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까 치 소 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9일 08시11분    조회:19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까치소리는 언제나 반갑고 그립다. 까치소리는 내 동년의 아름다운 추억중의 하나로 나의 마음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마을 앞 키 높은 백양나무 우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새끼를 키우며 가끔 마을의 낮은 지붕우로 “깍깍”거리며 날아지 날 때면 어쩐지 기분이 좋았던 나의 동년시절이다.

필자 홍순룡

어렸을 때 까치는 기쁜소식을 전한다고 들어서인지 지저귀는 까치의 소리는 언제나 귀맛 좋았다 .아침에 까치가 우리 집 앞마당의 나무 우에 앉아서 지저귀고 날아간 날이면 보고 싶은 사람이 오거나 좋은 소식이 있지나 않을가 하고 은근히 기다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천진하고 유치하면서도 막연한 그리움과 바람 속에서 나의 동년이 흘러갔다.

까치소리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달픔과 그리움을 달래여주는 천사의 노래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있거나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이야기는 옛사람들이 삶의 고달픔과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닐가 생각된다.

교통이 불편하고 통신이 락후했던 그 세월에 보고 싶은 친인들과 자주 만날 수도 없었고 친인들 사이의 소식도 편지로 밖에 전할 방법이 없었던 그 세월에 귀엽게 생기고 소리마저 아름다운 까치를 이야기로 꾸며내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참 묘한 착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옛사람들의 고심에 탄복한다. 그러한 사연을 담은 까치소리여서 그런지 그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가 기다려질 때, 또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을 때 그 기다림과 바람 자체가 하나의 희망이 아닐가. 변함이 없을 것 같은, 매일 되풀이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마음의 한자락을 기탁할 수 있게 했던 그 까치소리가 옛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왔을가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면서 옛사람들의 삶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인간이란 참 괴상한 동물이라 하겠다. 어렸을 적에 들었거나 익힌 것들을 항상 념두에 두고 잊지를 못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소중하게 간직되여있던 그 것들이 출구를 헤치고 뛰쳐나와 어제와 오늘을 아주 미끈하게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까치소리에 깃든 이야기가 그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가.

그 옛날 편지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였다면 지금은 핸드폰으로 모든 통신이 가능해져 참 편리하다. 게다가 화상통화까지 막힘없이 되여있어 정말 좋은 세상이다.

그러면서도 현대통신수단 때문에 서운한 마음도 감출 수가 없다. 편지라고 하면 그 발신자의 진지한 마음이라든가 넘치는 감정마저 모두 그 발신자의 글씨체로부터, 혹은 글귀마다의 사이사이에서 읽을 수가 있어서 수신자에게는 넘쳐흐르는 친절감을 안겨주어 좋았지만 지금은 딱딱한 활자체로 찍혀나온 문자들에서 그런 맛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서 마음이 서글프기만 하다.

이럴 때면 오히려 편지같은 좋은 소식이 올거라고 집앞까지 찾아와 울어주던 까치소리라면 더욱 반갑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순수함과 인정미가 무엇인지를 까치소리에서 찾게 되는 이 마음만은 죄스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이미 저 멀리 흘러가 버린 옛날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은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오히려 고달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주고 보듬어주고 있는 것이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의 조용하고도 사랑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까치소리는 그저 옛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그 옛날의 고달팠던 사연으로부터 차츰 희미해지고 사그러져가는 오늘날의 인정세태에 이르기까지를 다 가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지금도 무디지 않은, 그 옛날의 티없이 맑고 정다운 목소리 그대로 귀맛 좋게 메아리로 울려와 나의 심금을 오래오래 흔들어준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질 때면 까치소리가 언제 들려올가 조용히 귀를 기울이게 되고 벌써 출입문에 시선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나에게는 까치소리와 더불어 그리운 이들이 너무도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도시에 살고 있어 까치의 “깍깍” 하는 귀맛 당기는 소리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 마음이 허전해질 때도 많지만 그래도 서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언녕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있어 그리운 이들을 잊지 못하게 한다.

