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일본인상기15]일본인들이 보내준 믿음을 두고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18일 11시04분    조회:108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남편류학시절의 경제담보인이였던 노토 아키히로(能登昭博)씨는 대학교 졸업론문을 <진영귀와 대채정신>이라는 테마로 썼을 정도로 중국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치바(千葉)동부지역의 판촉업무를 총괄하는 회사경영인이였던 그는 내가 일본에 온 이듬해에 새로운 사업으로 지역신문인 《호오지로》(ほおじろ)를 창간하게 되였다
 
  일본에 온 지 1년이 좀 넘어서부터 재택근무형식으로 코리안번역을 했던 나는 일본어로 된 여러가지 자료를 직접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기계로 번역된 한국어자료를 정확하게 수정하는 등 작업을 하면서 점차 문자를 다루는 일을 해보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였다.

《호오지로》 창간 2주년을 맞는 해에 나는 리력서와 함께 중국에서 썼던 기자증을 가지고 노토 사장을 찾아갔다. 편집부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어이 없는 청을 들 줄을 몰랐던 노토 사장은 놀라운 기색을 지으면서도 내가 내놓은 기자증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번 부딪쳐 보려는 생각 뿐이였지만 가능한 정도의 자기 어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디서 생긴 자신감이였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부끄러울 정도의 오만이였던 것 같다.

3일 후 편집부의 에이코(栄子) 부장이 전화로 결과를 알려주었다. 앞으로 중국, 한국에 관한 코너가 필요하다는 미약한 비중의 리유, 그리고 중국기자의 감각을 믿어보자는 사장의 제의로 채용이 결정되였다는 것이였다.

‘일본인들은 의외로 너무 단순하구나. 기자증 하나로 나를 믿다니…그것도 연변에서 온 나를…’

당시의 솔직한 내 심정이였다.

중국에서 발급된 기자증이 그렇게 나에게 행운을 갖다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10여년을 편집부에서 일하면서 내가 해놓은 일중에 제일 큰 일이 《호오지로》 창간 10주년맞이 이벤트 행사였다.

10주년을 이색적인 이벤트로 기념하고자 하는 회사 방침하에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다. 그중에서 “오페라와 첼로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나의 제안이 채택되였고 일본의 첼로연주단과 중국오페라가수와의 만남을 만들기로 결정되였다.

오페라가수 최선자씨의 공연무대

우선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오페라성악전공 예술전문사 과정을 마친 중국서남민족대학 예술학원 최선자교수가 선정되였다. 이왕이면 고향출신의 가수를 모시고 싶었던 나의 바람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두달 후 콘서트 일정이 결정되고 프로그람이 결정되였다. 남은 시간은 8개월 뿐이였다.

일을 추진하는중에 나는 홀시해 버린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였다. 최선자씨의 비자문제였다. 요즘과는 달리 그 당시는 일본행 비자수속이 너무 엄격했다.

일본인들은 비자에 대한 감각이 희미하다. 대부분 국가와 지역에 무비자출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상식이 결핍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긴급회의가 열렸고 내가 비자신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했다. “비자가 나올 지는 그때 가봐야만 압니다. 불안한 점이 많습니다.”

8개월 동안 준비하고 추진하는 일이 마지막에 가수의 비자문제 때문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비교적 엄중하게 설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그런 큰 일을 벌린 것을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

역시 감각상의 다른 점이라 할가 “정당한 리유가 있다면 비자가 내려 오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느냐?”라는 결론이 나왔고 비자문제는 무조건 나에게 맡긴다는 아무 근거없는 믿음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결국 신문에 광고까지 나가게 되였고 3개월전부터 콘서트 입장권판매가 시작되였다.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극장에 손님들이 가득 찼는데 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해프닝을 몇번이고 꿈 속에서 겪었다. 두번 다시 이런 “도깨비짓”을 벌이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던 기억도 난다.

작년에 두번째로 만난 앞줄 왼쪽으로부터 에이코부장, 최선자, 노토사장 및 뒤줄 왼쪽으로부터 다카기 프로듀서와 필자 

모든 가능성을 동원하고 세심한 준비를 서둘렀다. 서남민족대학 여러 교수들의 노력과 회사의 적극적인 배합, 무엇보다도 나에 대한 믿음이 큰 힘이 되였던것 같다.

