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말투 고치려 노력해봐도'…조선족 향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0월22일 09시12분    조회:253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14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 중국동포 거리. /뉴스1 DB © News1 허경 기자

#1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한국계 중국인(이하 조선족) 김모씨(28)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최근 서울말을 배우고 있다.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김씨는 관련 업계로의 취업을 꿈꾸고 있지만, 연변 말투가 걸림돌이 될 것을 염려해서다. 그는 "나보다 먼저 온 선배도 한국에서 대학 졸업을 했지만 결국 취업을 하지 못해 음식점을 차렸다"면서 "말투라도 바꿔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 서울 용산구의 한 찜질방에서 카운터 일을 하고 있는 50대 조선족 여성 김모씨는 야간에 일을 하는 것이 유독 힘겹다. 음주자는 입장이 불가능한데도 고집을 부리는 일부 '진상 취객'들 때문이다. 한참을 입씨름 하다보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짱깨', '범죄자 집단' 등의 폭언이다. 김씨는 "평소에도 우리 말투를 듣고 하대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말투를 고쳐서 달라질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3 서울 영등포구의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40대 여성 오모씨 역시 일하기가 쉽지 않다. 인사를 하며 들어가자 마자 조선족이라며 꺼려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술에 취한 손님이 마사지 도중 유사 성행위를 요구해 소스라치게 놀란 경험도 있다고. 오씨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조선족이라 더 막 대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익숙한 '일상의 조선족'

국내에서 조선족을 마주치는 것은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니다. 식당 종업원이나 목욕탕 카운터 등 단순 노동직 뿐 아니라 대학교나 일반 회사 등에서도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199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국내로 들어온 조선족은 실제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9월30일 기준 국내에 등록된 한국계 중국인은 33만5392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중국인(20만7522명), 베트남인(16만4781명) 등이 잇는다.

특히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경기 안산시 등은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해당 지역에서는 중국어 간판이 걸려있는 음식점, 거리에서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조선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TV에서도 조선족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 컷 © News1

◇그러나 여전히 '불편한 동거'

하지만 여전히 그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조선족들은 차별적 시선을 받고 있다. 조선족들을 불법체류자, 잠재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다수 밀집해 사는 지역을 '범죄 소굴'로 규정하기도 한다.

TV나 영화 등의 대중매체 역시 그들의 편은 아니다. 매체에 등장하는 조선족들은 흉악한 범죄자이거나, 어수룩한 말투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인터넷 상에선 더욱 극단적인 혐오를 드러낸다. SNS와 유튜브 등에는 조선족을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하거나, 조선족 괴담을 소개하는 영상 등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선족 관련 댓글은 어김없이 '악플' 일색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강서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조선족이라는 '괴담'까지 떠돌았다. 물론 경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일축했다. 조선족에 대한 인식은 이렇듯 극히 부정적이다.

지난해 12월 대림역에서 살인을 저지른 조선족 황모씨가 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2017.12.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오원춘·대림역 사건…조선족은 모두 악랄해?

이러한 부정적 시각이 아무런 근거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조선족이 범죄자였던 잔혹한 사건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있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모양새다. 

2012년에는 오원춘, 2014년에는 박춘봉이 각각 여성을 토막살인하는 끔찍한 범행을 했고, 지난해에는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조선족 황모씨가 또 다른 조선족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조선족을 '잠재 범죄인' 취급해선 곤란하다. 실제 통계가 이를 잘 드러낸다.

지난 2016년 국정감사 당시 경찰청이 제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선족을 포함한 국내 거주 중국인 전체의 범죄율은 외국인 중 평균 수준이다. 10만명당 범죄자 검거 건수가 2220명으로 4837명의 러시아, 4678명의 몽골 등에 이어 7번째 순이다. 한국인의 10만명당 범죄율 3495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낮다.

GK희망공동체가 매년 개최하는 한중문화페스티벌. © News1

◇우리도 한국이 좋아서 왔는데…

앞서 언급한 대학생 김씨는 한국을 동경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한국은 좀 더 자유분방하고 내 꿈을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왔는데 편견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대학교 친구들이 거리를 두는 게 느껴졌다.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는 '인터넷 괴담' 같은 것을 보고 무서웠다고 하더라"면서 "그런 것들이 많아질 수록 조선족들 스스로도 위축이 되고 자격지심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년째 한국 생활 중인 허을진 GK희망공동체 이사장은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4년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조선족 모임 등을 주선하던 그는 2014년부터는 한국인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허 이사장은 "조선족들끼리 모이는 것보다는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야 괴리감없이 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주로 문화행사나 봉사활동 등을 이어가는데, 최근에는 조선족과 한국인의 비율이 6대4 정도로 한국인의 참여가 많아졌다"며 웃었다.

