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성폭행 당하는 모습을 불륜으로 착각한 남편이 휴대전화로 현장 사진을 찍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술에 취해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의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김모 씨(5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김 씨가 자신의 아내를 성폭행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오모 씨(52)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5일 오후 6시경 영양군 수비면에 있는 자신의 집 방안에서 오 씨 부부와 술을 마셨다. 10여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4시간가량 술을 마신 김 씨와 오 씨는 취한 상태로 언쟁을 벌었고 화가 난 오 씨는 집으로 가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김 씨는 오 씨가 나간 후 술에 취한 그의 아내(52)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오 씨는 잠시 후 방으로 돌아왔고 두 사람이 성관계하는 장면을 보고 크게 화가 났다. 순간 재혼한 아내가 후배와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착각하고 증거를 남겨두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의붓딸(33)에게 전송했다. 친엄마의 불륜으로 오해한 딸은 화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혹은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그 촬영물을 배포, 판매, 제공, 전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진 촬영 및 전송은 성범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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