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우리 동네 골목 풍경선(량철수)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8월19일 09시33분    조회:187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생 70 고래희’ 라고 하던데 내 나이가 벌써 73살 된다.

“아이들은 날(日)이 빠르고 해(年)가 늦고 로인들은 날이 늦고 해가 빠르다”는 말과 같이 실로 감짝 사이에 한해가 지나니 말이다.

젊어서는 희망으로 살고 늙어서는 추억으로 산다더니 이 나이를 먹고 보니 지나간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어린 시절 우리 사는 동네는 층집이라곤 거의 없다. 모두가 20여평방짜리 단층집에서 살았다.

게다가 줄집이고 집 면적이나 집안의 구조도 대체상 같았다. 심지어 앞마당 구조까지 거의 비슷했다.

 

왕청현 배초구진 봉림촌에서 중학교 동창들과 함께 있는 필자 량철수(오른쪽 두번째)

 

 

그 때 집들은 집과 집 사이의 간벽이 얇은데다가 밀봉까지 잘되지 않아 조용할 때면 옆집의 말소리도 다 들렸다. 집집마다 부엌쪽 앞마당에 자기 집 너비 만한 자그마한 헛간이 있었다.

집과 집 사이를 막지 않고 자그마한 공간을 두고 집집이 이어졌는데 그 공간이 마당이자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이기도 했다.

줄집의 중간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자기 집으로 가려면 반드시 여러 집들의 문 앞을 지나야 했는데 집안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누가 지나가는 지를 알 정도이다.

어느 무더운 여름철이다. 중간 집에서 사는 남정이 술에 취해 앞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속옷 바람으로 구들에서 대자로 누워 낮잠을 잤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본 젊은 각시가 되려 얼굴이 뜨거워나 어쩔줄 모르는 상황이니.

10여호 가구가 좁은 공간에서 밀집거주하며 이웃사촌처럼 지내면서 큰 말썽 없이 화목하게 보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사회가 바로 오늘 말하는 ‘조화로운 사회’가 아닌가 싶다.

당시 쌀과 식유는 물론 석탄까지 배급(통장)제로 하다 나니 날씨가 덥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석탄을 절약하느라 집에 불을 지피지 않고 밖에서 풀무로 밥을 지어 먹었다. 흙으로 만든 풀무나 나무로 만든 풀무가 집집마다 없어서는 안되는 생필품으로 되였다. 지금은 민속전시관에 가야만 그런 풀무를 볼 수 있다. 집집마다 석탄콕스도 어지간히 준비해 두지 않으면 안되였다. 한달에 한집에서 석탄을 400키로그람씩 공급해주었는데 겨울에 쓰기 위해서 여름에는 석탄을 절약해 썼다.

그 당시 매건(煤建)에서 계서(鸡西)탄, 화룡탄, 량수탄을 공급했는데 사람들은 계서탄이 비록 값은 비싸다고 하지만 화력이 세고 콕스가 많이 난다고 했다. 석탄재도 막 버리지 않고 꼭 재무지를 다시 뚜지며 작은 콕스알갱이까지 모조리 주어왔다.

밥 할 때가 되면 집집마다 앞마당에서 아낙네들이 잽싼 솜씨로 풀무로 밥을 지었다. 그 때의 밥 짓는 정경이야말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선이라 하겠다.

연기가 사처에서 스멀스멀 피여오르고 절주 있는 풀무소리에 따라 탁탁 튀는 불꽃, 깔깔거리는 아낙네들의 웃음소리, 구수한 밥향기…

어느 하루 저녁, 네번째 집에서 사는 영봉이 엄마가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하도 이상하여 그 집에 들어가보니 석달 난 어린애가 낮부터 열이 나서 해열제를 먹였는데 열이 더 오른다는 것이였다. 남편은 출장 가고 젊은 각시가 어쩔바를 몰라했다.

영봉이 엄마는 다짜고짜로 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뒤늦게야 이를 알고 동네 아낙네들이 제 집 일처럼 병원으로 달려가 어린애 상황을 알아봤다.

의사에 따르면 아기가 급성 페염에 걸렸다 한다. 제때에 구급치료를 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번했다며 동네분들은 혀를 찼다.

우리 옆집에는 ‘동네아주머니’라 부르는 분이 살았는데 그 분은 우리 어머니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 분은 해주 김씨란다. 마음씨가 곱고 인품이 후한 ‘동네아주머니’는 나를 몹시 귀여워했는데 색다른 음식만 있으면 나부터 챙겨주셨다.

