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먹다 남은 양주로 가짜 양주를 만들어 유흥업소에 유통하고 빼돌린 진짜 양주를 팔아 억대 수익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모(31·조선족)씨, 윤모(25·조선족)씨, 최모(25·조선족)씨, 이모(36)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선족인 박씨 등 3명은 고향 선후배 사이로 강남 유흥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가짜 양주 제조법을 배워 범행을 공모했다.
먹다 남은 양주를 담아놓은 500㎖짜리 생수통을 1병당 6천500원을 주고 이씨로부터 사들인 다음 20ℓ짜리 생수통 안에 쏟아붓고 업소에서 수거한 빈 술병에 나눠 담았다.
국세청이 가짜 양주를 방지하려 양주에 붙이는 전자태그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라벨 위조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붙이고, 뚜껑에 열처리로 비닐포장까지 해 진짜 양주처럼 속였다.
이런 수법으로 하루 최대 60병씩 제조된 가짜 양주는 주로 새벽 2∼6시께 강남 일대 4개 유흥업소에 배달됐다.
주류 반입을 관리하는 종업원들은 가짜 양주 6병이 든 한 상자당 5만원씩 수고비를 받고 업소에 있던 진짜 양주와 바꿔주었다.
이들은 이렇게 빼돌린 진짜 양주를 한 상자당 18만원에 도매업자들에게 팔아 4억 1천여만원을 챙겼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말 경찰이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조선족들이 가짜 양주를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가짜 양주 제조·유통이 업계 전반에 만연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보고 다른 가짜 양주 제조판매 일당 등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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