中公事业单位考试网 详细...
  • 2015-12-21
  • 女子称丈夫就职韩法务部能办出国 诈骗数十万 新文化延边讯 电焊工丈夫摇身变成“韩国法务部工作人员”,妻子则充当宣传员,夫妻声称可以消除非法入境记录,并办理出国手续。然而,在收取数十万元手续费后销声匿迹。日前,龙井市安民派出所接到群众报警后,立即介入调查此事。目前,犯罪嫌疑人崔某、朱某因涉嫌诈骗...
  • 2015-12-21
  • 진짜 차이나타운이 펼쳐지는 그곳,서울 대림중앙시장   거리를 걷는 내내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코끝을 맴돈다. 대화에서 오가는 언어는 한국말이 아닌 중국말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던 거대한 크기의 찐빵, 돼지 코와 오리 발, 중국에선 유명하다는데 한국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생선이 가판대에 널려 있다...
  • 2015-12-21
  • 교육 통한 인식 개선이 중요…"동료의식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반다문화 정서가 확산하면서 사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에 대한 반감이 극단적인 혐오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편견을 부채질하는 정보를 바로잡아야 ...
  • 2015-12-21
  •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표현 수위, 우려할 만한 수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A(61·여) 씨는 '외국인 며느리는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산다. 같은 동네에 살던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다. 37세의 미혼 아들...
  • 2015-12-21
  • 사회 내부의 불만을 이주민에 표출…선심성 사업도 반감 자극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반다문화 정서의 배경에는 민족우월주의부터 타인종에 대한 편견까지 다양한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력이 유입돼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나빠졌다는 주장도 대중의 공감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다문화 정서의...
  • 2015-12-21
  • 옌볜과학기술대 곽승지 교수 인터뷰 조선족 전문가인 중국 옌볜과학기술대 곽승지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조선족 마을의 소멸속도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며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조선족 사회에서 민족 정체성이 옅어지고 있다는 지...
  • 2015-12-2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