이웃들과 나누던 따뜻한 정, 사람냄새가 나는 아름다운 생활, 한마음 한뜻으로 동네를 살찌우던 그 시절…

오늘따라 인간미가 넘치던 그 때 그시절의 우리 동네가 생각난다. 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저희 집에도 멋진 새 옷장이 생겼어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1일, 52살에 나는 김길남씨가 아담한 새 옷장을 바라보며 감격에 젖어 하는 말이다. 이날 그는 연길 락백가구 사업...
  • 2013-11-07
  •   감동과 눈물로 얼룩진 한 회갑연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아버지가 중풍에 걸린지 인젠 몇년되는데 그래도 생전에 회갑은 치러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해 하객들의 눈굽을 적시는 일이 연길시에서 벌어졌다.   지난 2일에 모인 회갑연에 하객은 70여명밖에 안되었지만 김광...
  • 2013-11-06
  • “사회구역에서 나서지 않았더라면 계속 추위에 떨번하였습니다.” 연길시 건공가두 장생사회구역 건설국 소구역 1번지 3단원의 주민들이 고마움에 젖어 하는 말이다. 알아본데 의하면 이 단원의 한쪽&nb...
  • 2013-11-05
  • 외국에 나가 돈을 버는것도 힘들지만 다른 사람의 홀대를 받아가며 일하기란 더욱 힘듭니다. 고향에 돌아와 자기농사 지으니 마음이 편하고 절로 힘이 납니다.거기에다 풍작을 맞아 항상 신나기만 합니다.” 화룡시 동성진 해란촌 박일수씨(52세)는 외국돈벌이도 마다하고 고향에 다시 돌아와  신원벼재배전문농...
  • 2013-11-05
  • 사랑하는 엄마:       엄마, 하늘나라가 있나요? 혹시 그곳에서도 이 못난 아들 걱정을 하고계시는것 아닌가요? 다들 시간이 약이라고 하건만 엄마가 우리곁을 떠난지 거의 2년이 돼가도 나는 아직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젖어들어 필을 들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 막내아들...
  • 2013-11-01
  • "동네 어르신네 신세가 큽니다!” 이는 화룡시 팔가자진 룡산촌 룡두산학복전문농장의 주인인 리명복(52세)씨가 하는 말이다. 여기에서 그럴만한 깊은 사연이 깃들어 있다. 리명복이 거주하고 있는 룡산촌 룡강툰은 원래 한개의 행정촌이였는데 촌툰합병시에 룡산촌과 합병하여 오늘날의 룡산촌산하의 한개 자연툰으로...
  • 2013-10-30
  • 《가정교육》을 담론하는 황정숙로인 가정교육이 목마른 요즘 시대에 75세 조선족할머니가 학부모들의 《가정교육》의 지남침으로, 동료들에겐《격세(隔代)가정교육》방법과 경험을 전수해 화제다. 그가 바로 장춘시조선족새일대관심위원회 관성구분회의 주임 황정숙로인이다. 45년간 교육사업에 종사해왔던 황정숙로인은 ...
  • 2013-10-29
  • 룡정시 지신진 룡지촌 2툰에는 97세나는 조선족로인 김숙자를 친어머니처럼 정성들여 돌보고있는 부승(70세)이라 부르는 만족로인이 있다. 부승로인과 김숙자는 앞뒤집사이로 1972년부터 사이좋게 지냈다. 룡지촌 2툰은 대부분 한족이 거주, 조선족은 3세대뿐이였고 지금은 한집밖에 남지 않았다. 이 마을은 한족, 조선족,...
  • 2013-10-26
  •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남편과 헤여진후 찬바람이 스며드는 자그마한 단칸방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는 오금자씨(63살)를 만난것은 지난 22일이였다. 도문시 석현진 13주민위원회의 한 좁은 골목에 자리잡은 그의 집은 20평방메터  되나마나한 작은 단층집이였다. 지난해 갑작스레 손을 떠는...
  • 2013-10-24
  • 연길시 북산가두 단광사회구역 로인협회 문영재할머니 주위에 독거로인들이 늘고있다.잘살아보겠다며 타향살이 떠난 자식들은 1년에 어쩌다 겨우 한번, 그것도 큰 마음을 먹어야 고향집을 찾는다.“오늘은 뉘집 아무개가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네”란 소문이 들릴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남의 일 같지가...
  • 2013-10-23
  •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 이십도구촌 촌당지부서기 왕련영 《우리 마을 왕서기는 참말로 훌륭한 분이십니다. 그분을 꼭 신문에 내주십시오!》이는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 이십도구촌의 촌민들이 촌당지부서기 왕련영을 두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간절한 부탁이다. 금년 5월, 왕련영(57세)한족서기는 촌민들의 추천...
