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르포] “신종 코로나가 우리 탓인가?” 혐오에 숨죽이는 대림동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29일 19시38분    조회:25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대림중앙시장. 한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대림중앙시장. 한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28일 낮 12시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33㎡(10평) 남짓한 크기의 약국에 마스크를 찾는 손님 10여명이 몰렸다. 이미 흰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은 마스크 50개가 든 상자를 사기도 했다. 약국만이 아니었다. 화장품 가게와 식료품점 등에서도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쪽에 있는 대림중앙시장 등 사람들이 밀집한 다중이용시설에는 오가는 사람들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하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대림동에 12년째 살고 있는 50대 중국동포 ㄱ씨는 이날 시장에서 <한겨레>와 만나 최근 겪은 일을 털어놨다. ㄱ씨의 아들은 지난 4일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다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 다 낫지도 않은 상태에서 황급히 퇴원시켜야 했다. 아들이 환자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걸릴까 두려운 것도 있었지만, 더 두려운 건 중국 동포를 향한 혐오 정서였다. “원래도 우리에 대한 차별이 심한데, 괜히 병원에 있다가 병에라도 걸리면 또 ‘조선족’이라고 뭐라고 할 게 뻔하지 않나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가짜 소문이 돌더니 이번에도 똑같아요. 중국 동포 차별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ㄱ씨가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옆에 있던 동네 주민은 ㄱ씨를 가리키며 “이 언니는 거의 한국인인데…”라며 혀를 찼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 있는 중국 동포를 향한 ‘포비아’로 확산하면서 ‘서울 속의 중국’이라 불리는 대림동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포털 사이트와 각종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며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한 커뮤니티에는 ‘우한 폐렴 걱정인데 ‘조선족’ 도우미 아주머니 그만 오시라고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누리꾼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이번 명절에 중국을 가시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걱정된다”며 “집에 어린아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조선족’ 도우미들 귀국하면 (중국 동포 도우미가 많은) 강남부터 증상 오고 난리 날 거다. 미리 신고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조선족’ 식당 직원들이 침 튀길 거 생각하면 식당도 못 가겠다”며 혐오 정서를 드러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한 화장품가게에서 마스크를 팔고 있다.
 

 

대림동에서 만난 중국 동포들도 이런 여론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에게 신종 코로나 얘기를 꺼내니 낯빛부터 어두워졌다. 지난해 한국에 왔다는 중국 동포 ㄴ씨는 “(신종 코로나와 중국 동포 연관성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속상하다. 그 부분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돌아섰다.
 

 

대림동 상인들은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림동에 화장품 가게를 연 지 1년된 중국 동포 이아무개(49)씨는 “억울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매장을 청소한다. 화장실에 손 소독제도 구비했다”며 “서로 조심해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림중앙시장상인회 총무인 김연아(49)씨도 “신종 코로나가 중국 동포들 탓은 아니지 않으냐”라며 “중국 동포들은 위생관념이 우리와 비슷하다. 원래 중국 동포에게 깔려있던 혐오 정서가 신종 코로나를 발판삼아 더 심해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1월20일 이전에 중국에 다녀오지 않은 중국인은 한국인과 발병 가능성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동포, 미국인, 한국인 모두 위험지역을 다녀온 분들이나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증상 없는 사람들과 접촉했다고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26
  • 인터폴 통한 적색수배 요청위한 필수절차 (안양=연합뉴스) 최종호 강영훈 기자 =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 중) 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중국 동포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서 나오는 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청담동 주식 부자'...
  • 2019-03-21
  • 부모살해뒤 둘째 아들 만난 '비상식적' 행동 설명 안돼 부모시신 분리유기ㆍ범행 동기ㆍ훔친돈 5억행방 '오리무중' (안양=연합뉴스) 최종호 강영훈 기자 =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다 불법 주식거래 등으로 실형이 선고된 이희진(33·수감 중) 씨 부모 피살사건의 주범격 피의자가...
  • 2019-03-21
  • 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행적 보니 이희진 씨 부모 살해 피의자가 올린 구인 글.   ‘깡 있는 분 우대. 불법체류자 지원 가능. 월 300만∼1000만 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가 지난달 16일 재외동포 구인구직 사이트에 개인경호팀을 모집한다며 올...
  • 2019-03-21
  • 이종민 외국인이주노동자협의회 운영위원장 인터뷰 최저임금 차등 주장 말 안돼 미등록 노동자 이유 다양 모두를 범죄집단화 하지 말길[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불쌍해서 도와주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제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규칙을 만들 때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금지를 제도화 하기 위...
  • 2019-03-21
  • 국내 체류인원에 비례…"단체관광객에 끼어 밀반입하는 사례 많아" 경찰 2차 소환조사 받는 애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류를 투약·유통한 의혹을 받는 클럽 MD(영업사원) 출신 여성 A씨(일명 '애나')는 ...
  • 2019-03-21
  • "조선족은 걸핏하면 칼부림을 한다." "조선족은 강력범죄의 원흉이다." "국내 체류 조선족들이 늘어날수록 범죄율도 높아진다." `중국동포(조선족)=강력범죄'라는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깊숙이 퍼졌다. 이런 인식은 길 가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오원춘과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박춘풍 같은 중...
  • 2018-12-11
  • 지난 12월 7일 오후, 연길시 교통운수관리소 신고중심에서는 한 녀승객이 조양천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연길서역으로 가던 중 차량번호 길HT18XX인 택시차 운전수가 비싼 택시료금을 요구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연길시 교통운수관리소 조사대대 대대장 동문봉은 "승객은 공항에서 고속철도 역으로 갈 때 차량번...
  • 2018-12-11
  • 무등록 환전소를 운영하면서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180억대 일명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를 한 30대 조선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선족 A씨(38)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 2018-12-03
  • 金哲红终审被判无罪:最想做的就是去祭拜父母 金哲红走出法院后接受记者采访 张瑶 摄 11月30日,吉林省高级人民法院对原审被告人金哲红(曾用名金哲宏)故意杀人再审一案进行公开宣判,宣告撤销原审判决,改判金哲红无罪。 此前,该案曾历经4次审理,金哲红先后4次被判死缓。 吉林省高级人民法院经再审查明:1995年9月10日17时...
  • 2018-11-30
‹처음  이전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