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선족 김모(33)씨는 지난 2월 중순께 식당 단골손님이 된 중국동포 최모(49)씨와 가까워졌다. 같은 중국동포로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최씨가 오는 날에는 반찬도 더 챙겨줬다.
좋은 형님처럼 대해주던 최씨는 "근처 사무실로 이사를 와 직원들 저녁식사를 매일 배달해 달라"며 사무실 위치를 알려주겠다는 이유로 김씨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로 가던 중 최씨가 "거래처 사람을 잠시 만나야 한다"며 한 빵집으로 김씨를 데려갔다.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최모(55)씨에게 최씨는 방수처리에 필요한 부품이라며 금속칩 1개를 90만원에 구입했다. 이 금속칩을 들고 김모(61)씨가 기다리는 커피숍으로 가 이 금속칩을 110만원에 되팔았다.
순식간에 20만원의 이익이 생기는 현장을 본 김씨는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이들은 김씨에게 미리 준비한 돈다발을 보여주며 "금속칩 100개를 사면 금방 수익이 나는데 5000만원이 부족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최씨는 김씨에게 또 "앞으로 식당도 자주 이용하겠다"는 말로 현혹했고 김씨는 갖고 있는 현금 1000만원을 먼저 건넸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가짜 돈다발 가방과 김씨가 건네 준 1000만원을 또 다른 최씨에게 주고 금속칩 100개를 받았다. 김씨는 최씨의 지시에 따라 금속칩 100개를 들고 1억1000만원을 받으러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러나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황급히 빵집으로 돌아갔지만 최씨 등 일당도 이미 사라진 후였다.
고양경찰서는 최씨 등 3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또 다른 한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이모(57)씨의 뒤를 쫓고 있다.
최씨 등은 지난 2010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충남 지역 등을 돌며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식당만 골라 25차례에 걸쳐 4억여 원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돈으로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카지노 도박으로 모두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의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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