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한국 여자교도소 교도관 체험] 수형자들 악다구니 사이로 아기 울음소리가…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21일 08시45분    조회:218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750여명 중 3분의 1이 장기수… 일과 시간엔 미용ㆍ조리 등 훈련

미지정 수용동 “옆방 소음” “물품 못 받아” 보고전에 쉴새 없어

육아거실 아기 생후 18개월엔 ‘이별’… 교도관들 “죄보다 사람 보려”

14일 방문한 청주여자교도소 전경. 청주여자교도소 제공

정해진 출입문이 아니면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6m의 담장.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과 번호로 불리는 세상을 완벽하게 갈라놓은 교도소 담장 속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14일 충북 청주의 청주여자교도소로 향하는 동안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청주여자교도소는 1989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여성 재소자 교정기관. 750여명의 여성 범죄자가 수감된 곳이다. 15일 오전 9시까지 24시간 동안 교도관 제복을 갖춰 입고 사람이 번호로 불리는 세상을 교도관들과 함께 했다. 


◇수형자 3분의1이 장기수…가볍지 않은 죄의 무게 

교도관으로서 지켜야 할 수칙 등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수용동에 발을 디딘 건 정오쯤. 점심식사를 위해 수용동 구내식당으로 향하다가 수용자들을 처음 마주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 일반 재소자들이 입는 파란색과 모범수가 입는 분홍색 수용복을 입은 수용자들이 열을 맞춰 운동장으로 나왔다. 언뜻 동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아주머니나 언니, 여동생 같은 익숙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각자 어깨에 짊어진 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청주여자교도소 재소자 약 3분의 1은 장기수다. 죄명은 대부분 살인. 돌이킬 수 없는 죄를 범한 수용자들이 감당해야 할 삶은 지옥과 다름없다. 남겨진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수용자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끝없이 자책하다 조울증을 앓기도 한다. 교도소 관계자는 “심하면 조현병으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죄책감 때문인지 치료보다 홀로 삭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쏟아지는 ‘보고전’, 교도소에서 울린 아기 울음소리 

여자교도소라고 해서 남자교도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도 일과 시간에는 교육 훈련과 작업이 진행된다. 다만 훈련과 작업의 종류가 남자교도소와는 다르다. 남자교도소에서 목공 작업장이 인기라면 여기선 미용ㆍ한식조리ㆍ제과제빵ㆍ화훼ㆍ의상디자인 쪽이 붐빈다. 

일과 시간에는 수용자들이 작업장이나 훈련장으로 향하기 때문에 수용동이 텅 비게 마련이지만 제1ㆍ4수용동은 그렇지 않다. 1ㆍ4수용동엔 질병이나 개인적 사유로 작업ㆍ훈련을 하지 않는 ‘미지정’ 수용자들이 수감돼 있는데, 교도관들 사이에선 업무 강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하루 30분 정도의 운동시간을 제외하면 종일 좁은 거실에만 갇혀 있어 예민한 상태인데다 싸움도 빈번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자가 근무하는 동안 큰 싸움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교도관들이 편히 쉴 형편은 못 된다. 수용자들의 생활공간인 ‘거실(居室)’에서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인터폰과 수용자들이 요구사항을 쪽지에 적어 창문 쇠창살에 달아두는 ‘보고전’ 때문에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있을 틈이 없다. “옆방에서 누가 문을 차는 것 같다” “옆방이 너무 시끄럽다” “물품 구매한 게 있는데 못 받았다” 등등 요구사항은 다양하다. 

근무 시작 1시간 만에 수거된 보고전만 11개. 보고전 한 장에 여러 가지 요구를 적는 경우가 많아 실제 처리 건수는 20건을 훌쩍 넘겼다. 보고전으로 접수하는 건 대개 약품이다. 교도소에는 국가지정의약품 33종이 무료로 지급되는데, 이 중 감기약이나 소화제는 사실상 비타민과 다름없단다. 

정신 없이 쏟아지는 업무에 바짝 긴장해있던 찰나 어딘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수용자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는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려 퍼진 아기 울음소리는 교도소라는 격리된 공간과 어울리지 않아 이질적으로 들렸다. 울음 소리를 따라 발길이 닿은 육아거실에는 8개월 된 아기가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육아거실은 여자교도소만의 특별한 공간이다. 일반거실과 달리 한글, 과일, 채소 등이 그려진 포스터가 벽면을 수놓고 있었고, 보행기나 젖병소독기 등 육아용품도 잔뜩 놓여있었다. 한 교도관은 “전날까지만 해도 4명의 아기가 있었다”며 “18개월이 지나면 아기는 교도소 밖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엄마가 출소하지 못하면 입양되거나 외부 친인척들에게 맡겨진다”고 말했다. 

청주여자교도소 수용동 복도. 이동하는 재소자들이 부딪쳐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복도 가운데 경계선을 그어 놓았다. 청주여자교도소 제공

◇24시간 잠들 수 없는 파수꾼… “죄보다 사람을 보려 합니다” 

밤이 되면 재소자들은 잠자리에 들지만 교도관들은 또 다른 업무가 시작된다. 재소자들이 잠자리에 든 오후 10시부터 4시간씩 선번과 후번으로 나눠 교대근무가 이뤄진다. 근무자들은 두 개 조로 나뉘어 1시간마다 순찰을 돌아야 한다. 

야간 순찰 대상은 2개 층 168개 거실. 모든 방을 일일이 살펴야 하는데, 자해 등의 가능성이 있어 화장실은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공간이다. 