그는 "모두 한국이 좋아서 온 사람들이다. 오랜 시간 중국에서 살다왔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무시하고 막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온 조선족들이 나쁜 일을 저질러 뉴스에 오르내린 경우도 적지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족 모두를 범죄집단처럼 생각하진 않았으면 한다"면서 "물론 조선족들 스스로가 먼저 좋은 행동을 해서 이미지를 바꿔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26
  • 28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모(68·여) 씨는 지난 27일 오후 3시께 집에서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상대방은 "고객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면서 "통장에서 현금을 모두 찾아 냉장고에 넣어두라"고 말했다.   이 씨는 곧바로 집 근처 파출소를 찾아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
  • 2017-06-28
  • (안성=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26일 오후 7시 38분께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의 한 천변에서 낚시하던 A(58·중국 국적)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A씨는 낚싯대가 천에 빠지자 이를 건지기 위해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119구조대는 인근에 있던 낚시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
  • 2017-06-27
  • ​ 분실된 장애인 신분증을 내밀어 지적장애인 행세까지 하며 제주공항을 빠져나가려던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특별법위반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중국인 리우(30)모씨와 야오(35)모씨 등 2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을 도운 중국동포 출신...
  • 2017-06-27
  • 최근 연길경찰은 마약을 흡입하고 판매한 일당 6명을 붙잡았다. 이중 한 녀성은 마약을 흡입하기 위해 힘들게 벌어 모아둔 수십만원의 돈까지 모두 탕진한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중순, 연길시공안국 마약금지대대는 연길시에 거주하는 김씨가 마약을 흡입한 혐의가 있다는 단서를 얻었다.  5월 27일, 사건...
  • 2017-06-26
  • 살인미수죄 적용 징역형…재판부 "정당방위 인정 안돼"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녹두색 수의를 입은 이모(36·여)씨는 법정에서 "수년간 폭력을 행사한 남편이 그날도 갑자기 흉기로 제 허벅지를 찔렀고 극도의 위협을 느껴 흉기를 뺏으려 승강이를 벌이다 남편에게 큰 상처가 입혔습니다"라며 흐느꼈...
  • 2017-06-26
  • 아산 미제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15년 만에 체포되어 화제다. 23일 YTN은 보도를 통해 "경찰이 지난 2002년 4월 충남 아산에서 일어난 연쇄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잡았다"면서 "어제 와 오늘의 진술이 약간씩 변동이 있고 해서 조금씩 혐의를 입증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힌 사실을 알렸다.  이번에 잡힌 용의자는...
  • 2017-06-24
  •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위조된 100달러권 수백장을 밀반입 해 서울 종로3가, 용산 일대에서 점조직 형태로 유통시킨 이모(53)씨 등 10명을 형법상 통화 위조 및 위조통화 취득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 2017-06-21
  •   일전, 룡정시공안국은 적은 돈을 투자하여 매달 리자를 받을수 있다는 빌미로 로인들의 쌈지돈을 갈취한 사기사건을 해결하고 범죄혐의자 수모를 검거했다.   올해 3월부터 룡정시에 사는 일부 로인들사이에서 적은 돈으로도 매달 꼬박꼬박 리자가 나오는 ‘재테크 상품’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 2017-06-15
  • "피해자, 딸 보호하느라 반항조차 못하고 고귀한 생명 잃어"   미행하고 좋지 않은 소문 퍼뜨리면서 모욕했다는 생각에 범행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산업연수를 받았던 회사 사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조선족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살인 혐의로 기소...
  • 2017-06-10
  • 5월까지 임무완수량 21%주공안국 교통경찰지대에서 통계한 수치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우리 주에서 도태한 황색표지 차량은 총 1727대로 년간 임무의 21%를 완수했다. 이중 안도현에서 132대, 왕청현에서 192대, 훈춘시에서 275대, 룡정시에서 92대, 연길시에서 648대, 도문시에서 60대, 돈화시에서 285대, 화룡시에서 43대...
  • 2017-06-09
‹처음  이전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