오늘도 흘러간 동년시절처럼 까치소리가 그리워 진다.

아, 정다운 까치소리여.

홍순룡/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윤주임이 아니였더라면 어찌 오늘의 태흥촌이 있겠습니까? 윤주임이 진날 마른날 가리지 않고 진심으로 촌민들을 위해 동분서주한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기와집에서 살고 마을의 길도 다 닦았...
  • 2016-03-08
  • 좋은 일을 하는데는 남녀로소 너나할것없다.오늘은 3월 5일 “뢰봉 따라배우기 날”이다.신흥소학교 2학년 4반 학생들은 최미화 담임교원의 지도하에 은하양로원을 방문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양...
  • 2016-03-05
  • 시아버님 사랑 태명숙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이다.”란 말이 있다. 시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나로서는 이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다. 내가 23살 꽃나이에 꽃너울 쓰고 박씨가문에 시집 온지도 어언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옛날부터 한동네 혼사는 힘들다고 했건만 나는 복받은 녀자인지 한동...
  • 2016-03-03
  •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선뜻 나서야죠. 이후에도 이런 일에 부딪치면 서슴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겁니다. 다만 이번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더욱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택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2일, “내 고장 훌륭한이 ” 영예를 수여받은 주신흥공업집중구 사업일군인 서염봉(38세)을...
  • 2016-03-03
  • 소고기명세장에 깃든 이야기 백순천   전야에 황금오곡 무르익고 산등성이마다 단풍이 빨갛게 불타던 맑은 가을날 나는 오랜만에 내가 나서 자란 그립던 옛 고향을 찾아가 고향사람들을 만나보려고 서둘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촌로인협회에서는 대형뻐스를 세내여 훈춘 방천으로 관광을 떠나는 날이였다....
  • 2016-03-02
  •   * 음악과 함께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 왔어요 모든 사람의 축복에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죠 세월이 흘러서 병들고 지칠때 지금처럼 내 곁에서 서로 위로해줄수 있나요 함께 걸어가야 할 수많은 시간 앞에서 우리들의 약속은 언제나 변함없다는것을 믿나요 힘든 날도 있겠죠 하지만 후...
  • 2016-03-02
  • 결혼전엔 몰랐던 남편의 모습 미정    련애시절 남편은 생일이나 기념일에 꼭꼭 생화를 한묶음씩 안겨주면서 근사한 식당에도 자주 데려가 맛 있는 음식도 사주었다. 난 그의 자상함에 반했다. “결혼하면 너만을 바라보며 밥도 빨래도 청소도 육아도 다 도와줄게.”라던 그가 결혼후 달라졌다. 물론 결...
  • 2016-03-01
  • 한국인도 반한 중국식 정통 양꼬치의 맛 ‘북경양꼬치’ 북경양꼬치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중국식 정통 양꼬치 요리 인기 [디트뉴스24] 고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요즘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양고기다.최근 양고기 요리가 대중화되면서 양꼬치 업소가 늘고 있다. 우리에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양고기는 꼬치라...
  • 2016-03-01
  • 일본 도쿄에서 '샘물 한글학교'를 이끌고 있는 전정선(60) 교장. 그는 2008년 이 학교를 세우고 재일 조선족 2 세인 어린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일본 내 조선족 2세에 한국어 교육   "한중일 3국 잇는 '코리안' 키울 것"   "새 친구들 환영합니다! 입학생, 재교생 다같이...
  • 2016-02-29
