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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고 산따라 강따라④] 장인강 물곬따라 전설을 줏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10일 17시52분    조회: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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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강(오른쪽)과 해란강이 투도에서 만나는 합수목.
 
장인강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테지만 룡문호라고 하면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화룡시 투도진 황구령의 산기슭에서 발원해서 동남방향으로 흐르다가 룡문호에 흘러 들어 저수지를 이루는 강, 계속해서 투도평원에 이르러서는 해란강과 합류하는 총길이가 50.9키로메터인 강, 투도진의 옛 지명인 삼하진(三河镇)도 바로 장인강과 해란강,복동하 등 3개 강이 만나면서 생겨난 이름이다.
 
오늘의 자전거려행코스는 장인강 물곬을 따라 달려보기이다. 아침 8시에 연길을 떠났다. 룡정을 거쳐 60리 평강벌을 끼고 달리다가 투도진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10시 30분을 조금 넘기고 있었다.
 
투도진부터는 장인강 물곬을 따라 오른다. 분얼기에 접어든 짙푸른 논밭과 우썩우썩 자라나는 옥수수, 정적이 깃든 고즈넉한 전원풍경이 도처에 펼쳐져 있어 감회가 새롭다.
신진툰 입구에서 만난 120년생 고목.
 
길가의 신진툰입구에서 문득 늙은 버드나무 한그루를 만났다. 투도진 인민정부에서 세운 표지판에는 버드나무가 120살이나 먹었으며 변강의 길목에 서서 세월의 파란만장과 풍상고초를 견증함과 동시에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나무는 말이 없는데 정작 그 나무밑에 서 보니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부근의 빈 집터에 앵두가 빨갛게 익었는데도 누구도 따먹지 않아 속절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멀리 바라보니 룡문호라고 쓴 저수지땜이 보인다. 지금은 룡문호라고 부르지만 과거에는 아동저수지라고 불렀다. 저수지 남쪽방향으로 산등성이 하나만 넘으면 서성진인데 내가 태여난 고향이다. 중학교때 봄가을 원족을 항상 아동저수지에 가군 했다. 저수지부근에 중학교의 림지가 있어 해마다 그곳으로 식수하러 다니던 기억이 난다. 30여년이 지났으니 인젠 그때 심었던 나무들이 재목감으로 되였으리라.
룡문호 일각.
 
연변조선족자치주 지명통람(地名通览)에 따르면 아동저수지는 지금까지 해란강류역에 세워진 가장 큰 수리중추공사로서 농업관개를 위주로 홍수방지, 발전, 양어 등 종합적인 효익을 갖춘 중형저수지이다.
 
기재에 따르면 아동저수지는 일찍 1958년 8월에 벌써 건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금과 기술의 부족으로 그 이듬해인 1959년도에 건설이 정지되였다. 그러다가 1964년도에 당시 연변주당위 서기, 주장인 주덕해와 연변주 수리처의 책임일군이 친히 동북탐측설계원에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 저수지땜의 위치를 초보적으로 선정하게 되였다. 1966년도에 길림성수리청의 비준하에 다시 착공을 시작했으나 문화대혁명의 영향으로 시공이 재차 정지되였다.
 
아동저수지 건설과정에 주은래 총리의 관심과 배려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70년 10월 6일, 주은래 총리의 “연변에서는 아동저수지를 세워야 한다”(延边要搞亚东水库)는 지시정신에 따라 3번째로 되는 저수지건설사업이 재개되였다. 그때 아동저수지건설에 화룡현의 각 공사와 연길(룡정)현 광신공사, 동성용공사 등 저수지 물혜택을 보게 되는 인민공사의 군중들이 대거 민공으로 동원되였다. 아동저수지는 백년일우의 홍수설계와 500년일우의 검증(校核)설계로 건설되였으며 1973년에 저수지땜을 완공하고 1975년10월부터 물을 가두기 시작했다.
 
70년대초 조선족 소학교들의 어문교과서에까지 “아동저수지가 완공되면 평강벌에 생명수가 넘쳐 흐를 것이다”라는 내용이 오른 것을 보면 아동저수지가 당시 연변의 매우 중요한 수리중추공사였던 것만은 의심할바 없다.
 
저수지 주변 잘 뻗어나간 아스팔트길로 피서철을 맞아 꼬리에 꼬리를 문 피서객들의 차량이 줄을 잇고 있었다. 갑갑한 도심을 벗어난 사람들이 시원한 저수지부근 계곡을 찾아들고 있었고 끼리끼리 모여앉아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도처에서 보였다.

피서객들로 흥성흥성한 청룡어업 리조트.
 
저수지 상류에 자리잡은 청룡어업리조트 역시 성수기를 맞아 흥성거리고 있었다. 산골짜기에 도심속에서나 볼 수있는 난데없는 거대 오락시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계속해서 그 규모와 종류들을 늘이면서 확장건설중이였다.
 
룡문호의 옛이름 아동저수지의 아동(亚东)은 만족어로 뚱뚱하고 부유함을 뜻하는 말로 풀이된다. 우연의 일치일가, 그렇게 간난신고를 겪으면서 건설된 아동저수지가 지금은 부를 창조하는 화룡시의 소중한 관광명소와 자원으로 우뚝 떠올랐다.
장인촌 일각.
 
