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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외국인이주노동자협의회 운영위원장 인터뷰
최저임금 차등 주장 말 안돼
미등록 노동자 이유 다양
모두를 범죄집단화 하지 말길[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불쌍해서 도와주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제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규칙을 만들 때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금지를 제도화 하기 위한 운동을 펼쳐온 이종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인 지 30여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근본적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했다.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21일 유엔(UN)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맞아 진행됐다.
그는 계속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을 하나의 부품처럼 생각하면서 불쌍한 사람, 잘 대해줘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면서 "그러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인권과 노동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력을 낮게 평가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위원장은 영국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 얘기를 꺼냈다. 그는 "EPL 측에서 '손 선수는 한국인이니까 한국 축구 리그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이를 누가 수용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종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올해 1월 말 기준 226만명인데, 이 중 불법체류자는 36만명에 달한다. 전체 국내 체류 외국인 중 16% 수준이다. 이주노동자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바뀌는 건 사실 '임금을 더 낮게 주려는' 사업주들이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취업 가능 기한이 만료되면 사업주가 계약을 연장해줘야 합법 체류도 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불법체류자가 된다. 이 위원장은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도 계속 일하고 싶은 노동자, 그리고 노동자의 협상력을 떨어뜨려 더 낮은 임금을 주려는 시장이 결합해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불법체류자를 무조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다양한 사유에 의해 미등록된 노동자들을 일괄적으로 범죄집단화 해서는 안 된다"며 "범죄자는 범죄자 개인인 것이지 국적이나 인종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도 맞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택시에서 반말을 듣거나 백화점 매장에 들어가면 비싸다고 물건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이 위원장이 몸담고 있는 외노협은 14년째 고용허가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회사에 대한 구체적 정보도 주지 않는 등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장 선택의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는 철저히 고용주 입장에서만 만들어진 제도"라며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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