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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앞에서 동포차별적인 판결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위하는 서경석 목사(앞줄 왼쪽 다섯번째)와 중국동포들. |
[서울=동북아신문]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담임목사가 지난해 12월31일 도범스님, 이수호 선생, 조선족교회 교인 40여명 등과 함께 대법원 앞에서 동포를 차별하는 판결에 대해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법원과 고등법원이 동포차별적인 판결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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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서경석 목사 |
서 목사는 이날 법원 1,2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아 강제추방 위기에 놓인 중국동포 도정애씨와 그의 아들 조택용씨를 위해 770명(내국인 650, 동포 120)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서 목사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도정애씨는 아들인 조택용씨가 3살 때 전남편과 이혼하고 현 남편 서성재씨와 재혼했다. 조택용씨는 서성재씨를 아버지라 부르며 살아왔기 때문에 유치원 시절에 이름을 서택용으로 바꾸었고, 19세가 돼 신분증을 만들 때는 서경배로 이름을 바꿨다. 남편 서성재씨는 2002년에, 도씨는 2008년 한국에 나왔고, 서성재씨가 영주권을 취득, 아들 서경배씨를 초청해 2010년 한국에 나왔다. 아들 서경배씨가 영주권 신청을 하고자 하자 신청서류에 친자확인서가 필요했다. 그러나 전남편의 아들이어서 친자확인서를 뗄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을 입양했다고 설명했더니 출입국사무소는 도정애씨가 아들을 한국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 이름을 바꾸었다며 도정애씨와 아들 서경배씨 두 사람에게 출국명령을 내렸고, 서성재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도씨는 “아들의 이름을 개명한 것은 2007년이고, 한국입국은 2010년이기 때문에 절대로 입국을 위해 이름을 바꾼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성재씨가 영주권을 취득한 상태도 아니었기에 아들의 초청은 생각도 못했다는 것. 도정애씨는 “출입국사무소가 ‘중국에 가서 한 가족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떼어 오겠다’고 해도 ‘필요없다’며 ‘무조건 출국’을 요구하고 있다. 도씨가 아들이 3살 때부터 남편과 가족으로 살면서 찍은 사진을 제시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법제도에는 입양 절차 없어
왜 법원은 외교부에 사실 확인 요청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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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의 동포차별적인 판결로 추방위기에 놓인 도정애씨. |
도정애씨는 할 수 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서울지법에서는 변호사를 잘못만나 재판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판사 이균용, 정재훈, 성충용)가 제대로 판결해 주어야 했다.
서경석 목사는 시위에 앞서 지난해 12월2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판의 핵심은 중국 법제도가 입양절차 없이도 전 남편 소생의 자식이 재혼한 새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는가 여부였다”며 “입양절차 없이도 새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으면 ‘적법한 개명절차와 입양절차를 거치지 않아 서경배가 서성재의 친아들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입국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법무부출입국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중국정부의 개명절차와 입양절차에 대한 공식해명을 받기가 불가능했다”며 “외교부에 호소했더니 외교부 영사국이 ‘법원에서 사실확인 의뢰를 하면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의 법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서울고법 제2행정부에 “대한민국 외교부 영사국에 중국 법제도에 대한 사실조회 요청을 해달라”고 탄원했으나 “법원은 나의 탄원을 무시하고 사실조회도 하지 않고 무조건 법무부출입국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말했다.
도정애씨는 “대한민국 외교부 영사국에 중국 법제도에 대한 사실조회를 한 후 그 사실에 근거해서 재판 해달라. 무조건 법무부 출입국 보고서만 증거로 삼으면 사실왜곡”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성명서에서 서경석 목사는 중국 관리의 잘못으로 호구부에 이름이 잘못 기재돼 한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행정소송 중인 오순덕씨 사례를 거론하며 법원의 동포차별적인 판결을 비판했다.
중국관리 잘못으로 이름 바뀐 오순덕씨
오순덕(吳順德)씨는 1992년 입국했다가 2006년 중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재입국 비자를 받으려 하니 모든 신분증명이 오수덕(吳須德)으로 되어 있어서 재입국비자 발급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름이 바뀐 이유는 한국에 있는 동안 중국정부의 산아정책 때문에 호구부를 조사하면서 관리가 이름을 잘못 기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남편 전문근씨는 중국에 있었으나 1992년에 눈을 완전히 실명하여 이름이 틀리게 적힌 사실을 알 수 없었다.
결국 한국에 시집온 딸 전여화씨가 바뀐 이름 오수덕으로 초청할 수밖에 없어 2007년 오수덕으로 입국하여 입국과 출국을 반복하다가 금년에 와서 F-4 비자 연장 신청을 했는데 이름이 틀리다고 연장신청이 거부되고 본인이 출입국사무소에 직접 출두하자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화성보호소로 이송되어 두 달을 지냈다. 오순덕씨는 현재 변호사를 통해 출입국사무소를 상대로 행정소송 중이며, 1심에서 패소한 상태로 항소를 준비 중에 있다.
오순덕씨는 중국 당국의 실수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고의로 위명여권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또 중국공안과 대사관이 오순덕씨와 남편 전문근씨 그리고 초청인 전여화씨가 가족관계임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가족관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틀렸다고 ‘신원불일치’라는 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 목사는 성명서에서 “법원도 중국에서 2년마다 호구부를 조사하였다는 오순덕씨의 증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외교부 영사국을 통해 외교채널로 중국정부에 문의 했어야 했다. 순(順)과 수(須)는 손으로 쓰면 얼마든지 혼동할 수 있는 비슷한 한자다”라며 “지금 남편은 완전 실명의 청각장애인이고 가족들은 전부 한국에서 살고 있는데, 오순덕씨 혼자 중국으로 돌아가 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1심은 무조건 법무부 출입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우리는 법원의 뿌리 깊은 동포차별 자세가 이러한 잘못된 판결의 근본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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