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시골마을을 다시 찾은 박춘금, 그녀의 고향건설 다시 시작된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11일 16시07분    조회:68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지난세기 80년대부터 고향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고향 떠나 룡정으로, 연길로 가기 시작하더니 점차 더 멀리 청도로, 북경으로, 상해로, 광주로 떠났고 그러다가 인젠 한국으로, 일본으로, 로씨야로 가고 있다. 고향을 떠난 행렬은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우리 선조들이 남부녀대하고 온갖 고생을 다 하면서 개척한 이 땅을 버리고 사람들은 그렇듯 자연스럽게 고향을 떠났다.
산에서 자라는 닭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우르르 모여든다.
 
룡정고중을 졸업한 후 가정형편때문에 아예 대학공부를 포기하고 화룡현 석국소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박춘금녀성도 1998년 그 행렬에 가담했다. 로씨야장사에 나선 것이다. 로씨야어 한마디도 몰랐지만 악착같은 그녀는 하바롭스크와 우쑤리스크와 모스크바의 개미시장을 메주밟듯 하면서 로씨야땅에서 10년 세월을 보냈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로씨야장사도 막물이 되더라구요. 중국에서 생산한 복장과 소상품이 로씨야땅에 넘쳐날 정도였으니…” 그렇게 그녀는 고향을 떠난지 꼭 10년만인 2008년 가을에 고향인 룡정시 동성용진 룡하촌(구룡촌)에 돌아왔다.
 
“고향마을이 변해 있었어요. 불과 십년인데 300여호 되던 큰 마을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황페한 마을로 변했으니 말입니다.” 친척과 친구들을 따라 연길에 올라와 집을 장만해야 했던 그녀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산닭을 삶아 음식상을 준비하고 있는 박춘금.
 
연길에서 살면서 그녀는 도시사람이 되려고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승벽심이 강하고 ‘남자벌개'라는 별명까지 있었던 그녀는 한가한 도시사람이 되기는 싫었다. 지인을 통해 연변제1중학교 학생숙사 사감으로 취직하고 여가시간엔 배구를 치면서 많은 사람들을 사귀였다. “소학교 때부터 배구를 좋아했지요. 고중시절 함께 배구를 치던 친구들과 함께 배구동호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그녀는 배구는 스트레스도 풀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는 좋은 건강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도시사람이 되여가던 그녀가 귀향을 결정하게 된데는 별로 큰 사연이 따로 없었다. 시골마을에 비워둔 초가집이 허물어져가고 있었고 온몸이 흙냄새에 전 자신에게 도시인이란 너무나 큰 사치이고 고생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거기에 한국에 갔던 동생이 귀국하여 누님이라도 고향마을을 지켰으면 하는 생각을 내비쳤기 때문이였다.
 
“2016년 봄부터 집짓기를 시작하였어요. 동생과 둘이서.” 힘든 일을 하면서 친구 하나 없는 고향마을에서 살아갈 수 있을가 하는 물음을 자신에게 던지고는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 “베풀면서 살거라”하던 유언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렇게 동생과 둘이서 2000여평방메터 부지에 배구장과 정자와 꽃밭을 품은 아담한 집을 장만했다.
 
“가끔 배구를 치다보면 실내운동장이 지겨울 때가 많아요. 공기가 혼탁하고 사람이 많은데다 시간제로 비용을 받다보니 여러모로 불편해요.” 강미배구동호회 최미선녀성은 이렇게 말하면서 지난해에도 이곳에 와서 배구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을 남겼다고 엄지를 내든다. 공기도 좋고 배구장도 좋고 농가 음식도 좋다는게 그녀의 리유다.
연길에서 찾아온 배구애호가들이 배구를 즐기고 있다.
 
이사람의 손에서 저 사람의 손으로 튕겨가면서 아름다운 포물선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배구공처럼 그녀가 연길에서 20분 거리의 경치가 수려한 농촌마을에 배구장을 만들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연길시안의 여러 배구동아리들에 퍼져갔다. 이곳을 찾은 연길시배구협회 책임자는 연길시배구협회 야외배구훈련기지라는 편액까지 만들어왔고 연길시를 찾은 향항, 오문, 상해와 한국의 배구애호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배구시합을 조직하기도 하였다.
 
“집을 잘 꾸미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어요. 동생이 목수재간이 있어서 다행이였지요.” 배구장 주변과 뒤울안에 꽃도 심고 곰취도 옮겼으며 부추와 상추, 오이, 가지, 도마도도 가득 심었다. 그리고 집 바로 뒤에 있는 산자락의 널직한 공간에도 그물을 둘러치고 수백마리의 병아리를 넣었다.
 
이 마을에 사는 박상희(70세)할머니는 손두부를 잘 앗아 동네방네에 소문이 났다. 3년전 우연하게 인연을 맺은 할머니는 그녀의 일이라면 팔을 걷고 나선다. “춘금이가 마음씨 곱고 같은 박씨라 자식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을에서 거리가 꽤 먼 위생소에 갔다가 차시간을 놓져 걸어오던 허리굽은 할머니를 그녀가 집까지 모셔다 준 것이다.
 
