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3
일본에서는 일부러 목장으로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소나 말. 처음에 연길에 가서 제일 놀라웠던 일이 거리에 마차와 소수레가 자동차들 속에 끼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였다고 아키코씨는 말한다.
현대건물이 들어서있는 거리 풍경과 양복차림의 신사들 모습을 배경으로 한 소와 말, 당나귀들을 렌즈에 담으면서 처음에는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그런 풍경에 습관이 되면서 인간들 못지 않게 수걱수걱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모습에 탄복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말 못하는 그들의 맑은 눈동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너는 훌륭한 로동자이다. 많이많이 실어줘. 그리고 제대로 운반해줘야 돼~”라고 말을 건네면 마치 알아듣기라도 한듯 눈을 껌뻑거리는 연변소들이였다고 아키코씨는 지금도 흥미진진하게 그 이야기를 한다.
어느 겨울날 눈에 덮인 연변대학 교문 앞 큰길을 당당하게 지나가는 말수레를 보았을 때 이런 말을 건늬였다고 한다. “차가운 눈길을 당당하게 걸어가는 말이여, 나는 네가 멋있고 좋다. 연변대학의 학생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여~ 필경!”
그런 아키코씨가 처음으로 서시장 고기매대에 갔을 때에는 잠간 주저가 되였다. 토막토막 갈라놓은 고기덩어리를 보면서 ‘연변의 소와 돼지가 연변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에네르기 원천으로 변해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쩐지 길에서 만나는 소와 말들이 더더욱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또 하나 신기한 것을 발견한 아키코씨였다. 일본에서는 병원에 가서야 체중기에 오르고 키를 재군 했는데 당시 연길거리에는 체중기가 많이 나와있었다. 한번은 백화상점 앞에서 5전을 내고 키를 재고 체중을 달아보았다. 그 때 주인인 한족아저씨와 이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난다고 한다.
“제가 좀 살 쪘나 봐요.”
“호우, 호우.”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한족아저씨는 체중과 키 비례가 아주 리상적이라고 칭찬해주는 듯했다.
“아…연변에 와서 내가 이뻐졌구나..” 하면서 기분 좋았던 그 기억이 아직까지도 새롭다고 아키코씨는 추억했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아키코씨의 당시 추억을 담은 연길의 사진들(사진 제공 아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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