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무서울것 같은 이미지' 대림동의 빛나는 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3월21일 08시49분    조회:239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빛나는 대림동의 밤

“12번이지요. 무조건 대림역 12번 출구요.” 늘 대림동은 지하철 출구 번호로 명명되고 구획된다. 무슨 빌딩 뒤, 무슨 영화관 근처가 아니라 12번, 10번이다. 정확한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여럿이 우르르 모일 때 그러는 것처럼. 모이는 사람들은 중국인과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다. 주말엔 3만~4만 명이 모인다. 대림동에 거주하면서 12번 출구로 사람을 만나러 걸어오는 중국인도 많다. 무너져 내린 돌멩이처럼 제멋대로 주차된 차들과 표정 없이 선 빌라, 뿌연 가로등을 움츠린 걸음으로 지나치면 형형색색의 대림동 12번 출구가 나온다. “한국 친구들 데려가면 무섭다고들 하죠. 길에 그냥 서 있는 사람이 많으니까. 담배 피우고, 이야기하고.” 이 동네에 살던 20대 후반 조선족 남자는 신림동으로 이사했다. 가끔 대림동을 찾으면 아직도 두세 걸음마다 아는 사람을 만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길에 서 있고, 담배 피우고, 크게 이야기하고,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왜 무서운 일일까? 낯선 동네, 이질적인 풍경에서 왜 공포를 느끼나? 대림동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동네임에도 편견과 ‘왠지 무서울 것 같은 이미지’가 덧씌워진 곳이다. 2011년엔 경찰이 이 동네를 특별치안 강화구역으로 지정했다. 어느 해엔 골목 끝에 “동포 여러분, 우리 스스로 이미지 개선합시다!”란 현수막이 붙었다. 지난 2015년엔 ‘치안 한류’라며 이 구역의 범죄 감소세를 견학 온 일본 경찰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신주쿠 차이나타운의 높은 범죄률로 골머리를 앓다 조사차 온 사람들이었다. 그러는 몇 년 새 한 달에 월 30만원 하던 방이 50~60만원대로 올랐다. 노래방, 음식점, 인력사무소, 중앙시장은 요즘 호황이다. 이곳의 중화권 인구 비율은 절반 가까이로 높아졌다.

차를 타고 대림역 사거리를 한 바퀴 돌았다. 대림동에서 멀어질수록 도시의 빛은 엷어진다. 대림을 등에 지고 신도림으로 향하는 길은 대림동 12번 출구 앞에 비하면 거의 죽은 길처럼 느껴질 정도다. 대림동은 어둠을 테두리로 서울과 분리된 채 빛난다. 알사탕 같은 조명 테두리를 둘러친 대림동 일대의 간판 사이사이로 경찰서, 병원, 주민센터가 모형 도시 속처럼 가까이 붙어 있다. 은행에선 중국인 직원이 업무를 본다. 그 작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모여서 먹고 마신다. 훠궈, 양꼬치 구이, 마라탕, 전병, 찐빵…. 북방계 중국요리가 대부분이다. 대림동 주민들이 가는 음식점은 문이 열려 있지만 보이지 않는 장막이 걸려 있다. 그걸 걷고 들어가면 종업원들이 먼저 당황한다. 잠깐의 혼선 뒤엔 한국말을 하는 사장이 나와 주문을 받는다. 블로그엔 그 장막을 뚫어둔 한두 군데 가게만 집중적으로 올라온다.

