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난 팔이 언제 나와?' 묻던 아이, '팔꿈치 피아니스트' 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2월10일 23시00분    조회:339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키 150㎝, 자그마한 소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왼쪽으로 몸을 약간 틀어 앉은 소녀는 지그시 눈을 감더니 건반을 두드린다. 연주하던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가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소녀의오른 어깨가 크게 들썩인다. 건반을 수놓은 건 소녀의 왼손과, 오른 팔꿈치. 오른 손이 없는 소녀에게 오른 팔꿈치는 여섯번째 손가락이었다.

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15층 갤럭시홀. 최혜연(19)양이 정은현(35) 선생님과 연습 중이었다. 올해 이 학교 특별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된 혜연양은 입학식에서 기념 연주회를 하기로 돼 있다.
경북 영덕이 고향인 그는 ‘팔꿈치 피아니스트’다. 세 살 때, 부모님이 하던 정육점에서 놀다 고기를 자르는 기계에 오른쪽 팔 아랫부분을 잃었다. 눈 깜짝할 새였다. “저는 잘 기억도 안 나는데, 엄마 말이 7살 때까지 ‘엄마, 나는 팔이 언제 나와?’라며 물었대요. 그때쯤 스스로 안 것 같아요. 제가 특별하다는 걸….”

그가 피아노와 가까워진 건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이모 덕분이었다. 한 살 터울인 언니가 피아노를 배우는 게 마냥 부러웠다. 하지만 꿈일 뿐이었다. 다섯 손가락만으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던 2011년, 그의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갓 예고에 진학한 언니의 피아노 레슨 선생님 정은현(35)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다.

 오른쪽 손이 없어 팔꿈치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최혜연양이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서 정은현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Amazing Grace'를 연주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오른쪽 손이 없어 팔꿈치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최혜연양이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서 정은현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Amazing Grace'를 연주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시각과 청각을 잃은 헬렌 켈러를 미국 작가로 키워낸 설리번 선생님의 심정이었을까. 정 선생님은 혜연양을 처음 만난 2011년 1월 1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혜연이가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치는데, 마음이 울컥했어요. 잘 가르칠 자신이 없어 거절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흔들렸지요. 혜연이에게 ‘꿈이 뭐니’라고 물었는데, 대답을 듣곤 ‘아, 이 아이는 내가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를 움직인 혜연이의 대답은 “희망을 주는 피아니스트”였다.

두 사람의 지옥훈련이 시작됐다. 혜연양은 매주 경북 영덕에서 대전까지 버스를 타고 4시간을 달려가 정 선생님을 만나 피아노를 배웠다. 정 선생님은 혜연양을 위한 왼손 연주곡을 찾고, 오른손 멜로디가 비교적 쉬운 곡을 맞춤용으로 편집했다.

정 선생님은 혜연양이 이해하기 쉽게 오른손은 주먹으로 피아노를 쳤다. 대전의 예고에 진학한 혜연양은 하루에 3~6시간씩 피아노를 연습했다. 허리가 틀어진 상태에서 연주하다보니 장시간 연습할 순 없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정 선생님은 “많이 힘들었을 텐데, 혜연이는 포기하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양과 정은현 선생님. /오종찬 기자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양과 정은현 선생님. /오종찬 기자
 
혜연양은 딱 한번 눈물을 보였다. 고1 때 멀리 떨어진 부모님이 그립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을 때다. 다른 친구들이 화려한 곡을 치는 걸 볼 때마다 속이 상했다고 한다. 며칠 간 피아노를 보지도 않다가 자신이 가장 행복할 때가 피아노 앞이란 걸 깨달았다. “그땐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짜증이 났어요. ‘왜 자꾸 쳐다보지?’란 생각이 들고, 불쾌했어요. 근데 피아노 앞에 앉아 있으면 내가 특이한 게 아니라 특별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대단하다’, ‘감동받았다’고 말해주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혜연양은 독주회를 2013년, 2014년 두 번 열었다. 그는 “지금은 다르다는 게 피아니스트로서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래도 팔꿈치로 연주하면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 선생님은 혜연양을 ‘타고난 무대체질’이라고 했다. 그는 “베테랑 피아니스트들도 떨리기 마련인데, 혜연이는 무대 위에 올라가면 더 잘 한다”고 했다. 혜연양은 공을 선생님에게 돌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선생님이 공연을 다 준비하세요. 늘 감사한데, 쑥스러워서 그동안 제대로 표현을 못했어요.”

