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오원춘 보는듯한 시선에 절망하는 조선족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19일 08시47분    조회:539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차별과 냉대에 겉돌다

흉악한 외국인 취급에 상처

한민족 자긍심 선망 사라지고

공존 노력 대신 끼리끼리 뭉쳐

실제론 강력범죄율 한국인과 비슷

매년 40만명 넘게 출입국

서비스-3D업종 핵심 노동력

동거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


지난 14일 조선족 밀집 주거지인 서울 대림동 한 상점에서 재중동포들이 휴대폰을 고르고 있다. 상점에선 휴대폰 개통은 물론 국내외 여행알선 등 조선족들을 위한 일종의 종합서비스 업무를 한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이달 초 서울 대림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삼겹살을 먹던 조선족 엄모(59)씨는 몹시 기분이 상해 일찍 자리를 떴다.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한국사람들이 조선족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일행 중 한 사람이 과거 토막살인 사건을 저질렀던 박춘봉과 오원춘 이야기를 꺼내면서 “조선족들은 흉기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것 같다”고 하자, 또 다른 사람이 “보이스피싱으로 빼먹은 게 얼마냐”고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조선족의 행색, 말투까지 안주 삼아 한참 더 이야기했다. 엄씨는 “우리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한국에서 냉대와 멸시를 많이 당하다 보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오해는 쌓이고 이해는 외면

한국사회와 조선족 사이의 양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심리적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올 10월 기준 국내 체류 조선족은 전체 외국국적 동포의 86%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출ㆍ입국한 조선족만 4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왕래도 활발하다. 조선족은 방문취업비자(H-2)나 재외동포비자(F-4)를 받고 입국하면 3년 동안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비자 갱신이 어렵지 않아 원하기만 하면 지속적으로 한국에 머물 수 있다. 방문취업비자를 받으면 정부에서 지정한 38개 단순노무업종에서 일할 수 있는데 남성은 대부분 중소제조업체와 건설현장 등 3D업종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도 식당 종업원을 비롯해 육아ㆍ가사 도우미, 간병인, 청소업무 등 곳곳에서 궂은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이제 이들이 없으면 산업현장과 서비스업체, 도우미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 정도가 됐다.

이들은 한국사회에 대한 선망과 같은 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한국행에 첫발을 내디딘다. 사회적 질서나 문화, 상대적으로 깨끗한 환경과 인프라 시설에 좋은 인상을 갖는 이도 많다. 재외동포비자를 받고 들어와 국내에서 용접 일을 하고 있는 안모(43)씨는 “한글을 잘 못 읽는데 지하철에서 물어보면 누구나 친절하게 잘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는 조선족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 과정에 차별과 멸시를 경험하면서 그들의 반감은 폭증한다. “한국인들이 우리를 범죄자 취급한다” “못 살고 무식하고 더럽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등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14년째 한국에 머무는 조선족 조모(50)씨는 “동포라고 좀 더 대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관광객이나 화교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조선족이라고 밝히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숨기고 산다”고 밝혔다. 대기업이나 로펌에 다니거나, 대학강단에 서는 등 소위 ‘잘 나가는’ 업종에 몸을 담고도 쉬쉬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조선족들은 푸념한다.

정상적인 관계 맺기 절실

한국사회와 조선족간의 반목은 양측 모두에게 원인이 있지만 조선족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의 배타성과 차별적 인식에 좀더 비중을 두고 있다. 조선족은 같은 민족으로 다가갔지만 한국에선 중국인이라며 방어막을 치면서 초기에 양측간 비정상적인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2007년 방문취업제도를 통해 조선족의 입국기회가 확대되기 전까지 15년 동안 불법 체류자로 살아왔던 상당수 조선족들이 한국사회에 앙금이 쌓인 것도 정상적인 관계 맺기를 방해했다. 조선족이 한국인과 잘 섞이지 못하고 한국사회도 조선족 일부의 잘못을 부풀려 인식하는 경향이 생겼다.

