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도시재생] 벌집촌 가리봉, G밸리·다문화 품고 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1월28일 09시08분    조회:151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G밸리 배후지로 활력 '재충전'…"주민·중국동포 화합하고 환경 정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가리봉은 꿈을 품고 고된 현실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품어왔다. 1970년대 구로공단 여공들에 이어 지금은 코리안 드림을 따라온 중국 동포들이 터를 잡았다.

뉴타운 열풍이 거세게 불고 지나간 뒤 남은 것은 황폐해진 동네와 상처 입고 서로 틀어진 마음이었다. 중국 동포들과 토박이 주민 간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까지 더해졌다.

가리봉에는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 동포들을 포함해 지역 주민들이 화합하고 환경을 정비해 G밸리(옛 구로공단) 배후지로서 활력을 되찾아 가는 것이 목표다.

그때 그 시절을 상징하는 '가리베가스' 우마길은 이제 '옌볜거리'다. 노동자들이 외박하는 주말이나 월급날이면 사람이 넘친다고 해서 '가리베가스'였다. 80년대 산업구조 변화로 구로공단이 도태되면서 우마길도 썰렁해졌다. 지금 이 길엔 중국어 간판이 가득해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길을 걷다가 지나는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가리봉 우마길[서울시 제공=연합뉴스]
가리봉 우마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우마길은 70-80년대 구로공단 시절엔 가리베가스로, 지금은 옌볜거리로 불린다.
한 때 공장 근로자들 월급날이면 사람이 넘친다고 가리베가스였지만 이제는 중국동포들이 가득하다. 2016.11.28 [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우마길에 있는 가리봉시장은 지역 최대 '쇼핑명소'였으나 현재는 쇠락한 전통시장이 됐다.

예전 가리봉시장 모습은 박노해 시인의 '가리봉시장' 시 구절에서 짐작해볼 수 있다. '허기지고 지친/ 우리 공돌이 공순이들이/ 싸구려 상품을 샘나게 찍어두며/ 300원어치 순대 한 접시로 허기를 달래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구경만하다가'

지금은 영화 황해에서 중국 동포인 주인공이 아내를 찾아 헤매던 장소로 등장하는 곳이다.

◇ 뉴타운 바람 지난 뒤엔 = 가리봉은 10여 년 전 드디어 뉴타운으로 거듭나는 듯했다. 2003년 11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됐고 2005년에는 디지털비즈니스시티로 기본계획안이 결정됐다.

구로공단이 디지털단지로 성장한 것과 달리 가리봉은 흐름에 뒤처져서 변화 열망이 큰 터였다.

기대와 달리 개발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벌집과 상가 주인은 임대소득 감소를 우려해 전면 재개발을 반대했다. 그 사이 땅값이 급등했고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다.

2014년 사업시행자 LH공사가 포기했고 주민 의견수렴에서도 토지 등 소유자 32.5%가 개발에 반대하며 그해 12월 가리봉은 균형발전촉진지구에서 해제됐다.

뉴타운 꿈에 들뜬 사이 건축허가가 제한되고 기반 시설이 정비되지 않아 지역은 슬럼화됐다. 이웃들도 반목하는 관계가 됐다.

이런 가운데 임대료가 저렴하고 구로공단과 가까운 가리봉에 중국 동포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이들은 비율이 40%가 넘지만 기존 주민들과 섞이지 않고 자체 공동체를 형성했다. 한국과 다른 문화와 생활방식 탓에 우마길에 쓰레기가 쌓이고 음주사고가 잇따르며 기존 주민들과 마찰이 잦았다. 노숙자 음주와 폭행 등 범죄 우려와 담배꽁초 화재 등으로 인해 공원이 폐쇄되기도 했다.

◇ 주민이 만드는 재생 희망 = 도시재생으로 방향이 잡힌 뒤 시급한 것은 주민 간 유대감 형성이었다. 뉴타운 해제를 끌어낸 주민들이 주축이 됐다. 작년 1월 열린 주민설명회에 250여명이 참석했고 이 중 38명이 2월 주민활동가 첫 모임을 했다. 처음에는 고성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작년 9월 주민협의체를 꾸리는 성과를 냈다.

주민협의체 김대정 부대표는 "아무 발전도 없이 흘러간 세월을 책임져줄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고통이 상당했다"며 "우리 동네를 더 내버려둘 수 없다는 애정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협의체는 이제 250여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가리봉 한중 어울림 한마당[서울시 제공=연합뉴스]
가리봉 한중 어울림 한마당[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중국 동포들도 지역사회에 융화하고 있다. 이들은 우마길 조선족 상우회를 올해 6월 발족하고 도시재생에 동참하고 있다. 우마길 청소를 하고 구로경찰서 동포 자율방범대를 꾸려 야간 순찰을 한다.

중국동포들과 화합할 수 있는 한중어울림 한마당 대축제와 가리봉동네 이웃기웃 민속장기대회 등이 열렸다.

