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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같은 장춘, 한국보다 못지 않아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2월5일 10시51분    조회: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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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장춘한국인(상)회 리룡득수석부회장(가운데)과 리형우사무차장(오른쪽) 등 임직원들.

《장춘에는 지금 2500여명의 한국인이 760여만명의 장춘시민, 특히 10만명의 조선족들과 어우러져 살고있다. 그들은 주로 회사 주재원, 교수, 소상공인, 류학생과 학부모들로 구성되였다.》

지난 1월말, 미리 음력설 쇠러 귀국길에 오른 재장춘한국인(상)회 김철수회장(장춘리공대학 객원교수, 59세)은 기자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한류의 거세찬 영향으로 한국인들의 중국에서의 삶도 중국인들의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음력설에 즈음하여《길림일보》, 《도시석간》, 《길림신문》기자들로 무어진 련합취재팀은 재장춘한국인 5명을 찾아 그들의 음력설행보와 장춘인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취재를 받은 5명의 한국인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불만이 중국에서 섣달그믐날부터 터뜨리는 폭죽의 소음이였다.

금호타이어회사가 받아안은 영예들을 기자일행에게 소개하고있는 조강조총경리(왼쪽 두번째).

금호타이어(장춘)유한회사의 조강조총경리(50세)는 중국에 온 이듬해 음력설에는 오누이자녀를 데리고 미리 구매한 폭죽을 터뜨리며 《폭죽대오》에 가담했는데 의외로 아주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좋아하더라고 말한다.

그는 근년에는 정부에서 폭죽을 지정한 장소에서만 터뜨릴수 있도록 규정하여 시민들의 안전과 도시위생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음력설아침에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세배를 해야 세배돈을 주는데 비해 중국에서는 세배를 안해도 세배돈(压岁钱)을 주더라. 하지만 수천원, 수만원씩 주는 집도 있어 세배돈의 본의를 벗어난것같아 안쓰럽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배돈을 알리페이(支付宝)나 위챗 계좌이체(微信转账)로 스마트하게 주고있어서 인상깊다. 중국에는 《훙보(红包)》도 여러 가지 양식으로 되여있어 용도에 따라 부동하게 사용되여 실용적이더라......》

《그 외 한국에서는 대부분 가정에서 음력설날 아침에 다들 먼저 식사하기전에 조상들을 기리고있는데 중국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인들은 그러지 않더라. 대신 그믐날부터 온 가족이 물만두를 빚어먹고, 빚을 때 동전을 몇개 넣는데 동전이 들어간 물만두를 먹은 사람은 새해에 행운스럽다는 설도 있더라. 남방 대도시에 간 농민공들이 음력설을 쇠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수천리 귀향길에 오르는 뉴스를 보니 중국인들의 단원(团圆)의 의미를 알것 같더라......》

《아이들을 장춘에서 류학을 시키니 중국표준어(普通话)를 잘 배울수 있어 좋고 물가가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저렴해서 좋고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있어서 음식이나 생활습관 등에서 더 빨리 적응할수 있어서 좋다......》

금호타이어(장춘)유한회사의 조강조총경리.

한국 광주광역시가 고향인 조강조총경리는 올 음력설은 안해와 함께 장춘에서 쇤다.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오누이자녀는 할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쇤다. 장춘에 온지 5년반, 중국에 거주한지 7년째 되는 조강조에 이끌려온 그의 두 자녀는 중국에서 5년간 학교를 다니고 귀국했는데 중국어도 수준급이라 한다. 이번 방학에 남동생과 함께 장춘을 다녀간 그의 딸은 이화여자대학 경영학과를 다니고있다. 그는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오고싶으며 졸업후엔 중국에 진출하고싶다는 꿈을 밝혔다.

조강조는 장춘에 오기전, 남경금호타이어공장에서 1년반 근무했다. 남경에서는 음력설전에 돼지고기나 닭을 간을 맞춰 말리고 장춘에서는 파와 배추를 많이 말리는게 인상깊다고 한다. 남경은 장춘보다 폭죽읕 터뜨리는 정도가 덜하지만 음력설분위기는 장춘보다 못하다고 한다.

항상 주변사람들에게 베풀며 사는 리룡득가족.

재장춘한국인(상)회 수석부회장을 맡고있는 리룡득(장춘대학 관광학원 한국어과, 54세)교수는 2004년에 장춘에 왔다. 한국어과 교수로 동료이던 조선족안해와 재혼한 그는 몇년째 장춘에서 가족과 처가집 식구들과 함께 음력설을 쇠고있다. 2, 30명이 모여앉아 물만두도 빚어먹고 처가측 조카, 손주들에게 세배돈도 주고 처남, 동서들과 마작도 논다. 그의 두 아들은 서울에서 할머니와 몇년째 함께 음력설을 쇤다.

《음식의 고장》으로 불리우는 전라북도 전주 출신인 그는 인심도 후해 음력설이나 졸업식전에 한국어과 학생들을 집에 초대해 한국료리를 맛있게 만들어 대접한다. 현재는 한국어과 학생이 줄어 한개 학년에 25명정도이지만  3, 4년전까지만 해도 4개 반급에 100여명 졸업생을 한개 학급씩 집에 청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그래서 재작년부터는 안해가 학교부근에서 운영하는 100여평방메터되는 《어머니비빔밥집》에 학생들을 초대한다. 음력설에는 떡국을 끓여먹고 화투, 윷놀이, 마작판을 벌린다.

