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한국과 중국 어린이 11명이 희생된 웨이하이(威海) 유치원생 통학차량 화재참사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12일 한국측 사고대책 본부인 칭다오(靑島) 주재 총영사관에 따르면 중국 공안의 합동 조사팀은 현재 사고현장에서 수집된 물증을 톈진(天津), 옌타이(煙台), 칭다오(靑島)의 과학수사기관에 보내 감정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분석이 끝나더라도 정확한 사고원인 도출을 위해 차량, 도로, 운전자, 날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재연하는 과학 기법 등을 동원해 검증을 마친 다음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지휘를 맡은 쑨리청(孫立成) 산둥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도 이번 사고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보인 까닭에 중국 수사팀이 원인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결과를 발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희생자들이 다니던 중세(中世) 한국국제학교의 통학차량 임대회사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차량관리 조사 및 안전검사를 위해 차량운행이 잠정적으로 정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중세학교가 휴교 사태를 맞음에 따라 사고대책본부는 다른 학부모들의 수업 재개 요청을 받아들여 별도 운수회사 등을 통해 통학차량 운행을 재개할 방안을 중재하고 있다.
유족 대표 김미석 씨는 "중국 측으로부터 버스회사든, 학교든, 공무원이든 이번 사고에 책임 있는 사람은 엄중처벌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중국 당국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교민은 "중국 당국은 수사 중간에 조사방향을 설명하거나 조사대상자를 공표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수사결과를 예단하기 힘들지만 조사가 상당히 엄중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고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장례식, 시신 후송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현재 유족들은 주중대사관에서 파견된 법무관 및 자문변호사 등과 법률상담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중국 측이 파견한 심리상담사와 현지 조선족 여성단체인 애심회 자원봉사자들은 유족들의 심신 안정을 돕고 있다.
웨이하이 현지에 차려진 합동 분향소 두 곳에는 교민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내에도 희생된 어린이를 추모할 합동 분향소 설치가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분향소가 설치된 웨이하이 한인회 관할지역의 공안파출소는 질서유지 차원의 순찰을 한 후 "중국에는 빈의관(殯儀館·장례식장)이 있는데, 빈의관 외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은 위법에 해당한다"면서도 한인회 측 설명을 듣고 "안전 문제가 있으니 조심하라"라는 당부만 하고 떠났다.
웨이하이시 외사판공실도 "시 공안국장에게 확인했더니 공안국 차원에선 사람을 보내지 않았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혀, 분향소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장후이 웨이하이시장도 전날 유족들과 면담에서 분향소 설치 등 모든 측면에서 유족을 최대한 지원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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