 

무슨 무슨 다방, 살롱, 응접실, 반점 같은 한글 간판을 걸어두거나 방콕, 타이완 등의 시장통 분위기를 일부러 만들어 손님을 끄는 망원동길, 우사단길에 비하면 현저히 느린 속도로 열리고 있는 동네. 뜨겁다면 뜨겁고, 냉혹하다면 냉혹한 동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뭣도 신경 쓰지 않고 만든 그들만의 기개가 모여 있는 동네. 일부러 만들어낸 것도, 애써 포장한 것도 없이 그 자체로 새로운 동네. 뇌가 얼얼해지도록 매운 훠궈를 먹고선 찬바람을 따라 구로리 공원으로 향했다. 조명도 없는 곳에서 휴대전화 음악 소리에 맞춰 단체 체조를 하는 두세 무리가 보인다. 포켓스탑이 있는 구로리 공원 조형물 앞에 앉아 시선을 멀리로 던졌다. 아직도 12번 출구에선 알사탕 조명이 부지런히, 신나게 빛나고 있었다.

GQKOREA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21일 오후 7시50분께 충북 음성군 금왕읍의 한 건축자재 제조 공장에서 중국동포 A씨(49)가 철근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는 연삭 작업 중 작업대에서 떨어진 철근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뉴스1
  • 2017-02-22
  •   북한산 웅담 밀수입 최초 적발 돼지쓸개로 만든 가짜웅담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북한산 가짜 웅담 '조선곰열'을 밀수입해 유통시킨 조선족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2일 조선족 이모(32·여)씨 등 4명을 약사법 및 야생생물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 2017-02-22
  • 연변대학사범분원부속소학교 2학년5반친구들 연변사회복리원에서    “우리의 이웃과 사랑을 함께 나눠요” 위문공연 진행   2월 17일 연길시 연변대학사범분원부속소학교 2학년5반 친구들은 천성해 담임교원의 인솔하에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복리원 장애인친구들에게 꿈과 행복을 전해드리고...
  • 2017-02-21
  •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전화금융사기단 지시를 받고 아파트에 침입해 거액을 훔쳐 달아난 조직원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1일 수사기관 관계자를 사칭한 일당과 공모해 집안에 보관된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 등)로 중국 동포 박모(2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전날 오...
  • 2017-02-21
  • 서울에만 26만명, 주민-中동포 갈등심화…해소 나선 서울시 서남권 민관협의체 운영…올해 웹툰 제적 등으로 주민-동포간 문화적 존중 등 도모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가 26만명을 넘어서면서 서울 서남권을 중심으로 중국 동포 밀집지역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문화와 관습의 차이로 인...
  • 2017-02-21
  •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이나 보험사를 가지 않고 모바일웹으로 휴면보험금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휴면보험금은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나도록 보험계약자가 찾아가지 않아 공단이 보관하는 돈을 말한다. 공단은 19일 "외국인 근로자가 편리하게 휴면보험금을 환급받을 수...
  • 2017-02-20
  •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취업난에 범행가담… 조선족 총책 밑에서 감금·폭행 시달리며 29명에게 보이스피싱 취업난에 중국으로 건너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저지른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조선족 총책 밑에서 감금·폭행을 당하며 수화기를 든 것으로 조사됐다. 돈 벌어보려다 고생...
  • 2017-02-18
  • 가리봉교회에서 진행된 '무단투기와의 전쟁' 선포식에는 이성 구청장과 지역주민, 환경정화위원, 무단투기 단속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사진제공=구로구청) 서울 구로구가 가리봉동 ‘무단투기와의 전쟁’ 선포식을 16일 개최했다. 가리봉동 ‘무단투기와의 전쟁’ 선포식은 한국의 쓰레기...
  • 2017-02-18
  •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주점 손님이 건넨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해 달아난 종업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조선족 이모(25)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부산 사상경찰서[연합뉴스TV 캡처]   이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3시 5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주점에서 손님 윤모(48) 씨가...
  • 2017-02-18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동부경찰서는 노래방에서 만취해 60대 여성 업주를 폭행한 혐의(폭행)로 박모(51)씨 등 중국 국적 조선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남성-여성 폭력(그래픽)제작 김해연   박씨 등은 지난달 20일 오후 10시 30분께 광주 동구 한 노래방에서 업주 A(60·여)씨를 넘어트려 주먹...
  • 2017-02-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