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박태동, 고목과 20년, 자연에서 인생 배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5월11일 19시28분    조회:187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작업중에 있는 박태동씨.
연길시 중심에서 부르하통하가 조용히 누워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동으로 가다보면 “일송정”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발목을 잡는다. 통나무를 세로로 잘라 그 단면을 부착해 만든 출입문부터가 기상이 남다르며 안으로 들어서면 그윽한 나무향이 페부에 와닿아 잠시나마 깊은 자연속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하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바로 고목수집가 박태동씨(44세)가 정성으로 꾸며놓은 공간, 이 곳에는 박태동씨가 그간 수집해온 고목이나 괴목들과 그의 나무조각작품들이 소장되여있으며 여기에는 나무를 향한 한 사나이의 소박한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공부보다는 산에서 뛰노는것이 더 즐거웠던 개구쟁이 시절부터 박태동씨는 산에 오르면 모양새가 특이한 솔방울이나 나무가지를 주어오는것을 좋아했다.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나무뿌리수집을 시작한것은 20년전이다. 그때 그는 늘 여가시간을 틈내 산에 들어가 여러 자연조화로 끊어져 넘어진 나무나 희귀한 모양새를 가진 나무뿌리들을 찾아다니군 했다. 죽은 나무뿌리를 구해오는 일이지만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예술품을 수집하는 일이며 그래서 박태동씨는 더욱더 대자연이 만들어준 천태만상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빼앗길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연변의 깊고 얕은 산은 그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소장하고있는 고목들 가운데서 박태동씨가 가장 아끼는것은 수령이 약 2000년 되는 호박목(琥珀木)이다. 호박목이란 홍송이 자연환경에서 늙거나 넘어진 후 홍송 송진의 유지성분에 의해 완전히 부식되지 않은 상태의 목재를 말하는데 일명 침향목(沉香木)이라고도 한다. 무게가 150킬로그램을 육박하는 이 호박목을 산에서부터 옮겨오기까지는 장장 사흘이 걸렸다. 박태동씨가 친구와 둘이서 이틀간 산에서 먹고 자며 바위덩이 구을리듯 안간힘으로 굴려서 산 아래까지 내려왔으며 산중에서 길까지 잃어 헤매기도 했다.
 

수령이 2000년이 되는 수박목.

장백산 원시림에서 발견한 3천년 되는 홍송도 있었다. 자연속에서는 넘어져 생명을 다한듯 보였지만 박태동씨가 손수 나무 겉의 썩은 부분을 손질해버리고 원상태만 남겨놓아도 그것은 영락없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해 기둥처럼 공간의 한 가운데를 받치고 서있었다.
 

그는 또 어깨 너머로 배운 조각기술로 가끔 령감이 떠오를 때면 직접 나무조작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작업실에 전시된 작품만 해도 여러 점이 되며 요즘은 또 수집해온 나무로 풍수어로 유명한 아로아나(金龙鱼)를 조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무뿌리를 수집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늘어났고 고목이나 괴목의 관산용 가치가 높아감에 따라 시장도 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편이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그에게 “무모한 행동을 그만두라”고 권고했다. 그깟 죽은 나무들을 모아서 뭘 하겠느냐 하는것이다.
 

“그저 나무가 좋은걸 어쩝니까. 나무만 봐도 기분이 좋고 나무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또 내가 직접 찾고 품을 들여 깎고 다듬어서 하나하나 모양을 갖춰가는 나무들을 보면 정말 성취감이 크지요.”
 

말을 하며 그는 기자를 한켠으로 이끌었다. 한메터 남짓한 느릅나무였는데 수령은 그닥 길어보이지 않으나 울퉁불퉁하게 자란 표면이 인상적이였다.
 

“사람으로 말하면 참 아픔이 많은 셈이지요. 이 울퉁불퉁한 마디 모두가 나무가 어떤 아픔에 맞서기 위해 자아보호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몇백년 지어 몇천년을 자라니 나무의 의지가 얼마나 굳셀가요? 그러니 우리가 나무로부터 배우지 않고 되겠습니까?”

박태동씨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쩌면 그의 “화려한” 인생경력도 나무와 닮아있지 않는가. 살면서 마주친 갖가지 간난신고에 그는 단 한번도 굴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16살에 연길알루니늄공장에 취직해 로동자로 일했으며 6년만에 공장이 부도나자 생활을 위해 산약재수구며 잣농사, 미역장사까지 마르고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했다. 역경은 많았으나 워낙에 성정이 굳고 호방한 박태동씨는 언제나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하늘을 향해 굳센 가지를 펼치는 나무처럼 그 역시 옹이마다 아픔을 감내하면서 오늘까지 걸어왔다.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무와 함께 했던 시간이 그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여주었다.
 