  • 아빠의 빈자리 청목   나의 직업은 의사이다. 그것도 하루에도 몇번씩 수술실을 드나들어야 하는 외과의사이다. 의사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참 매력적인 직업일지는 모른다. 사람들의 존중을 받고 수입도 괜찮고 참 이처럼 완벽한 직업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고 많은 사람들은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 매력뒤...
  • 2016-02-29
  • 선인장의 웃음 김화 “그동안 수고했다. 참 예쁘구나!” 색갈이 선명하고 깔끔한 세개의 봉오리가 자기를 보라는듯 의기양양하게 행복한 웃음을 보내고있다. 그동안 거의 방치하다시피 돌보지도 않았는데 선인장은 잘 견뎌내고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너무 예뻐 허리를 굽혀 입을 바짝 대고 칭찬을 해주었다....
  • 2016-02-26
  • 숨 차게 달려온 나날   박영옥 장백산아래 안도현에는18년동안 이름을 떨쳐온 한 민간단체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안도현백두산아동문학협회”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전인 1997년 1월의 어느날, 리룡득선생이 날보고 지금 연변에 아동문학협회가 공백인데 안도에 이 협회를 설립할 계획이니 김동철씨가 ...
  • 2016-02-25
  • 시력을 잃은 안해에게 꽃향기를 선물하기 위해 수천송이의 꽃을 집주변에 심은 한 일본인 남편의 지극정성이 화제를 모으고있다. 미야자키현 신토미초에 사는 구로유키 쿠로키와 그 안해 야스코 쿠로키는 매일 60마리의 소를 돌보아가며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지난 1956년에 결혼한 이래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부부의 꿈은...
  • 2016-02-24
  • 아버지와 술 문 호    늘 한결같은  친구가 나에게 고급술 한병을 선물하였다. 왠지 술병을 마주하니 눈앞이 흐릿해진다. 친구와의 소중한 우정도 그렇지만 문뜩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아버지는 애주가였다. 어쩌면 술은 아버지에게 어쩌면 밥같은것이였다. 아마도 밥과 술중에서 선택하라면 아버지는...
  • 2016-02-24
  • [경남맛집]창원 양덕동 '어린양양꼬치' 왁자한 선술집 느낌이다. 화려하게 꾸며져 있지 않아서 부담 없이 색다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어린양양꼬치'다. 양꼬치집이라고 듣고 들렀더니, 중국 요리 메뉴가 빼곡하다. 중국어로 쓰인 메뉴판도 있다. 조선족 출신의 박순화...
  • 2016-02-23
  • [더 나은 미래] "결혼 이주 여성이라면 모국어 살린 통역사 어때요?" 소셜벤처 '온아시아'의 도전 이상선(37)씨는 열한 살 아이의 엄마이자, 중국이 고향인 결혼 이주 여성이다. 10여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서울에 터를 잡은 후 5년은 '육아'에 올인했다. "애가 좀 자라서 취직하려고 보니 나이가 30대...
  • 2016-02-23
  • 300원의 가치 조홍매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어느덧 올해로 강산이 한번 변할만큼의...
  • 2016-02-23
  • 세뱃돈을 고향도 아닌 이국타향에서 값지게 사용하는 이가 있다. 그는 다름 아닌 한국 인천남동고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장상훈 군이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받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도 행복해지는법이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서인지 장상훈 군도 약세군체에 후원의...
  • 2016-02-20
  • 추억의 손목시계 리기춘 어느날 나는 책상서랍을 정리하다가 서랍구석에서 22년이라는 긴 세월을 고스란히 잠들어있던 《상해표》손목시계를 꺼냈다.입김을 홀홀 발라가면서 하얀 손수건으로 먼지를 살살 닦으니 깨끗한 모양새가 그대로 깔끔하게 들어났다.어찌보면 보잘것없이 평범한 손목시계이지만 나에게는 애뜻한 감회...
  • 2016-02-18
  • 그래도 다홍치마가 더 곱지 않을까? 맹영수   지난1년남짓한 기간에 친척, 친우 그리고 지인들의 부름을 받고 20번의 결혼식에 참가했다. 결혼식은 평생의 연분을 맺는것으로써 응당 즐거운 맘으로 축하하여 주고 술잔을 들어야 했다. 허나 번마다 그런 즐거운 기분만은 아니였다. 왠지 어떤 결혼식에 참가하고 귀로에...
  • 2016-02-17
‹처음  이전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