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련휴로 싱가포르에 와 있다.
한국 서울에서 한 3년 지내다가 온 싱가포르는 참 편하다는 느낌이 있다. 물론 20대시절부터 40대까지 나의 소중한 시절을 깡그리 바친 열정의 나라여서 친근감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 두컷의 싱가포르 풍경사진을 보고도 아주 평화로워 보인다고 표현한 지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서울은 살아가는 환경이 경쟁이 치렬해 보이고 분위기 전체가 경쟁의 열기로 차있어 스트레스로 차넘친다.
그런데 이곳은 같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이지만 표면은 온화해 보인다. 음력설기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조선 수소탄시험과 로켓발사에 대해서도 별로 보도하지 않는다.
이것은 멀리 나와 별 상관없는 횡설수설이고 싱가포르에서는 실제로 떡국 한그릇, 다시말하면 한살 더 먹는다는 우리 속담이 너무 신통하다는 느낌을 진하게 받았기때문이다.
설을 지내며 몇년만에 집안팎을 회칠하며 정돈하였다.
근데 아들이 다음날 문자로 “방을 깨끗하게 해주셔셔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는것이였다.
충격이다.
설날 당일 녀자친구와 함께 외할머니께 우리 민족식 세배를 하는것을 보고 어제와 오늘의 차이인 떡국 한그릇이 이렇게 인성을 바꿀수있을가? 하는 어리둥절함이 들기도 했다.
나서 9개월 된 아들을 싱가포르에 데려와 키우고 부모는 일이 바쁘다는 핑게로 밖에 나가 있으면서 별로 들여다 보지도 못하였다. 아들이 성장하기까지 항상 다문화 가족같았던 우리 집안이였는데 이번 설은 자식을 잘 둔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아니면 내가 늙어 가는것일가? 자그마한 일도 이런게 좋고 행복해 보이는것이…
길림신문/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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