리형우, 림초롱부부와 그들의 귀여운 두 딸.

강원도 원주 출신의 태권도 6단사범 리형우씨(41세)는 장춘에 온지 11년째이다. 그는 지금 동북사범대학 인문학원, 화교외국어학원, 장춘리공대학에서 태권도교수를 맡고있으며 장춘시흔우국제태권도관을 창설해 학생들에게 태권도외에도 한국어와 스포트문화를 전파하고있다. 그동안 장, 단기 태권도 강습을 받은 학생은 이미 3000명이 넘는다.

서울출신의 안해 림초롱과 결혼한지 5년사이에 그들 부부는 귀여운 딸 둘을 낳아키우고있다. 중국학생들에게 태권도의 례의, 렴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 등 정신도 전수하고있는 그는 장춘에 정착하여 딸들을 중국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 중국어와 중국문화, 장춘의 순박한 풍토인정을 습득하게 할 타산을 하고있다. 올 음력설에도 강원도 친가와 서울에 있는 처가집 식구들에게 선물할 중국산 흰술, 월병, 참깨 등을 트렁크에 담았다. 

고려원홍삼 최수현사장이 한국에서 찍은 가족사진. 그와 세 아들 내외 및 아홉명 손주들.

옹기종기 줄을 지어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는 최수현가족 아이들.

최수현사장 2004년 음력설을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장춘시 조양구 화광골목에서 《고려원홍삼》가게를 운영하고있는 최수현사장(68세), 그의 가족은 《인삼의 고향》인 충청남도 금산군에서 할아버지때부터 인삼을 재배하여왔다. 1997년의 IMF의 영향을 받아 운영하고있던 공장 세개중 두개를 날린 그가 세 아들을 고향에 두고 중국에서 농사나 지어보자고 혈혈단신으로 무작정 길림성에 온지도 15년이 넘었다.

2006년, 길림성과학기술청의 초청을 받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고있던 이도백하로부터 장춘에 이사와서 길림성 여러 곳을 다니며 인삼연구에 종사하고있다. 8년째 운영중인 60여평방메터되는 가게에서 판매되고있는 77종의 홍삼제품 원자재를 전부 세 아들이 재배하는 인삼밭에서 제공받으며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하고있다.

2004년에는 한국에 가서 음력설을  쇴다는 최수현씨, 아들 셋에 손주가 9명, 그외에 조카들까지 가족 3, 40명이 모인 장소에서 세배돈으로 한화 100만원 넘게 지출했지만 즐겁기만 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음력설에 한국에 가지 못할 때에는 장춘에 있는 한국인들끼리 《용수산식당》에 모여 떡국을 먹고 아이들에게 세배돈을 주며 취미에 따라 화투와 마작을 따로따로 논단다.

정월 대보름이면 오곡밥, 껍질이 있는 견과류를 먹고 귀밝이술도 마시며 모닥불야회도 하는 고향이 그리울텐데 그는 인정 많은 장춘에서 여생을 보내고싶다고 말한다.

백승환과 량은실부부가 딸 서은이의 첫돌 생일에.

중국어 수준이 중국인 뺨칠 정도로 능란한 백승환씨(34세), 장춘에 발을 들여놓은 2010년까지만 해도 중국어를 한마디도 몰랐었다.

경상남도 거창 출신의 백승환씨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던 해에 서울에서 영화전공을 졸업하고 독립영화 감독을 시작했다. 지금 안방을 뜨겁게 달구는 한국 토일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오혜상》역을 맡고 맘씨가 고약한 악녀 연기로 인기몰이중인 박세영과도 친분이 깊다.

매달 한화 100만원의 정부지원도 받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코휘드(科菲特)장춘사료유한회사에 취직했다.  그가 여태까지 장춘에 남을수 있었던 원인중 하나는 날따라 늘고있는 중국어수준 덕이였다. 일찍 한국 수능시험 언어류시험에서 만점 120점(당시 전국에 8명뿐)을 맞을 정도로 천부적인 언어재능을 갖고있는 그는 한어를 배운적이 없지만 한어발음과 성조(声调)까지 매우 정확하여 많은 사람들을 놀래운다. 다른 하나의 원인은 맘씨 곱고 예쁜 조선족처녀 량은실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기때문이다. 말수가 적고 성격이 시원시원한 전형적인 경상도사나이인 백승환은 주변으로부터 《한국인 동북사나이》로 불리우고있다.

4일, 안해 량은실과 28개월된 딸 서은이를 데리고 귀국길에 오른 백승환씨의 손에는 트렁크 하나만 달랑 끌려있다.

중한량국의 FTA체결후 중국상품이 한국 곳곳에 수출되여 들어가면서 굳이 중국에서 사들고 갈 필요가 없게 되였던것이다.

/유경봉 장춘영 박송련 사혜옥 장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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