가리봉 동네방송국 채널 제작이나 구로공단 배경 연극공연 등을 접목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작년 2월부터는 폐쇄됐던 공원에 컨테이너 구조 도시재생지원센터(현장소통마당)가 들어서 축제나 영화제 등 주민 참여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가리봉은 작년 12월 국토교통부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됐다. 최근엔 활성화 계획 단위사업 타당성 심사를 위한 국토부 2차 관문심사까지 마쳤다.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은 시의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을 거쳐 내년 초 확정 고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달 초에는 공청회도 열렸다.

가리봉 주민협의체[서울시 제공=연합뉴스]
가리봉 주민협의체[서울시 제공=연합뉴스]

 

◇ G밸리를 품고 더하는 마을, 다문화 어우러진 동네로 = 가리봉 도시재생은 ▲ 공동체 활성화 ▲ 생활환경 개선 ▲ 문화·경제 재생이 목표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을 재생학교 운영, 주민공모사업 추진 등이 계획됐다. 안전하고 편안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불량도로를 정비하는 등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CCTV나 공동소화시설 등 주민 방범과 안전시설 등을 확충한다.

우마길에는 중국문화를 특화해 골목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벌집을 리모델링해 정체성과 역사를 보존하는 동시에 주민 커뮤니티 장소로 활용한다. 가리봉 주요 지점들을 엮어 스토리텔링을 담은 관광체험 루트를 만드는 방안도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벌집 임대인과 토박이 주민, 중국 동포들 사이에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고 각자 이해가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리봉 벌집 활용 프로젝트[서울시 제공=연합뉴스]

 

벌집 임대인들은 월세를 착실히 선납하는 중국 동포들이 있는 상황에서 돈을 들일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기존 주민들은 일부 재개발 희망을 놓지 못하거나 중국 동포들과 생활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중국 동포들도 공동체에 들어오지 않으면 지역 발전은 쉽지 않다.

가리봉 재생을 총괄하는 배웅규 중앙대 교수는 28일 도시재생이라는 장기플랜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중국동포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찾고 작은 것부터 함께 참여하는 자세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특파원=연변 조선족사회의 남여로소들이 새해 설을 맞이하면서 나눔의 행사가 줄을 이어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연변의 여러 언론매체들이 보도하고있다.   1월14일, 연길시 공원소학교 1학년 6반 학생들은 부모님들과 함께 연길시 신흥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였다.학생들은...
  • 2017-02-04
  • 양로원서 설쇠는 로인 급증   민족의 대명절인 음력설, 섣달 그믐날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설련휴를 단란히 보내는게 우리의 풍속이고 미덕이고 효도였다. 하지만 훌륭한 전통은 잦은 로무와 타향살이로 그 빛이 바래지고있다. 특히 자녀들 모두 외국로무를 떠났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로인들 대...
  • 2017-02-03
  • 음주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던 남편이 조선족 출신인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2일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A씨(56)를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쯤 창원시 성산구 자택에서 아내 B씨(46)와 말다툼을 하던 중 주먹 등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
  • 2017-02-02
  •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새터민 부부 음독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는 31일 부인(40)이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26일 오후 11시께 구미시 모 아파트에서 남편 A(48·조선족)씨와 부인 B(40·북한이탈주민)씨가 신음 중인 것을 아들(17)...
  • 2017-01-31
  •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광산경찰서는 31일 주택가에서 수백만원대 마작 도박을 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중국 이주여성 오모(46·여) 씨 등 9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마작 [게티이미지뱅크 제공=연합뉴스] 오씨 등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 15분까지 광주 광산구의 한 원룸에서 200만...
  • 2017-01-31
  • [그 사건 그 후]   폭염 속 통학버스에 방치… 아직도 유치원생 부모는 웁니다   주임교사 執猶, 원장도 징계 면해… 유치원 폐쇄 명령도 취소 중국 동포라 복지혜택도 못받아… 간병비 등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   "'엄마~'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좋겠어요."   지난 23일 광...
  • 2017-01-26
  • 지난 14일 평택항에 입국하면서 1인 은닉할 수 있는 최대량(2.3kg)은밀한 부위에 숨겨 25일 경기 평택직할세관(세관장 최양식)은 평택항에 입국하면서 항문(12.6kg 시가 7억원) 등 신체를 이용해 금괴를 밀수입한(관세법 위반)혐의로 금괴 밀수조직 3개파(조직책 1명 등 5명)를 검거하고 판매조직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사...
  • 2017-01-26
  • 불황이라 고향 못 간다는데…설 황금연휴 공항은 '북새통' 청주공항 국내선·국제선 항공권 '매진'…"귀성객·관광객 몰려 예약률 높아"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짧은 연휴와 불황 탓에 이번 설 연휴 때는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설...
  • 2017-01-26
  •   지난 1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경,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에서 주최한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 창립 13주년 기념세미나가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기념 세미나는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13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재한조선족 유학생들의 교류를 증진하고 서로의 ...
  • 2017-01-25
  • 1월 23일, 길림성위생계획출산위원회 2017년 전 성 위생계획출산사업회의에서 길림성위생계획출산위원회 주임이며 당조서기인 장의는 2017년 길림성에서는 큰병치료 병종류를 9가지에서 28가지로 확대하며 올해안으로 병원이전규정에 부합되는 타지역 입원치료에 한해 직결산한다고 전했다. 장의에 따르면 “큰병원에...
  • 2017-01-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