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림2동, 중국동포가 40%…총선 관심은 '제로'
"선거권은 존재의 상징" vs "효과 미미할 것"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8일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 8번 출구 옆 1차로 골목.
3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으로까지 보이는 30여명이 차로 양옆에 앉아 있었다. 이들은 인근 직업소개소를 바라보며 일용직 일자리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3년째 이곳을 찾아 주로 설비시공 일을 했다는 장모(40)씨는 다소 어눌한 한국말로 "오늘은 일하기 어렵겠다"며 "근처 마라탕 집에서 저녁이나 먹어야겠다"고 아쉬워했다.
장씨가 알려준 길을 따라 몇 분만 걸어 들어가니 온통 중국어로 가득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나타났다.
대부분 식당들로 골목마다 알싸한 중국 향신료 냄새로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한국어보다는 중국어로 손님을 맞는 소리가 들렸다.
◆ 서울 도심 속 '선거프리존'…영등포구 대림2동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에서 구직자들이 구인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
한국국적자뿐만 아니라 영주권을 얻은 지 3년 이상이 된 외국인도 '주민(主民)'으로 인정한 것이다.
다만 '국민(國民)'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아 대통령, 국회의원 등 국민의 대표를 뽑는 대선과 총선에는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대림2동 중국동포들 중에는 한국국적 또는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한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은 지역 내 실질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선발되는 과정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
◆ "대림에서만 수년 째…총선에도 선거권 주어져야"
2015년 기준 한국 내 한국계 중국인(중국동포·조선족)과 중국인 인구 증감 추이. <자료제공=행정자치부> |
그는 지난 2014년 6대 지방선거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번 선거참여에 대해 그는 "내가 이곳에서 진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선거참여는 내가 이곳에 산다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참가할 수 없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면서도 "일부(지방선거)도 선거하게 됐으니 앞으로는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식당 종업원 남모(36·여)씨도 한국 생활 3년차인 중국 지린성 출신 동포다.
남씨는 "한국 정치는커녕 한국어도 잘 모르지만 요즘 들어 손님들이 선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며 "남의 일 같으면서도 내가 사는 곳 이야기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현재 대림2동에 거주하고 있는 남씨는 선거권을 포함한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한국 영주권 조건을 채워가는 중이다.
중국동포들의 정치참여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70만명에 가까운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살고 있고 이중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고 있는 이들은 13만명 정도다.
대림2동에만 7000여명의 중국동포들이 선거권을 갖고 있다.
'우리를 대표할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직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공모에서 옥기순 재한중국동포유권자연맹 고문, 표영태 재한동포국적자총연합회 이사장 등은 탈락했다.
여야 통틀어 후보 명단에 오른 사람은 재한조선족여성단체인 CK여성위원회의 박옥선 회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30일 현재 박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31순위여서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 "생업에 종사하기도 바빠…선거효과 미미·시기상조"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에서 구직자들이 구인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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