현재 박태동씨는 작업실 한켠에 나무테이블 몇개를 놓아 동호인들과 함께 차 한잔 기울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나무향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의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수 있기를, 그들과 함께 나무사랑을 교류하고 싶은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진화 기자 / 오준길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저희 집에도 멋진 새 옷장이 생겼어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1일, 52살에 나는 김길남씨가 아담한 새 옷장을 바라보며 감격에 젖어 하는 말이다. 이날 그는 연길 락백가구 사업...
  • 2013-11-07
  •   감동과 눈물로 얼룩진 한 회갑연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아버지가 중풍에 걸린지 인젠 몇년되는데 그래도 생전에 회갑은 치러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해 하객들의 눈굽을 적시는 일이 연길시에서 벌어졌다.   지난 2일에 모인 회갑연에 하객은 70여명밖에 안되었지만 김광...
  • 2013-11-06
  • “사회구역에서 나서지 않았더라면 계속 추위에 떨번하였습니다.” 연길시 건공가두 장생사회구역 건설국 소구역 1번지 3단원의 주민들이 고마움에 젖어 하는 말이다. 알아본데 의하면 이 단원의 한쪽&nb...
  • 2013-11-05
  • 외국에 나가 돈을 버는것도 힘들지만 다른 사람의 홀대를 받아가며 일하기란 더욱 힘듭니다. 고향에 돌아와 자기농사 지으니 마음이 편하고 절로 힘이 납니다.거기에다 풍작을 맞아 항상 신나기만 합니다.” 화룡시 동성진 해란촌 박일수씨(52세)는 외국돈벌이도 마다하고 고향에 다시 돌아와  신원벼재배전문농...
  • 2013-11-05
  • 사랑하는 엄마:       엄마, 하늘나라가 있나요? 혹시 그곳에서도 이 못난 아들 걱정을 하고계시는것 아닌가요? 다들 시간이 약이라고 하건만 엄마가 우리곁을 떠난지 거의 2년이 돼가도 나는 아직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젖어들어 필을 들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 막내아들...
  • 2013-11-01
  • "동네 어르신네 신세가 큽니다!” 이는 화룡시 팔가자진 룡산촌 룡두산학복전문농장의 주인인 리명복(52세)씨가 하는 말이다. 여기에서 그럴만한 깊은 사연이 깃들어 있다. 리명복이 거주하고 있는 룡산촌 룡강툰은 원래 한개의 행정촌이였는데 촌툰합병시에 룡산촌과 합병하여 오늘날의 룡산촌산하의 한개 자연툰으로...
  • 2013-10-30
  • 《가정교육》을 담론하는 황정숙로인 가정교육이 목마른 요즘 시대에 75세 조선족할머니가 학부모들의 《가정교육》의 지남침으로, 동료들에겐《격세(隔代)가정교육》방법과 경험을 전수해 화제다. 그가 바로 장춘시조선족새일대관심위원회 관성구분회의 주임 황정숙로인이다. 45년간 교육사업에 종사해왔던 황정숙로인은 ...
  • 2013-10-29
  • 룡정시 지신진 룡지촌 2툰에는 97세나는 조선족로인 김숙자를 친어머니처럼 정성들여 돌보고있는 부승(70세)이라 부르는 만족로인이 있다. 부승로인과 김숙자는 앞뒤집사이로 1972년부터 사이좋게 지냈다. 룡지촌 2툰은 대부분 한족이 거주, 조선족은 3세대뿐이였고 지금은 한집밖에 남지 않았다. 이 마을은 한족, 조선족,...
  • 2013-10-26
  •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남편과 헤여진후 찬바람이 스며드는 자그마한 단칸방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는 오금자씨(63살)를 만난것은 지난 22일이였다. 도문시 석현진 13주민위원회의 한 좁은 골목에 자리잡은 그의 집은 20평방메터  되나마나한 작은 단층집이였다. 지난해 갑작스레 손을 떠는...
  • 2013-10-24
  • 연길시 북산가두 단광사회구역 로인협회 문영재할머니 주위에 독거로인들이 늘고있다.잘살아보겠다며 타향살이 떠난 자식들은 1년에 어쩌다 겨우 한번, 그것도 큰 마음을 먹어야 고향집을 찾는다.“오늘은 뉘집 아무개가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네”란 소문이 들릴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남의 일 같지가...
  • 2013-10-23
