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언론사 ‘청년경찰’ 긴급 진단 간담회 개최
사진은 지난 8월 28일(월) 15시~18시, '청년경찰' 사태 '대책위'에서 대림역 9번출구 앞거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한 장면이다. |
길림신문 한국지사 전춘봉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중국동포타운신문 김정룡 편집주간이 “‘청년경찰’의 문제의 핵심이 무엇이며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란 주제로 발제하였다.
김정룡 편집주간은 발제에서 “‘청년경찰’ 문제의 핵심은 조선족을 한국인의 적으로 설정한데 있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적대관계 패턴으로 조선족을 한국인의 적으로 설정하는 문제의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청년경찰’ 뿐만 ‘황해’, ‘신세계’, ‘차이나타운’, ‘악녀’ 등등에서 조선족은 살인악마, 청부살인, 마약밀매, 인신매매, 장기매매, 성매매, 범죄란 범죄는 모조리 다 범하고 있는 악의 축으로 추악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이것은 몇몇 영화감독들의 문제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사회가 동포들을 대하는 의식의 문제이며 문제의 발생근원은 한국정부의 동포를 동포로 인정하지 않는 동포정책에 있다.”라고 지적하며“이번 사태에 대해 대한민국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의 존재이유의 하나가 동포의 안전을 지키는 것(평화시대는 동포의 인권을 지켜주고 보장하는 것)이며, 조선족을 대한민국 동포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면 일시적인 감정충돌에 그치지 말고 차분한 중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한데 국가를 상대로 조선족을 동포로 인정하게끔 동포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정부가 조선족을 동포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로서 78만 명 조선족의 한국 입국을 문화회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인 중국은 특정 화교집단에 대해 왜곡하고 매도하고 비하하는 것은 법적으로 용인하지 않는다. 일본도 일계인을 대하는 정책이 중국과 비슷하다. 한국정부도 중국화교정책과 일본의 일계인정책처럼 조선족을 동포로 받아들이고 정책을 제정한다면 최근 몇 년간 조선족을 범죄집단, 차이나타운을 범죄소굴로 비화하는 현상이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재한조선족사회도 한국사회만 원망하지 말고 반성할 것을 반성하고 해야 할 의무도 지키고 문화적응에 노력하여 한국사회에 녹아들어 내국인과 화합하고 공존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집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한중포커스 문현택 대표는 “언제부턴가 한국 언론이 정확한 진단이 없이 극소수의 중국동포 범죄행위를 집중보도 하면서 국민들에게도 선입견을 심어주었다. ‘황해’, ‘신세계’, ‘청년경찰’ 등 영화들도 언론의 영향을 받아 범죄행위를 다룬 작품을 내놓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부가 동포를 동포로 대하지 않고 외국인 취급한 것도 이러한 영화가 나올 수 있도록 한 계기중의 한 원인이라고 본다. 한편 동포사회의 자성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이러한 영화가 나오기까지는 동포사회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시민의식을 갖고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잘 준수하는 것이야 말로 이 나라의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북아신문 이동렬 대표는 “그간 영화 <‘청년경찰’ 상영금지 촉구 대림동 중국동포&지역민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활동은 아주 적극적이고 고무적이다. 동포들의 목소리가 한국방송과 신문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고, 또 많은 한국인들의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동포들이 왜 분노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 것이다. 중국동포들의 관점에서 볼 때 영화 ‘청년경찰’은 한중수교 이후 수십 년간 동포사회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온 그동안의 노력을 부정하고, 또 동포들의 최대집거지 대림동지역을 범죄의 소굴로 만들면서 동포들을 범죄자로 비하하였기에 분노한 것이다. 그런데 감독과 제작사를 비롯한 적지 않은 한국인들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오늘과 같은 인식의 괴리를 빚어 엄중한 사태를 만든 것이다.
발제가 지적한 1차적인 책임은 바로 대한민국정부에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국내체류 동포와 외국인들과의 소통과 이해와 화합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적 장치를 내놓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내국인들로 하여금 중국동포사회를 잘 알도록 홍보도 하고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 동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한다. 물론 중국동포사회도 한국사회에 적극 진출해서 내국인들과의 소통과 이해와 화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길림신문 한국지사 전춘봉 대표는 “예술작품이든 실화든 경제적 효과에 앞서 사회적 효과가 어떤가를 살펴야한다. 현재 관람객수가 500만을 넘겼다니 경제적 효과는 괜찮았다고 볼 수 있겠으나 그 사회적 효과는 부정적이어서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및 비하, 특히 대림동 일대에 대한 악 형향이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조선족과 관련된 몇 가지 악성 사건으로 한국사회 전반에서 조선족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상태에서 영화 ‘청년경찰’은 붙는 불에 키질하는 격이 되었다. 70여만 재한 조선족가운데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 인물이 수없이 많은데 긍정적인 것은 깡그리 외면해버리고 부정적인 것만을 골라 극대화한데 대해 한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으로서 누구나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제작자들이 단지 취미성만을 추구하여 조선족을 범죄무리로, 대림동을 범죄소굴로 조작하였다면 이는 너무나 황당하고 당치 않는 일이다. 영화 관람을 하고 나오는데 ‘조선족들 정말 무섭네.’라는 말이 들리기에 흠칫 놀랐다. 전반 영화의 내용과 흐름을 보면 한국관객들 가운에 이와 같은 느낌과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잘못된 영화이기에 반드시 시정해야한다. 현재 영화 상영금지, 제작사 측 공개사과 등 요구조건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법적대응으로 나아가는 것도 시도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동포언론사 간담회 참석자들은 ‘청년경찰’사태의 해결을 계속 추적해 나가면서 영향력이 있는 한국 언론사와들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한국사회에 중국동포들의 입장과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표명했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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