조선족 가운데 강력사범이 많다는 것도 편견이다. 박춘봉과 오원춘 등 엽기적 살인범이 조선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소개되며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조선족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향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국적의 전체 범죄 피의자 가운데 강력범죄 피의자는 1.6% 수준이다. 한국인의 강력범죄 피의자 비율(1.4%)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폭력범죄 입건자의 경우 2011년 4,994명에서 지난해 5,903명으로 1,000명 정도 증가했고, 교통사범도 같은 기간 80% 정도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먹고 몸싸움을 하거나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분출되는 잘못된 행동이 조선족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와 제도를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와 조선족간의 올바른 관계정립과 이해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한국으로의 대량이주가 이어지면서 중국과 한국의 조선족 사회는 모두 대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부모 세대가 한국에 먼저 정착했다가 자녀들을 데려오거나, 중국보다도 큰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행을 택하는 조선족도 늘고 있다. 조선족과의 화합이 당면과제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이주동포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은 “조선족은 이제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집단이 돼버렸고 이들의 이주 또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므로 협력관계를 시급히 조성해야 한다”며 “조선족 사회도 한국사회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한국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86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0대가 넘는 차량의 타이어를 구멍 낸 혐의(상습 재물손괴)로 조선족 허모(2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 양천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를 돌며 주차된 차량 210여 대의 타이어를 송곳으로 찔러...
  • 2013-10-29
  • 영등포경찰(서장 남병근) 외사계(계장 홍석린)는 지난 10월24일 국내 최대 동포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외국인도움센터인 영등포 다문화빌리지와 북경전화국 2곳에 ‘외국인 피해 신고함’을 설치하고 관내 중국동포 및 외국인근로자들의 각종 피해신고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홍석린 외사계장은 &l...
  • 2013-10-25
  • 인체 성분 포함 다이어트 약 유통돼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사람 신체 성분과 국내 판매금지된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약 등을 중국에서 밀수입해 전국에 불법 유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중국인 유학생 모우모(26·여)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조선족 안모(21)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 2013-10-25
  •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강지원 변호사, 김지하 시인 등 각계 시민사회인사 63명은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는 고려인·중국 동포들이 한국에 자유롭게 왕래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려인·중국 동포는 1948년 제정된 '국적에 관한 조례'에 따...
  • 2013-10-24
  •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소장 박찬호)는 22일 위조 외국인등록증을 행사한 중국인 A씨(36세, 여)를 공문서 위조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하고, 외국인등록증을 위조해준 알선 브로커 C씨(40세, 남) 등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9월30일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A씨는 위조 외국인등록증 알선 브로커...
  • 2013-10-24
  • 1월-9월 중국인 한국입국자 300만명 돌파..일본 제치고 1위 22일에 발표된 한국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9월간 중국인 한국입국자수 총 308만 5232명으로서 전체 외국인중 최다를 기록하고있다. 이 수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중국인 한국입국자수가 총 207만 9025명인데 비해 무려 100만명 이상이나 늘어난 수자이며...
  • 2013-10-23
  • 심양한국총령사관은 법무부 개정 지침에 따라 한국 고등학교(고중)이하 교육기관 류학생과 동반부모에 대하여 체류기간 1년이내 단수 비자를 발급한다고 일전 공지했다. 그중 한국정부(공공기관) 및 법인 등 단체에서 초청한 고등학교 이하 교육기관 류학생으로서 전액 장학금 조건부 류학생은 부모동반을 불허용한다. 자비...
  • 2013-10-22
  •  주심양한국총령사관은 지난 18일, 심양시 북약객위경국제호텔에서 2013년도 국경일 리셉션(招待€|Q)을 개최했다. 병지강 료녕성부성장을 비롯한 성과 심양시 관계부문 책임자들과 동북3성 외사부문 관계자들, 주심양 미국,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 총령사관 관계자들, 동북3성 한인회, 조선족민간단체 책임자들이 초...
  • 2013-10-22
  • 국민연금공단이 중국 근로자(불법체류자, 귀국 희망자 포함)가 본국으로 돌아갈 때 자신이 낸 연금 보험료를 받아 갈 수 있도록 자국민에 대해 입국전 제도안내와 홍보를 주한 중국대사관(영사부)에 요청했다. 공단은 국민연금사업장 근로자로 종사하는 외국인 총 18만1천465명에 연금제도 및 청구절차 안내문을 개개인에게...
  • 2013-10-22
  • “운 좋으면 방문취업, 나쁘면 기술교육” 중국동포 6주 기술교육 폐지해야 중국동포의 방문취업 비자와 관련한 법무부 제도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수많은 수정을 거치며 바뀌었다. 출입국당국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방문취업제를 시행했고, 2010년 4월부터는 한국어시험에 합격하고도 입국...
  • 2013-10-2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