콘서트를 앞둔 일주일전에 비자가 무사히 나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기했던 최선자씨가 콘서트를 사흘 앞두고 일본에 도착했고 그동안 전화로, SNS로 교류를 해왔던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였다. 예술에 국경과 언어가 필요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며칠간이였다.

2007년 8월 26일, “오페라와 첼로의 아름다운 만남”이 성공리에 막을 올렸고 클래식음악에 대한 일본인들의 수준 높은 감상력에 만족을 주는 최선자씨의 아리아가 극장에 울려퍼졌다.

대성공이였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중의 <사랑의 신이여>, 푸치니의 <투란도트>중의 <시뇨레, 들어주오!>, 푸치니의 <나비부인>중의 <어느 개인 날> 등 십여곡을 부르는 최선자씨가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였다.

10년이 지난 오늘도 그날의 그 감격을 되새기면 또다시 온몸에 전률을 느끼게 된다. 근심과 걱정에 잠을 설쳤던 8개월간에 내가 받았던 무조건적인 믿음, 근거 없는 믿음, 위험했던 믿음, 비중이 컸던 믿음에 보답을 하는 눈물겨운 순간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살면서 때로는 사람들 사이의 진지한 믿음이 운을 불러온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윤주임이 아니였더라면 어찌 오늘의 태흥촌이 있겠습니까? 윤주임이 진날 마른날 가리지 않고 진심으로 촌민들을 위해 동분서주한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기와집에서 살고 마을의 길도 다 닦았...
  • 2016-03-08
  • 좋은 일을 하는데는 남녀로소 너나할것없다.오늘은 3월 5일 “뢰봉 따라배우기 날”이다.신흥소학교 2학년 4반 학생들은 최미화 담임교원의 지도하에 은하양로원을 방문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양...
  • 2016-03-05
  • 시아버님 사랑 태명숙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이다.”란 말이 있다. 시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나로서는 이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다. 내가 23살 꽃나이에 꽃너울 쓰고 박씨가문에 시집 온지도 어언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옛날부터 한동네 혼사는 힘들다고 했건만 나는 복받은 녀자인지 한동...
  • 2016-03-03
  •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선뜻 나서야죠. 이후에도 이런 일에 부딪치면 서슴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겁니다. 다만 이번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더욱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택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2일, “내 고장 훌륭한이 ” 영예를 수여받은 주신흥공업집중구 사업일군인 서염봉(38세)을...
  • 2016-03-03
  • 소고기명세장에 깃든 이야기 백순천   전야에 황금오곡 무르익고 산등성이마다 단풍이 빨갛게 불타던 맑은 가을날 나는 오랜만에 내가 나서 자란 그립던 옛 고향을 찾아가 고향사람들을 만나보려고 서둘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촌로인협회에서는 대형뻐스를 세내여 훈춘 방천으로 관광을 떠나는 날이였다....
  • 2016-03-02
  •   * 음악과 함께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 왔어요 모든 사람의 축복에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죠 세월이 흘러서 병들고 지칠때 지금처럼 내 곁에서 서로 위로해줄수 있나요 함께 걸어가야 할 수많은 시간 앞에서 우리들의 약속은 언제나 변함없다는것을 믿나요 힘든 날도 있겠죠 하지만 후...
  • 2016-03-02
  • 결혼전엔 몰랐던 남편의 모습 미정    련애시절 남편은 생일이나 기념일에 꼭꼭 생화를 한묶음씩 안겨주면서 근사한 식당에도 자주 데려가 맛 있는 음식도 사주었다. 난 그의 자상함에 반했다. “결혼하면 너만을 바라보며 밥도 빨래도 청소도 육아도 다 도와줄게.”라던 그가 결혼후 달라졌다. 물론 결...
  • 2016-03-01
  • 한국인도 반한 중국식 정통 양꼬치의 맛 ‘북경양꼬치’ 북경양꼬치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중국식 정통 양꼬치 요리 인기 [디트뉴스24] 고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요즘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양고기다.최근 양고기 요리가 대중화되면서 양꼬치 업소가 늘고 있다. 우리에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양고기는 꼬치라...