  •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 이십도구촌 촌당지부서기 왕련영 《우리 마을 왕서기는 참말로 훌륭한 분이십니다. 그분을 꼭 신문에 내주십시오!》이는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 이십도구촌의 촌민들이 촌당지부서기 왕련영을 두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간절한 부탁이다. 금년 5월, 왕련영(57세)한족서기는 촌민들의 추천...
  • 2013-10-22
  • ㅡ해당부문 《의로운 용사》로 신청 ㅡ청도조선족사회 병원 방문 위로금 전달 이어져 지난 10월 8일 밤 9시경, 청도시 조현로(曹县路)에 위치한 정화려관(靖和旅馆)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청도시민들을 경악하게 한 가운데, 폭한의 서슬푸른 기세에도 두려움 없이 폭력을 제지하다 중상을 입고 즉시적으로 경찰에 신고하...
  • 2013-10-17
  •        나에게는 이모 한분이 계신다. 1934년생이시니 올해로 어느덧 79주세인 셈이다. 세월이 무정했었는지? 운명의 조화였던지? 이모에게 하나밖에 없는 이 조카딸은 세살에 엄마를 잃었고 그때 이모와 갈라져서 왕청에서 연길로 떠나왔었다. 내가 다섯살나던 해 이모가 한번 연길로 찾아오...
  • 2013-10-15
  • 장춘시 변철호선생을 찾아서 지나온 일들을 얘기하고있는 변철호선생/ 사진 한정일 기자 퇴직후에 더 바쁜 사람 장춘시 조선족들중에 변철호(85세)라 하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다. 불편한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한채 걸음을 겨우 걸으면서도 조선족사회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크고작건 발벗고 나서는 걱정도감이다. 특히 흘...
  • 2013-10-15
  • 지난 9월 22일에 연길시공안국 하남파출소의 경찰들에 의해 연길“사랑의 집”에 보내진 두살배기 남자아이 김세영(가명)어린이는 지금 따뜻한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웃음꽃을 피워가고있다. “처음에 사랑의 집에 들어올 때까지만 하여도 아이는 누구의 품에 안기면 떨어지려 하지 않고 울기만 했는...
  • 2013-10-11
  • “돈지갑을 잃어버린 주인을 찾을수 없을가요?” 8일,순박한 얼굴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한 로인이 본사 편집부를 찾아왔다. 랑력민이라고 하는 올해 60살에 나는 이 로인은 가방에서 기다란 두개의 돈지갑을 꺼내놓으며 “며칠전에 연길 국제무역청사와  청년광장 부근의 쓰레기상자에서 이 돈지갑...
  • 2013-10-11
  • 임신상태에서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녀성이 아이를 낳고 이 아이로 인해 3년여만에 소생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있다. 강소성에 거주하는 장영향씨는 3년동안 식물인상태였다가 최근 자신의 아들을 보고 미소를 지을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장씨는 지난 2010년 12월 1일 오전 9시, 남편이 운전하던 삼륜차가 사거리를 지...
  • 2013-10-08
  • 정년퇴직이 눈앞인 5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조무래기들과 함께 하며 동심으로 나이를 잊은 중년교원이 있다. 잘 숙성이 된 와인처럼, 농익은 이 가을의 과일처럼 진하고 향긋한 꽃중년의 향기를 피워올리는이가 바로 연변대학 사범분원부속소학교 5학년 5학급 담임 김순태교원이다. 단정한 옷차림새, 씩씩한 걸음걸이와 시...
  • 2013-10-08
  • 김수금회장   올해 74세 나는 김수금은 장춘 제1 자동차그룹 조선족로인협회 회장이다. 제1자동차그룹 3중에서 교원으로 있다가 퇴직한 김수금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제1자동차그룹 조선족로인협회의 부회장, 회장으로 있으면서 두번째 인생을 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바치고있다. 퇴직하기전에 제1자동차그룹 조선...
  • 2013-10-08
  • 현재 천진에서 병치료중인 박명혁학생 16살 백혈병소년 박명혁학생의 거액 치료비가 필요한 투병사실이 조선족을 대상으로 생활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중위쳇(公众微信)인 《우리온》에 소개되면서 명혁이에 대한 사랑의 손길이 계속 줄을 잇고있다. 최근 공중위쳇《우리온》은 《우리온에 걸려온 전화...우리...
  • 2013-10-04
‹처음  이전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