혜연양은 선생님이 외래교수로 있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의 꿈은 4년여가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제 연주를 듣는 분들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좀더 공부해서 저만의 곡을 만들고 싶어요.” 정 선생님도 제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혜연이의 연주는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혜연이가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을 힐링해주는, 선물같은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조선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천갑록씨(61살)는 신발수리공이다. 돋보기를 넌지시 코에 걸치고 능숙하게 실을 꿰는 천씨는 흰 운동화를 손에 들고 해진 곳을 바느질한다. 여기저기 해져서 볼품없던 신발이 천씨의 꼼꼼한 바느질로 금세 새살이 붙으면서 말끔한 모습을 보인다. 천씨는 2년 넘게 연길시 북대 대우화원 아빠트 입구에 자리를 지키고있다. ...
  • 2013-07-31
  •    올해 62세인 서숙자는 10년전 연길시 저압전기기구공장에서 퇴직한후 지금 북산가두 단영사회구역에서 로후를 장식하고있다.    2005년부터 북경에 있는 딸 집에서 생활하며 열심히 신문열독을 하면서 가치있는 자료들을 스크랩하기 시작하였다.    “지나간 일들을 누가 ...
  • 2013-07-29
  •             일전에 연변두만강애심협회에서는 불우한 장애인가정 학생들에게 사랑으로 넘치는 달콤한 하루를 선물했습니다. 연변지체장애인협회에서 추천한 김이령, 우희봉, 허충량 등 12명 학생들은 두만강애심협회에서 조달한 조학금과 학용품을 받았습니다. 두만강애심협회 윤희백회장님...
  • 2013-07-29
  • 왕청현려명예술단 단장 리주성씨의 로후생활 새로운 무용곡을 구상하고 있는 리주성씨. 가야하반에 자리잡은 연변주 왕청현에는 퇴직한후 장장 11년동안 아무런 보수도 없이 오로지 민족예술에 대한 사랑과 집념으로 천부적인 장끼를 서슴없이 발휘하여 조선족예술을 계승, 발전시켜 연변은 물론 동북3성에서 《민간예술가...
  • 2013-07-29
  • “무더위에 환경청결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는데 사회구역 간부들이 따라준 녹두물을 마시고 마음이 더없이 개운하고 시원해졌으며 더위가 확 날아간것 같았습니다.” 이는 연길시 공원가두 원성사회구역에서 청결공으로 일하고있는 52세 리서진씨가 청결도중 원성사회구역 간부들이 갖고 온 녹두물을 마시고 ...
  • 2013-07-25
  • “시내가 부럽지 않습니다. 우리 농민들도 ‘공인’처럼‘쌍발’해 월급 타거든요.” 함주원씨는 아담하고 정갈한 마을풍경과 시설, 경영체를 일일이 가리키면서 “땅도 부치니까 이중수입이다보니 우리 마을 사람들이 호강스럽게 살아간다”고 자랑한다. 함주원씨는 민속관광, 특...
  • 2013-07-25
  • 8년간 사회구역 주민들을 위해 충실히 일해온 간부가 있습니다. 그가 바로 연길시 건공가두 연화사회구역 당총지서기 대지품입니다. 요즘 연화사회구역 경찰아파트단지에서는 단지출입구에 자동문을 설치하느라 바삐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 아파트단지는 자동문이 설치안돼 관리에 허점이 많았는데 사회구역 당총지서기 대...
  • 2013-07-23
  • 연길시 조양천진 승리사회구역 철남에 거주하고있는 올해 71세인 최인숙은 전국로력모범의 본색을 잃지 않고 퇴직후에도 20여년을 하루와 같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있다. 일찍 개산툰 철물상점에서 과장으로 사업하면서 20만원이란 놀라운 영업수입을 올린 최인숙은 1985년에 전국로력모범으로 표창받았다. 그후 조...
  • 2013-07-22
  • 백혈병소년 박명혁, 따뜻한 성원속에 두번째 화학치료도 무사히 마무리 두번째 화학치료후 병실문을 나서서 걷다가 힘들어 쉬고있는 박명혁학생 《성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앓는 애와 저희 가족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내용의 메세지와 함께 련속부절히 입금해주고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의 은혜를 잊을수 없습...
  • 2013-07-22
  • 《우리는 나라 발전의 견증인이며 유공자이다》   이때가 얼마나 좋았던가?...1963년도에 찍은 왕청현제5중학교 졸업생사진 1963년 7월 10일은 왕청현제5중학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날이다. 지난 7월 14일, 도문립봉산장에서 반백년만에 처음 이 학교 당년졸업생기념파티가 있었다. 파티의 조직자인 문영수, 강봉...
