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먹어라. 지각하겠다!”
일주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살 딸애를 둔 김모(34살)네 아침은 역시나 례외없는 전쟁터이다. 일분일초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먹지는 않고 급한줄 모른채 해쭉해쭉 장난질이고... 조급한 마음에 애를 다그치는 목소리는 점차 높아져만 간다. 아이를 울리는 일도 다반사이다.
“휴~ 전날 저녁부터 벌써 고민입니다. 아침에 뭘 먹을가 서너번씩 물어봅니다. 아침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김모는 결혼후 애가 있기전까지는 먹고 싶으면 먹고 차려먹기 싫으면 나가서 먹기도 했고 먹기 싫으면 안 먹는 “행복”한 시절이 있었지만 애를 임신해서부터 아침과의 전쟁이 시작되였다고 한다. “애가 있으니 아침을 꼭 챙겨먹이려고 하지요. 아침을 먹어야 오전내내 힘차게 뛰여놀수 있고 건강에 좋을테니깐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아침차리기를 고집하는 김모의 리유이다.
부부 모두 출근족이라 아침시간이 빠듯할때면 한집식구 셋이서 집근처에 있는 죽집에 가 죽을 먹는다는 현모도 아침걱정은 마찬가지이다. “밖에서 먹으면 위생문제가 제일 걱정됩니다. 하루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라면서 현모는 아침을 하지 않으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고 한다.
한창 아침잠이 많을 아이가 안쓰러워 아침식사를 포기하고 아침잠을 선택한 가정도 있다. “어차피 아침에 입맛도 없고 싱갱이질해봤자 한두숟가락밖에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젠 잠을 푹 자도록 놔둡니다.아침때문에 하루의 시작을 싸움으로 보내느니 포기하는게 차라리 편안하더군요.” 소학교 2학년, 5학년에 다니는 오누이를 둔 리정(39세)씨는 “아침을 먹지 않는 대신 간식도시락에 신경씁니다. 영양가를 따지면서 못먹는 아침을 보충합니다. ”라고 나름의 방법을 소개했다.
반면 올 가을이면 소학교에 입학하게 될 아이를 생각하여 미리 적응시간을 준비하는 엄마도 있다. 아직까지는 유치원에서 아침을 공급하기에 굳이 집에서 먹이지 않아도 되지만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느라고 지금부터 기상시간을 앞당겼다고 한다. “눈을 뜨자마자 밥을 먹으려면 입맛이 없잖습니까. 날씨가 좋아졌기에 요즘은 예전보다 40분가량 앞당겨 일어나 아빠랑 함께 아빠트단지내에서 운동을 좀 하고 그 사이 나는 아침을 준비합니다. 운동을 했으니 밥을 더 잘 먹습니다.”라면서 다른 엄마들한테도 권장한다.
아침을 평화롭게 여유롭게 보내는 주부도 많다. 전날 저녁 아침식사거리를 다듬고 전부 손질하여 랭장고에 넣어둔 다음 아침에 일어나 볶기만 하면 된다면서 노하우를 자랑한다. 소학교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장모는 아침걱정이 없다. 아침에 먹을 밥 혹은 죽은 저녁에 밥솥에 앉혀 예약해놓으면 되고 밑반찬도 몇가지만 준비해놓으면 사나흘은 문제없다고 한다. “사실 저녁에 좀 더 신경쓰고 아침에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아침식사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습니다. 엄마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되지요.”이렇게 말하는 신모는 아이가 홀로 학교에 간 다음 집을 거두고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까지 누린다고 한다. “아침이 즐거우면 온 하루 기분이 좋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면서 어른이거나 아이거나 아침식사때문에 부담받지 말아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기자가 30대 녀성 74명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일 혹은 주 3,4회 정도로 아침식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가정이 67세대로 67명 설문조사대상가운데 90.5%를 차지하고 아침식사를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7세대로 9.5%를 차지했다.
아침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것은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일반가정에서 주요하게 안해가 아침을 담당하고 있기에 아침식사여부는 절대적으로 안해한테 달려있다고 봐야 된다. 요즘 대부분 맞벌이부부이고 워킹맘이 많은 현실속에 아침까지 책임지다보면 힘들법도 하지만 갓 결혼했거나 아이가 아직 어린 30대 안해 혹은 엄마들은 오늘도 래일도 아침과제를 끝없이 풀어나가야 한다.
아침, 이젠 싸우지 말고 즐기는건 어떨가?
한옥란 기자/김단 실습생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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