  • 2016-03-01
  • 일본 도쿄에서 '샘물 한글학교'를 이끌고 있는 전정선(60) 교장. 그는 2008년 이 학교를 세우고 재일 조선족 2 세인 어린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일본 내 조선족 2세에 한국어 교육   "한중일 3국 잇는 '코리안' 키울 것"   "새 친구들 환영합니다! 입학생, 재교생 다같이...
  • 2016-02-29
  • 아빠의 빈자리 청목   나의 직업은 의사이다. 그것도 하루에도 몇번씩 수술실을 드나들어야 하는 외과의사이다. 의사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참 매력적인 직업일지는 모른다. 사람들의 존중을 받고 수입도 괜찮고 참 이처럼 완벽한 직업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고 많은 사람들은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 매력뒤...
  • 2016-02-29
  • 선인장의 웃음 김화 “그동안 수고했다. 참 예쁘구나!” 색갈이 선명하고 깔끔한 세개의 봉오리가 자기를 보라는듯 의기양양하게 행복한 웃음을 보내고있다. 그동안 거의 방치하다시피 돌보지도 않았는데 선인장은 잘 견뎌내고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너무 예뻐 허리를 굽혀 입을 바짝 대고 칭찬을 해주었다....
  • 2016-02-26
  • 숨 차게 달려온 나날   박영옥 장백산아래 안도현에는18년동안 이름을 떨쳐온 한 민간단체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안도현백두산아동문학협회”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전인 1997년 1월의 어느날, 리룡득선생이 날보고 지금 연변에 아동문학협회가 공백인데 안도에 이 협회를 설립할 계획이니 김동철씨가 ...
  • 2016-02-25
  • 시력을 잃은 안해에게 꽃향기를 선물하기 위해 수천송이의 꽃을 집주변에 심은 한 일본인 남편의 지극정성이 화제를 모으고있다. 미야자키현 신토미초에 사는 구로유키 쿠로키와 그 안해 야스코 쿠로키는 매일 60마리의 소를 돌보아가며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지난 1956년에 결혼한 이래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부부의 꿈은...
  • 2016-02-24
  • 아버지와 술 문 호    늘 한결같은  친구가 나에게 고급술 한병을 선물하였다. 왠지 술병을 마주하니 눈앞이 흐릿해진다. 친구와의 소중한 우정도 그렇지만 문뜩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아버지는 애주가였다. 어쩌면 술은 아버지에게 어쩌면 밥같은것이였다. 아마도 밥과 술중에서 선택하라면 아버지는...
  • 2016-02-24
  • [경남맛집]창원 양덕동 '어린양양꼬치' 왁자한 선술집 느낌이다. 화려하게 꾸며져 있지 않아서 부담 없이 색다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어린양양꼬치'다. 양꼬치집이라고 듣고 들렀더니, 중국 요리 메뉴가 빼곡하다. 중국어로 쓰인 메뉴판도 있다. 조선족 출신의 박순화...
  • 2016-02-23
  • [더 나은 미래] "결혼 이주 여성이라면 모국어 살린 통역사 어때요?" 소셜벤처 '온아시아'의 도전 이상선(37)씨는 열한 살 아이의 엄마이자, 중국이 고향인 결혼 이주 여성이다. 10여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서울에 터를 잡은 후 5년은 '육아'에 올인했다. "애가 좀 자라서 취직하려고 보니 나이가 30대...
  • 2016-02-23
  • 300원의 가치 조홍매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어느덧 올해로 강산이 한번 변할만큼의...
  • 2016-02-23
  • 세뱃돈을 고향도 아닌 이국타향에서 값지게 사용하는 이가 있다. 그는 다름 아닌 한국 인천남동고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장상훈 군이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받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도 행복해지는법이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서인지 장상훈 군도 약세군체에 후원의...
  • 2016-02-20
  • 추억의 손목시계 리기춘 어느날 나는 책상서랍을 정리하다가 서랍구석에서 22년이라는 긴 세월을 고스란히 잠들어있던 《상해표》손목시계를 꺼냈다.입김을 홀홀 발라가면서 하얀 손수건으로 먼지를 살살 닦으니 깨끗한 모양새가 그대로 깔끔하게 들어났다.어찌보면 보잘것없이 평범한 손목시계이지만 나에게는 애뜻한 감회...
  • 2016-02-18
  • 그래도 다홍치마가 더 곱지 않을까? 맹영수   지난1년남짓한 기간에 친척, 친우 그리고 지인들의 부름을 받고 20번의 결혼식에 참가했다. 결혼식은 평생의 연분을 맺는것으로써 응당 즐거운 맘으로 축하하여 주고 술잔을 들어야 했다. 허나 번마다 그런 즐거운 기분만은 아니였다. 왠지 어떤 결혼식에 참가하고 귀로에...
  • 2016-02-17
‹처음  이전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