  • 2013-07-18
  • 한국 벽제농협과 안도현 만보진 홍기촌이 자매결연을 맺고 17년간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있다. 지난 6월말, 자매결연 17돐을 맞아 또다시 홍기촌을 찾은 한국 벽제농협 리승엽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 4명은 촌민들과 함께 즐거운 만남을 가진후 홍기촌발전기금과 만보소학교발전기금, 마을 54명 학생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 2013-07-18
  • 연길시 신흥가두 민화사회구역에는 지은지 20여년이 되는 한 아빠트가 있는데 하수도가 자주 막히는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있었다. 2011년에 민화사회구역의 일군들이 애를 써서 겨우 하수도를 소통시켜놓았는데 금년에 또 문제가 발생하였다. 민화사회구역 일군들은 부득불 한집에서 30원씩 거두기로 하고 집집을 찾...
  • 2013-07-18
  • 하늘이 내린 선물 —안도 만보진 홍기촌의 세쌍둥이(8살, 지미선, 지미자, 지송군)가 모두의 갸륵한 마음 그대로 자라 이제는 동심의 꿈을 한껏 펼쳐가는 어엿한 소학생이 되였다.   “학교생활 신이 나요”   11일, 특대홍수후 새로 닦은 시원한 도로를 따라 골목안으로 아담하게 들어앉은 안도...
  • 2013-07-18
  • 왕청현 제18차 민족단결진보표창대회에서 선진으로 표창받은 오기철.(사진 김룡기자) 일전에 연변주 왕청현 배초구진당위에서는 복림촌 촌민 리옥희(李玉喜)가 보내온 감사신을 받았다. 감사신에는 배초구진 복림촌 촌민위원회 주임 오기철이 자기 안해가 중병으로 생명이 경각을 다투는 관건적인 시각에 선뜻이 나서서 남...
  • 2013-07-17
  • 란간 보수작업을 하는 오기송씨(왼쪽사람).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온다. 연길의 명물이라 불리는 부르하통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문뜩 그 사람들 사이로 탁 트인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외로운 쪽배 하나가 손에 잡힐듯 시선을 잡아끈다. 뭘 하나 유심히 봤더니 상류쪽에서 떠내려오는 쓰레기들을 긴...
  • 2013-07-17
  • 7월 14일, 길림시설봉문화협회의 행사가 길림시 송화호 기린애섬에서 있었다. 협회 회원 40여명이 아침길을 줄여 한시간 반가량 가도가도 끝이 없을듯한 수림속 산길을 뚫어 도착한 송화호 서남변 선착장, 또다시 배를 타고 찾은 곳은 기린애섬이다. 송화호 기란애섬에 도착 산수가 어우러져 그림같은 선경에 잠시 잃었던 넋...
  • 2013-07-16
  • 2006년 3월 27일에 뇌경색이라는 불청객이 나한테 또 찾아왔다. 이날도 친구와 둘이서 술한병을 마셨는데 이번에는 오른손을 잘 쓸수 없었다. 2년전의 경험이 있는 지라 그 길로 병원에 갔더니 이번에는 왼쪽 뇌혈이 막혔다는것이다. 평소에도 맥박이 고르지 못하고 비오기 전날 심장이 아파나는데 고통스러워 가슴을 주먹...
  • 2013-07-15
  • 어머니와 함께. 왕청진에 거주하는 김순자는 ( 올해 72세) 지난해 43년전에 갈라진 아들 전진석을 만나게 되였다. 김순자는 1963년에 결혼하여 1965년에 아들 진석이를 봤는데 남편과 감정이 맞지 않아 1967년 2월 28일에 법적리혼을 하고 아들애는 남편이 키우기로 했다. 김순자는 애가 보고파 애와 갈라진 두달후인 4월 ...
  • 2013-07-15
  • 최근 몇년간 흑룡강성 목단강시 조선족축구협회에서는 민족 축구 발전과 화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목단강시조선족축구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는 2011년 동북조선족축구련의회로부터 목단강대표처로 임명되면서 새롭게 탄생하였다.지난 세기 80년대 목단강시조선족축구협회가 설립된적 있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여...
  • 2013-07-12
  • “마을일이라면 발벗고나서는 '걱정도감'을 신문에 내줄수 없습니까?” 10일, 화룡시 투도진에서 아침 일찍 뻐스를 타고 본사 사무실을 찾은 김학송(80세)로인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걱정도감은 화룡시 투도진 신북촌의 김송웅(73세)로인으로서 화룡시 공안국에서 사업하다 퇴직한후 마을과 이웃들을 위...
  • 2013-07-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