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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의 날씨를 예보하는 사람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22일 10시53분    조회: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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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기분”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

변덕스러운 하늘이 하루라도 잠자코 있었으면 하는것이 연변기상대 날씨 예보원들의 바람이다.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에도 폭설이 내리는 겨울에도 365일 기상대는 편한 날이 없다. 예보가 약간만 빗나가도 수십통의 항의전화를 받고 비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난다는 예보원들...

매일 하늘을 쳐다보며 대기의 흐름을 읽어야 하는 그야말로 비구름의 “눈치”와 “기분”에 따라 울고 웃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동학송(44살, 20년), 서창룡(41살, 17년), 최춘걸(48살, 26년) 이들은 연변기상대가 자랑하는 베테랑 예보원들이다.

큰비거나 폭설이 내릴때면 사람들의 관심은 이들에게 집중된다. 덕분에 자칫 예보가 빗나가기라도 하면 크게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컴퓨터로 작업한다지만 수치모델 자체가 오차가 있다보니 100% 정확도를 만족시킨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들 예보원들의 24시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기상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일기예보는 100% 맞아야 한다는게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다보니 예보가 적중하면 당연한거고 아니면 "죽일놈 살릴놈"이다.

삼복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철의 어느날 당직을 서던 최춘걸씨는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몸살을 앓았단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어제 오보예보때문에 지금 독감에 걸렸으니 병원비 물어내!”

수화기너머 녀자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온다.

알고보니 그전날 최춘걸씨의 예보날씨와 달리 그날은 유독 저온현상으로 15도가량 기온이 뚝 떨어졌던거였다. 하늘의 변수를 누가 알꼬? 

“지구의 3분의 1을 덮고있는 륙지의 날씨를 예보하는건 26년을 한우물을 파온 나도 실수투성이다”고 최춘걸씨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서창룡씨는 “같은 날 같은시 연길시 부르하통하 북쪽은 해가 쨍쨍 내리쬐여도 강 남쪽은 비가 쏟아질때도 많다”고 말한다. 비구름의 조화에 예보원들은 졸지에 “죽일놈”이 된다.

지난 9월의 어느날에는 한 할머니가 잔뜩 일그러져 상기된 얼굴로 "그저께 비 안온다고 한 사람이 누구냐"며 사무실을 뒤집었단다. 알고보니 비 안온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마당에 고추를 말렸는데 잠깐 내린 비때문에 고추를 몽땅 버리게 됐다는것이였다.

참으로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였다.

때론 기상전문지식들이 제대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생기는 오해로 예보원들은 거짓말쟁이로 오해 받을때도 많다.

동학송씨는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용하고도 왜 예보가 틀리냐고 말하지만 최첨단 과학장비로도 100% 알아맞출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단 1%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있다”고 말했다.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날씨를 알아내기 위해 자연과 씨름하는 사람이 기상대 예보원이다. 업무특성상 이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24시간 교대근무로 일한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대기의 흐름을 알아내기 위해 분석, 판단을 해야된다.

이들은 퇴근해도 퇴근한게 아니란다. 비가 온다고 예보했는데 오지 않으면 초조한 심정은 말로 다 못한다. 새벽에 자다 깨 창문을 열고 내다보는 일은 례사다. 예보가 빗나가면 상처입은 자존심에 한잠도 잠들지 못한다.

보람도 있다. 제때에 예보된 폭우주의보나 폭설경보로 피해를 줄였을때 뿌듯하다. “덕분에 올해 농사 큰 피해는 막았다. 너무 고맙다”며 전화오는 농민들도 많다.

수화기를 놓기가 무섭게 기상대 예보원 사무실의 전화는 또 울린다.

“저희는 휴대전화를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화장실 갈때도 불안하고 식당을 갈때도 불안하고 항상 불안합니다”

언제 하늘이 토라질지 모르기때문에 늘 마음이 편치않는 기상대 예보원들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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