흥성흥성한 청룡촌을 뒤로 하고 십오리쯤 더 산골짜기를 들어가면 한적한 장인촌이다. 화룡에서 최초로 세워진 집단부락유적지가 있다는 곳이 바로 장인촌이다.
 
집단부락은 말그대로 위만주국 시기 일제가 치안상태가 “불량”한 지역의 주민들을 방비시설이 갖추어진 일정 지역에 집결시켜 이들 주민과 항일세력의 련계를 차단해서 항일운동을 근본적으로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건설한 촌락들을 말한다.
 
“화룡문사자료”에 따르면 장인촌에 집단부락이 세워진 것은 1933년경이다. 집단부락의 구조를 살펴보면 부락 주위에는 흙이나 나무 혹은 돌로 성벽이 둘러쳐져 있었고 다시 성벽우에는 전기 철조망이 설치되여 있었으며, 성벽주위에는 해자(垓字)가 만들어져 있었다고 한다. 성벽의 사방에는 포대가 설치되여 있었고 대문에는 자위단이나 경찰이 상주하면서 부락민들의 출입을 일일이 검사감시하였다고 한다.
 
장인자위단 본부는 장인촌 서쪽끝에 자리잡고 초소는 장인촌 서산에 두었다고 한다. 이 초소와 아동촌 남산의 아동자위단 초소가 서로 맞보였는데 모두 이 일대의 교통요도이며 통제감시고지였다고 한다. 초소가 있었다는 서산봉우리는 장인골짜기가 손금보듯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였는데 이런 유리한 지세를 리용하고 사람을 우리에 가둬넣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항일군민의 반만항일활동을 탄압했다고 하니 일제의 집단부락정책의 음흉함을 엿볼 수 있다.
 
일제의 1935년 12월의 통계에 의하면 연변에 건설한 ‘집단부락'은 121개이며 만 2,362호, 8만 1,955명을 수용하였다.
길옆 수림이 있는 곳에 옛날 집단부락 포대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장인촌에서 만난 70대 로인은 지금의 장인림장 대문부근에 옛날 포대자리가 있었는데 후에 림장을 건설하면서 불도젤로 밀어버려 흔적을 찾을수 없다고 했다. 로인은 그러나 마을에 집단부락 경찰소로 쓰였던 건물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알려줬다.
장인촌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집단부락 당시 건물.
 
아니나 다를가, 용마루의 건축형태가 남다른 건물 한채가 마을 한복판에 남아있었다. 길게 지었던 것 같은 관사건물을 개조하여 4세대의 촌민들이 들어 살고 있었다. 박광수씨는 올해 61세인데 장인촌 태생이며 형님이 들어 살던 집을 이어받아 산다고 했다. 10여년전에 원래의 창문을 더 늘구고 새 창을 달았는데 원 창문이 못하나 쓰지 않은 순 목재로 된 견고한 문이였다고 한다.
집단부락 경찰서로 쓰이였다는 건물은 현재 4세대 촌민들의 살림집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집구경이나 하자는 말에 선뜻이 반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박광수씨의 순박한 시골인심은 무척 따뜻해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일제통치시기 아직 남아있는 오래된 집이라고 찾아와서는 이리저리 둘러보고 또 사진도 많이 찍어가기도 했다고 박광수씨는 소개했다. 오래된 집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호기심덩어리일지는 몰라도 박광수씨에게는 그냥 아무런 감각과 느낌이 없는 평범한 삶의 보금자리일뿐인 것 같았다. 원집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살아가기에 편리하게끔 집안구조도 모두 바뀌였고 바깥구조도 바뀌였다. 집단부락의 자취와 흔적은 분명 긴긴 세월속에서 어쩔 수없이 하나하나 묻혀지고 망각되여 버리는 듯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장인촌에 간 그날이 바로 일제가 중국 전면침략의 첫 포성을 울린 7월 7일이여서 부지중 다시금 력사를 되돌아보게 했다.
장인촌의 효자산업 목이버섯.
 
집밖으로 나와보니 마을에서는 목이버섯 수확이 한창이였다. 가는 곳마다 펼쳐져있는 목이버섯 재배지들의 모습이 장인촌과 목이버섯을 한데 이어놓게 했다. 보기만해도 먹음직한 싱싱한 목이버섯들이 균종주머니마다에 가득 달려있고 한쪽에서는 말리기 작업이 한창이였다. 재배호에게 가격을 물으니 말린 목이버섯이 근당 20여원하며 올해는 특히 목이버섯품질이 좋다고 자랑한다. 장인촌은 장인강발원지인 황구령에 위치하고 있기에 물과 공기오염이 없고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끼고 기온이 서늘하여 목이버섯생장에 매우 유리하다.
 
장인촌은 토질이 척박하고 무상기가 짧은 등 원인으로 농사가 잘되지 않기에 줄곧 빈곤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2008년부터 목이버섯양식산업을 주도산업으로 확정하면서 빈곤촌으로부터 부유촌으로 변모했다고한다. 목이버섯이 장인촌의 “효자”인셈이다.


길림신문 안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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