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끼, 일주일 내내 먹어도 싫지 않아!”, “점심밥 먹으려고 오늘도 일찍 학교에 나왔다니깐!”
식당으로 들어가는 길에 학생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이 학교의 식당밥은 맛있고 깨끗하기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실로 대학시절의 그 맛있던 학교 식당밥이 지금도 얼마나 추억의 먹거리로 마음에 남게 되는지 모른다. 하나라도 더 얹어주던 정다웁던 얼굴도 함께 말이다.
열한시가 되기도 전에 학생들로 붐비고 11시반부터는 빈 구석하나 없이 사람들로 꽉 찬다는 이곳은 연변과학기술대학 교내식당, 친근한 동네언니처럼 정이 가는 얼굴의 리행령씨가 분홍색 앞치마를 걸치고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린다. 기름과 쌀, 라면을 끓일 때의 불조절까지 모두 신경을 쓴다는 그녀는 매일 새벽 다섯시부터 팽이처럼 돌아친다. 아침엔 4-5백명, 점심에는 8-9백명, 저녁에는 6백명 정도.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을 위해서다. 총 22명의 직원들과 함께 여는 행복한 아침, 그녀는 덮밥, 급식, 라면, 마라향솥, 면식, 김밥류, 국밥까지 모두 학생들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한다.
함께 운영하는 《어머니 도시락》 주문이 들어와 홀에 나왔는데 그 잠간의 휴식시간조차도 그녀는 그냥 보내지 않는다. 식사를 하는 모습들을 두리번거리면서 학생들이 어떤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음식은 얼마나 남겼는지, 라면으로 모자라는 학생한테 주먹밥과 소세지를 얹어주면 어떨는지... 머리속에는 온통 집밥과 같은 편안하고도 건강한 음식으로 그들의 배를 불리고싶은 고민들로 가득하다.
“별 욕심은 없어요. 십원, 백원 벌이보다는 성실하게 10전에서 1원, 1원에서 5원 벌이를 하라고 어머니도 그리 가르쳐주셨는걸요!”라고 하면서 멋적게 웃어보인다. 그녀는 음식만 갖다놓고 어디론가 사라진 옆 테이블의 학생들을 찾으며 “라면은 오래 놔두면 불어서 맛도 없는데, 저 덮밥도 다 식겠다. 빨리 와서 좀 먹지!” 그녀의 걱정에는 오지랖 넓은 동네언니의 정겨움과 다정함이 묻어있었다.
초중과 고중을 장춘에서 다니고 일본류학과 한국견학으로 외지생활을 오래한 덕분일가?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에게 그리운 집밥을 선물하고픈 리행령씨다. 최저의 가격으로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일념으로 행령씨는 다달이 특가이벤트를 진행하며 “먹고싶은 음식 조사”를 통해 더욱 맛갈지고 든든한 집밥을 해주고 싶다고 한다.
“집밥, 이는 다정한 보살핌입니다. 이곳에 사는 외지인이나 외국인들, 학생들을 소박한 정성이 담긴 먹거리로써 하루 세끼 튼튼하게 보살펴주는거죠! 밥 한술에 온갖 시름을 잊게 말입니다.” 위생과 안전까지 고려하여 전문청소업체도 따로 모집했다는 행령씨의 진솔하고도 소박한 리념이 통했던걸가? 넓은 연변과학기술대학 교내식당은 항상 편안하면서도 훈훈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는 “사생들의 집”으로 사람들한테 다가선다. 식사가 끝난 뒤 커피나 차 한잔을 나누며 한참동안 시시콜콜 담소를 나누는 이들, 그속에서도 이곳의 편안함이 느껴졌다.
연변일보 글·사진 류설화 견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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