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우리 국민이 왜 외국인을 싫어할까요? 그것은 우리와 다르니까, 우리의 재원을 가져가니까, 우리의 가치를 훼손하니까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경제, 돈과 관련 있는 두번째인 것 같습니다."(오정은 한성대교수)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법무부와 IMO이민정책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제12주년 세계인의 날 기념 이민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 대부분의 패널은 국민이 공감하고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민정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또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지원 사업비는 외국인이나 외국인 수용으로 수혜를 입은 자가 부담하고 외국인 수용은 사회통합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토론자의 주요 발표 내용이다.
▲ 차용호 법무부 외국인정책과장
정부가 외국인 및 다문화 정책을 세울 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부분이 미흡했던 것 같다. 중복·충돌되는 부분도 있었고 잘 되지 못한 정책들도 있었던 것 같다. 부처 간 갈등 역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다문화'라는 용어도 처음에는 좋은 의미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차별, 일부를 지칭하는 단어로 전락했다. 정부의 다문화에 대한 우대 정책이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일으키면서 반감이 형성된 것 같다.
'재외동포'라는 용어도 국민의 눈 높이에 맞게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의 급증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처음 겪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이희용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교육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육도 다문화 이해교육,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릴 때부터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 자녀와 어울릴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나 미세먼지, 최근의 난민 사태를 보더라도 개별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못 살겠다고 하면 다른 나라로 갈 수 있지만 지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행성에서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외국인과 섞여 살아야 하고 이웃 나라와 잘 지내야 한다. 세계시민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언론 역시 기사뿐 아니라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 대중이 많이 접하는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줄일 수 있는 시도가 늘어나야 한다. 기자나 PD, 방송작가 등에 대해 성희롱 예방교육이나 인권 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는 것처럼 법무부나 여가부가 기자협회나 PD연합회, 방송작가협회 등과 함께 외국인 인식개선 교육이나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제안한다.
올해 여성가족부 산하 건강가정진흥원이 다문화에 관한 방송 모니터 사업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방송 종사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한다.
▲ 설동훈 한국이민학회장
외국인력정책, 다문화가족정책, 다문화문화정책 등은 존재하지만 정작 이민정책은 없는 상황이다. 제주 예멘난민 500명으로 인해 5천만 대한민국이 흔들리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된다.
외환위기 이후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02년부터 15만명가량의 인구가 줄어들어 앞으로 인구쇼크가 예상된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몇 년 후면 지방대학 몇십개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도 급격히 악화할 것이다. 이를 어떻게 버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민정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 박종보 한국이민법학회장
'다문화'라는 용어가 법률에 처음 들어간 것이 다문화가족지원법이었다. 당시 결혼이민자 및 그 가족지원법이면 됐다. 그러나 그럴듯하게 만들려다 보니 다문화가족지원법이 된 듯하다.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했다.
이 법은 지원대상을 열등하고, 지원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한계를 갖는다.
법률가의 관점에서 보면 재외동포법은 외국인 중에서 일부만을 특별히 우대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과 비슷하게 취업과 출입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외국인에게는 주지 않는 혜택을 준 것이다. 이 제도가 처음에는 재미동포를 위해 도입되었다가 같은 동포인데 조선족, 고려인은 왜 (혜택을) 주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해 확대된 것이다.
이것 역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가는 고민이 필요하다. 너무 단순화시켜 생각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 김태환 한국이민정책학회장
우리의 이민정책이 전환기를 맞았다. 이제부터 우리가 이민정책을 어디로 끌고 나가야 하는 것은 여기 모인 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최근들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기치는 '포용국가'이다. 그러나 이 안에 이민자라는 용어나 개념은 보이지 않는다. 이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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