박춘금은 고향을 떠나 20년만에 다시 돌아와 마을에 정착하기에 이르렀고 잊어버릴번했던 이름과 얼굴들과 한집사람처럼 어울리기 시작하였다. 부근의 몇개 촌이 합병하여 룡하촌으로 이름을 고치다보니 면목 모를 분들도 있었다.
뒤산에 기댄 뒤울안.
 
“박상희로인 뿐만 아니라 저희 촌 빈곤호와 대문이 변변치 못한 집들에 전부 새로 대문을 갈아주었습니다. 거기에 해마다 3.8절이나 로인절이면 술이나 맛있는 먹걸리를 지원하는 건 물론 현금도 천원씩 내놓습니다.” 이 마을 부녀주임 김미옥(56세)씨는 그녀가 고향에 돌아와서 너무나도 좋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치하한다.
 
“제가 귀향한 건 창업이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또 사람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 고향마을을 도시사람들이 자주 찾는 동네로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지난 6월 22일, 연길에서 온 민강, 강미배구동호회의 친선경기가 끝나자 박춘금녀성은 밖에 설치한 주방에서 음식상을 장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날 박상희로인이 그녀의 옆에서 손두부를 마치고 상차림준비에 서둘고 있었고 마을의 일부 녀성들도 손을 맞추어 맛나는 음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희 집에 손님이 오면 마음씨 착한 동네분들이 마치 자기집에 귀한 손님이 온 것처럼 달려와 도와줍니다. 제 혼자서 20여명의 음식상을 장만하려면 어림도 없지요. 고향분들의 독특한 손맛도 고향을 홍보하는 좋은 방식이 아닐가요?”
마을 녀성들과 함께 음식준비에 드바쁘다.
 
동네 녀성들은 박춘금을 “박선생”이라고 친절하게 부른다. 서로 일손이 딸리면 자기집 일처럼 달려와 도와주는 시골인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룡하촌에서 보낸 지난 삼년이 하루하루가 새롭도록 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산 좋고 물 맑고 인심 좋은 고향마을에서 손맛 좋은 고향분들과 함께 이 곳을 찾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산언덕에 판 널직한 김치움에서 자연랭동된 시원한 맥주를 부으면서 그녀는 고향의 미래를 도시사람들에게 슬며시 묻는다.

길림신문 김태국 기자

파일 [ 5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강바닥에 진흙 다량 퇴적 빠질 경우엔 탈출 어려워 연길시수로종합관리중심에서는 강변에 수십개의 안전경고 표지판을 설치하고 익수(溺水)사고를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수로종합관리중심의 당직실에 전화(2860771)할 것을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우기와 증수기에 각종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연길시수...
  • 2019-08-01
  • 제주 서귀포 농장에서 중국인 동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불법체류자 A씨(51)가 도주한 지 엿새만에 검거됐다. 서귀포경찰서는 30일 오후 2시쯤 서귀포 대정파출소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5일 오전 5시50분쯤 서귀포 대정읍에 있는 농장에서 동료인...
  • 2019-07-31
  • 전세 사기는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온다. 언론에 어지간히 보도돼 이제 충분히 경각심이 들만도 한데 피해자수나 피해 금액은 오히려 더 늘고 있는듯하다. 전세 사기 수법 자체는 단순하다. 월세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이 거액인 전세 계약인것처럼 실제 세입자들을 속이는것이다. 실제 사기 행태는 임대차계약을 중개하...
  • 2019-07-30
  • 길림시조선족녀성협회의 주최하에 매년 1회 개최되는 “조선족미혼청년남녀 국경절모임”이 금년에 제5회를 맞아 다가오는 10월5일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길림시조선족녀성협회는 조선족 청년남녀들의 같은 민족끼리 혼인 난제에 도움을 주고저 2014년부터 공익 민족혼인소개소를 설립하고...
  • 2019-07-30
  • 자신의 부인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같은 회사의 여자 동료를 살해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진모씨(50)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진씨는 지난 27일 오전 2시30분쯤 김해시 주촌면 한 회사 기숙사에 침입해 조선족 A씨(49·여)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
  • 2019-07-29
  •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공무원인 것처럼 가장해 제주에 입국한 중국인을 상대로 금품을 가로챈 30대 중국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연합뉴스TV 제공]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근로기준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리모(34)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
  • 2019-07-27
  •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된 외국인 남성 3명이 화장실 천장을 뚫고 밀입국하려다 적발됐다. 26일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과 인천국제공항...
  • 2019-07-26
  •   부산세관은 국제특급우편으로 중국산 농산물을 밀수입한 일당 11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일당이 밀수입한 농산물. [사진 부산세관] 국제우편 허점을 노려 중국산 농산물을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150달러 미만 국제우편 세관 신고 안해도 되는 허점 노려 ...
  • 2019-07-26
  • 7월 23일 아침 5시 30분, 국도 삼모선에서 차량 2대가 정면 충돌해 6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그중 2명이 중태에 빠져 생명이 위독했다. 당일, 왕청현중의원 소아과 간호사인 소려연 일가족 3명은 차를 몰고 국도 삼모선을 따라 연길로 향하다가 이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였다. 소려연은 즉시 차를 세우고 부상자 6명의 상태...
  • 2019-07-26
  • 23일 오전 1시7분께 울산시 남구 번영교 남단 도로에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동 방향으로 가던 강모(40·조선족)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과속상태에서 운전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경위...
  • 2019-07-2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