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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문화가족 자녀 8.2% “지난해 학교폭력 당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8월24일 10시12분    조회: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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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정

다문화 가족 자녀 중 8.2%는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으며, 온라인 상에서의 폭력 피해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또한 다문화 가족의 자녀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차별받거나 무시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9.2%였다.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유경현)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위원장 인재근)·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권인숙)과 함께 22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다음 세대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다문화 가족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족 구성원 수는 96만명에 이르고 국내 체류 외국인도 200만명이 넘어서면서 법적 제도적 정비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토론회에 학자·전문가·정책담당자와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다문화가족자녀의 교육 관련 법·제도 개선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정기국회에 입법청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문화가족자녀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김이선 연구위원은 “다문화가족 자녀는 중도입국하거나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학교생활 적응 수준도 낮게 나타났다”며 “연령이 어릴수록 학교 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다문화가족 자녀’라고 하더라도 성장배경·연령·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의 양적·질적 수준은 동일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세대의 사회적 주변화가 다음 세대에도 답습되지 않도록 다문화가족 자녀의 지원을 위한 교육정책 전반의 재구성과 집중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차별이 일어나는 현장인 학교를 기준으로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재홍 서울신문 기자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대림중학교에는 비공식 통계까지 포함하면 약 50%가 중국 동포다. 이 학교에서는 중국동포와 한국 학생이 섞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은 한국어 교육을 하는데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 당 학생 수를 줄이는 방안과 교육청 소관에서 학생 수를 배당시키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전우홍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차별와 부정적 낙인 효과를 조장하는 분리교육을 아예 배제시킬 수 없다고 했다. 전 국장은 “분리교육은 다른 학생들이 다문화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여기는 등 차이에 대해 차별적 태도로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야기시킨다”며 “다만 다문화 학생에 대한 특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교육부는 기본적으로 다문화 학생이 학교 교육 프로그램 내에 통합될 수 있을 때까지 한국어 교육과 기초 학력 지원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학교 내 기초 학력 보장 프로그램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윤경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사회의 다문화가족 자녀교육 법·제도는 중도입국자녀·탈북자 자녀·외국인근로자 자녀 등의 교육 지원에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만큼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연하고 다문화친화적인 교육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배경과 다문화 가족 자녀라는 두 용어를 명확히 설정한 후 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지훈 한국다문화가족 건강가정지원센터협회 수석부회장은 “일반적으로 다문화 가족 자녀라고 하면 ‘한국인과 혼인해 출생한 자녀 또는 중도 입국 자녀’를 칭하는데 이주 배경 자녀라고 하면 ‘외국인 이주 노동자·유학생·기타 외국인 가정의 자녀 등’을 일컫는 포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대상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명확한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법 체계의 영역에서 어떤 대상을 중심으로 정책이 생산되고 어떤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그에 따른 정책 방향성을 분석하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주와 관련된 규정은 성인들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심의관은 “청소년 기본법에 다양한 법규가 있어도 막상 현장에 가면 명시적인 표현이 없다”며 “중장기 과제는 교육관련 법과 청소년 관련 법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현재 소관 부서도 달라 총체적인 그림을 점검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유관 법률들이 실제로 어떤 정책에 어떤 예산체계를 갖고 있는지 전체적인 랩핑을 통해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새로운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 후에는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주여성 A씨는 “아까 박 기자가 대림중학교를 얘기했는데 사실 경기도 안산도 시급하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중국에서는 한 학교에 다문화 학생을 몇 명으로 지정하는데 한국도 이런 대책이 하루 빨리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아이가 한국사회에 더 빨리 적응하고 나의 나라라고 생각해 애국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주배경청소년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B씨는 “한국 교사들이 채용돼 다문화가족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심리에 대한 교육과정을 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심리상담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듯 우리는 교육 지원의 한계를 느낀다. 센터도 충분한 지원을 받아 아이들에게 학생들에게 양적·질적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남동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지원사는 “토론회에 참석하며 다양한 정책과 함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얼마 전 이주여성과 관련해 사건이 터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일이 일어난 후가 아닌 사전에 미리 대책을 세워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다문화’라는 명칭도 바뀌거나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참여소감을 말했다.

인재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다문화 가정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학생에서 다문화 학생들의 비율은 점점 늘어 작년 기준 12만명에 달한다. 최근의 교육은 과거의 일률적인 모습과는 다르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세심함이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환영사를 말했다.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도 “이제는 초기 적응 중심의 지원보다 다문화가족의 차세대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고 미래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성장 지원에 보다 중요한 둬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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