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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육아 범람시대... "언제쯤 해방될가?"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7월26일 09시53분    조회: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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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룡강신문=하얼빈) 렴청화 연변특파원=연길시민 김모(63세, 녀)의 하루는 손주의 등원길에서 시작해 하원길에서 끝난다. 맞벌이를 하는 딸네를 도와 '손주 돌보기'를 자처해 나선지도 2년. 전에 쌍둥이 친손주들을 키워준 세월까지 더하면 황혼육아 리력만 자그만치 5년이다. 세월이 그녀에게 남긴 훈장이라면, 깊어진 주름과 높아진 목소리였다.
 
  “아들네 애를 봐줄 때만 해도 쌩쌩했어요.” 그러나 요즘들어 기력이 부쩍 못해진데다 확 늙어버린 느낌이라고 김모는 토로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50% 이상 가정에서 황혼육아가 치러지고있다. 황혼육아란 조부모가 손주의 양육을 도맡아하는걸 일컫는 말로 요즘은 할마, 할빠(할머니∙엄마 및 할아버지∙아빠가 결합된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로 이미 각인되였다.
 

 
  직장인의 일당 근로시간은 8시간인데 반해 황혼육아를 전담한 로인들의 근로시간은 10시간을 웃돈다. 그런 패턴이 무한으로 반복되다보면 척추 및 팔다리 통증, 우울증과 같은 이른바 "손주병"이 쉬이 발생한다.
 
  30•40대엔 애오라지 가족만을 위해 헉헉 달려온 기억들 뿐이다. 자식을 대학에 보내고 년로한 부모를 돌보는 등 거사를 치르고나면 그저 쉬고싶을 때가 오는데 이는 대개 60대를 가리킨다. 이쯤하여 해탈되는구나 싶을 무렵, "꼭 너같은 딸 낳아봐!"라며 시집보낸 딸이 "그 딸 엄마가 키워주세요!"라며 말랑말랑한 아기를 척 안겨주니 요즘 말로 멘탈이 붕괴될것 같다. 기댈만한 체력이 없으니 더 궁하다.
 
  그도 그럴것이 육아법은 까먹은지도 수십년이다. 과거와 달리 아이를 대신 돌봐줄 이웃도, 마음껏 뛰놀도록 확 풀어줄 마을도 없는데다 '실종', '유괴' 등 사회적 문제에 잔뜩 겁먹은 자식들이 10분이 멀다하게 일상을 체크하니 그저 숨이 막힐 뿐이다. 전투육아의 최전선에서 로인들은 그렇게 병들어간다. 신성불가침의 내리사랑이 발동해 무작정 넘겨받은 육아바통이지만 소리없이 견뎌내기엔 황혼육아의 강도가 너무 세다. 게다가 통통한 소리는 어찌나 많은지.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돼요!"라는 자식들의 설레발 잔소리에 "그럼 니가 키우든가!"라며 항의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내 자식의 삶에 련민과 동정을 느껴서이다.
 
  연길시 조양천진의 양모(65세, 녀)는 외손주만 6년을 키웠다. "성치않은 몸으로 애를 키우려니 많이 힘들었죠. 그러나 '애 봐준 공은 없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아이가 어딘가 긁히는 날엔 딸한테 미안해 어쩔바를 모르겠어요."
 
  양모는 로동의 대가성 여부를 묻는 필자의 질문에 "줘도 그만, 안줘도 그러려니해요. 걔네도 살아야지..."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시집장가를 가서도 이렇듯 큰 부담을 주는 자식들. 그렇다고 원망할수 있을가?
 
  실제로 일반인 가정의 80후(80后) 자녀들 중 열에 아홉은 빠듯하게 산다. '가난'의 생성 배경은 이렇다. 월급수준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부조문화는 병태적으로 진화하며 사회는 '일하는 엄마'를 배려하지 않고 아빠들의 월급은 너무 짜다. 이런 부담과 압박을 땔감 삼아 생활에 열 올리며 산다면야 리롭다고 할수 있겠지만, 동기부여는커녕 맥만 탁 풀리는게 현실이다. 죄 없이도 그저 ‘죄송한’ 삶을 살고있는 자식들의 최후 보루라면 단연 부모다. 특히 딸가진 부모일 경우 벙어리가슴은 더 아프게 끓는다. 나쁜 딸•나쁜 엄마•나쁜 직장인의 삼중고를 겪어야 하는 자식이 불쌍해서이다.
 
  사회의 발전단계에 따라 세대별로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은 늘 달랐다. 의식주 걱정을 모르고 살던 '무결핍' 세대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수많은 결핍과 마주했다. 자립에 대한 마땅한 배움과정도 없이 엉뚱한 '내리사랑'에만 습관됐다. 그러다 '육아'라는 숙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너도나도 황혼육아를 선택했다. 그리고 로인들이 인생의 마지막 골목에서 손주를 업고 달래는것이 현재의 육아 초상으로 서서히 물들어버린것이다.
 
  오늘의 패턴이 래일의 당연한것으로 체화될 때, 필자 세대는 더 강팔라진 황혼육아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은 변했어도 "육아의 주체는 부모여야 한다"는건 고정불변의 진리이다. 사회적 인식이나 형태를 조금씩 변화시켜 다음 세대는 같은 모순을 겪지 않도록 하는것이 우리가 할수있는 최선일가?
 
  아니면 다음 세대는 또 어떤 문제에 부딛치게 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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