  • 2013-10-22
  • ㅡ해당부문 《의로운 용사》로 신청 ㅡ청도조선족사회 병원 방문 위로금 전달 이어져 지난 10월 8일 밤 9시경, 청도시 조현로(曹县路)에 위치한 정화려관(靖和旅馆)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청도시민들을 경악하게 한 가운데, 폭한의 서슬푸른 기세에도 두려움 없이 폭력을 제지하다 중상을 입고 즉시적으로 경찰에 신고하...
  • 2013-10-17
  •        나에게는 이모 한분이 계신다. 1934년생이시니 올해로 어느덧 79주세인 셈이다. 세월이 무정했었는지? 운명의 조화였던지? 이모에게 하나밖에 없는 이 조카딸은 세살에 엄마를 잃었고 그때 이모와 갈라져서 왕청에서 연길로 떠나왔었다. 내가 다섯살나던 해 이모가 한번 연길로 찾아오...
  • 2013-10-15
  • 장춘시 변철호선생을 찾아서 지나온 일들을 얘기하고있는 변철호선생/ 사진 한정일 기자 퇴직후에 더 바쁜 사람 장춘시 조선족들중에 변철호(85세)라 하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다. 불편한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한채 걸음을 겨우 걸으면서도 조선족사회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크고작건 발벗고 나서는 걱정도감이다. 특히 흘...
  • 2013-10-15
  • 지난 9월 22일에 연길시공안국 하남파출소의 경찰들에 의해 연길“사랑의 집”에 보내진 두살배기 남자아이 김세영(가명)어린이는 지금 따뜻한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웃음꽃을 피워가고있다. “처음에 사랑의 집에 들어올 때까지만 하여도 아이는 누구의 품에 안기면 떨어지려 하지 않고 울기만 했는...
  • 2013-10-11
  • “돈지갑을 잃어버린 주인을 찾을수 없을가요?” 8일,순박한 얼굴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한 로인이 본사 편집부를 찾아왔다. 랑력민이라고 하는 올해 60살에 나는 이 로인은 가방에서 기다란 두개의 돈지갑을 꺼내놓으며 “며칠전에 연길 국제무역청사와  청년광장 부근의 쓰레기상자에서 이 돈지갑...
  • 2013-10-11
  • 임신상태에서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녀성이 아이를 낳고 이 아이로 인해 3년여만에 소생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있다. 강소성에 거주하는 장영향씨는 3년동안 식물인상태였다가 최근 자신의 아들을 보고 미소를 지을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장씨는 지난 2010년 12월 1일 오전 9시, 남편이 운전하던 삼륜차가 사거리를 지...
  • 2013-10-08
  • 정년퇴직이 눈앞인 5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조무래기들과 함께 하며 동심으로 나이를 잊은 중년교원이 있다. 잘 숙성이 된 와인처럼, 농익은 이 가을의 과일처럼 진하고 향긋한 꽃중년의 향기를 피워올리는이가 바로 연변대학 사범분원부속소학교 5학년 5학급 담임 김순태교원이다. 단정한 옷차림새, 씩씩한 걸음걸이와 시...
  • 2013-10-08
  • 김수금회장   올해 74세 나는 김수금은 장춘 제1 자동차그룹 조선족로인협회 회장이다. 제1자동차그룹 3중에서 교원으로 있다가 퇴직한 김수금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제1자동차그룹 조선족로인협회의 부회장, 회장으로 있으면서 두번째 인생을 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바치고있다. 퇴직하기전에 제1자동차그룹 조선...
  • 2013-10-08
  • 현재 천진에서 병치료중인 박명혁학생 16살 백혈병소년 박명혁학생의 거액 치료비가 필요한 투병사실이 조선족을 대상으로 생활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중위쳇(公众微信)인 《우리온》에 소개되면서 명혁이에 대한 사랑의 손길이 계속 줄을 잇고있다. 최근 공중위쳇《우리온》은 《우리온에 걸려온 전화...우리...
  • 2013-10-04
‹처음  이전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