야간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는 재소자들이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다. 첫 번째 순찰을 돌다 실제 하혈을 한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수용자를 만났다. 진통제를 먹고도 ‘골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고 주장해 보안과 계장까지 출동했다. 전에도 같은 고통을 호소해 진료받은 적이 있었던 수용자다. “진통제 효과가 날 때까지 좀 기다려보자”는 보안계장의 설득에도 수용자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수용자를 휠체어에 태워 의료병동으로 이동시켰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두 번째 순찰을 돌면서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고 돌아온 수용자가 곤히 잠든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여자교도소라는 특성으로 인해 교도관의 약 80%는 여성이다. 범죄자들이 수용된 공간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업무는 사실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외부 시선 또한 곱지 않다. 경력 20년이 넘은 한 교도관은 “아이 엄마들 모임에서 교도관이라 소개하면 대개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무섭지 않냐’고 묻는다”며 “솔직히 초년병 때는 조금 무서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죄만 놓고 보면 수용자들을 대할 수 없다”며 “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보며 함께 징역살이를 한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고 덧붙였다. 25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베테랑 교도관도 “교도소에 발을 들여놓을 때 함께 들어온 수용자가 아직까지 수감돼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이제는 식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법의 심판을 받아 격리된 재소자들이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담장 밖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사람 사는 사회라는 얘기다. 

교도관 제복을 입은 기자가 수용동 거실을 순찰하고 있다. 청주여자교도소 제공
한국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일본 도꾜에서 녀성전문병원 을 오픈한 리향란씨 리향란 주치의 지난 4월 3일, 비지니스거리로 번화한 일본 도꾜도의 킨시쵸(東京都錦糸町)역전 앞 상업빌딩안에 녀성전문병원 이 오픈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조선족 리향란씨가 주치의를 맡고 있으며 일본에서 유명한 병원인 쥰텐도대학(順天堂大学)병원과 제휴진료를 진...
  • 2019-04-09
  •        핑크색 꽃망울이 아름다움을 터뜨리는 벚꽃축제의 계절, 일본의 조선족들한테도 오하나미는 하나의 놓칠 수 없는 이벤트로 되여있다.   4월7일, 청명절과 오하나미의 계절을 맞으면서 간사이조선족여성회및 경영자협회에서는 오사카 근교의信貴山のどか村공원에서 회원및 가족 50여명이 함께...
  • 2019-04-08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30일, 주말 날씨가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한 가운데 동경의 벚꽃 명소는 개화기를 맞이한 벚꽃들이 만개하여 상춘객과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물결을 이루었다.   이맘때가 되면 일본의 기상청에서는 각 지역별로 개화(开花)와 만개(满开) 시기를 예상하며 련일 매체에서도 특집을 만들어 대...
  • 2019-04-04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보람이 있다”           (흑룡강신문=하얼빈)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면서 평생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온 길림성 연길시 공원가두 원월사회구역의 90세 고령의 김순자 로인은 몸이 불편하여 바깥출입이 힘든 지금도 누군가를...
  • 2019-03-28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로동자와 제비 그리고 ‘붉은태양광장’ 서순애, 파가이주구에서 로동자들을 위해 격정을 불태우던 그때를 그리며. 로동자들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화룡시에서는 6,7년전에 순애네가 살던 춘화촌을 포함한 동부 교외 부지를 개발해‘붉은태양광장&...
  • 2019-03-27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무엇이든 내 두손으로” 손수 만든‘도르래판'으로  움직이는 서순애(56세),안방에서 차를 내오는 중이다. 마을의 ‘꾀꼴새’ 길림성 화룡시 룡성향 춘화촌(지금의 흥륭촌)에서 태여난 서순애(56세)는 척수성마비 1급지체장...
  • 2019-03-26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효심, 애심의 천사   효비를 세우다   서순애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상으로 조합해낸 부모의 합영 사진. 순애는 아버지가 돌아가는 그날까지 순애를 등에 업고 삶의 리치를 하나씩 깨우쳐 주신 정경을 못잊어하며 “바다보다 깊은 아버지 그 사...
  • 2019-03-26
  • 배급 타는 로동자 되고 싶어 무작정 지신록장으로 떠난 그 날 얼마전에 오랜 친구인 영호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영호와는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사이도 아닌데 생전에 자주 만나보지 못하고 또 가깝게 우정을 나누지 못한 일이 저으기 마음에 걸린다. 문득 지난날 영호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이 머리 속에 새삼스...
  • 2019-03-25
  • [수기4]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1988년도 겨울,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 옷 장사를 해 어려운 집살림에 보탬하려고 무작정 연길로 떠났다. 연길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샤쯔와 속내의를 도매가격으로 구매한 후 지방에 가 팔았는데 생각밖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 계산해보니 본전과 교통비용 등을 제하고도...
  • 2019-03-22
  • 매일과 같이 한국 경기도 수원시 영화동 장안공원의 한 휴식공간, 마치 전문 제공이나 받은듯 영화동에 거주하는 부분 조선족로인들이 오후 2시―5시 사이에 이곳에 모여서는 이야기꽃을 피워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10명 좌우로 모이는데 많이 찾아들 때면 20여명 모인다. 거개가 74세에서 88세로할머니들이며 연변을 비롯...
  • 2019-03-20
  • 대형계렬기획보도- 백성이야기(93) — 어머니의 생전 소원을 풀어드리려는 윤영학로인의 집착 윤영학의 어머니 요즘《길림신문》일본특파원 리홍매의 일본 관련 기사를 애독해오던 장춘의 윤영학(85세)은 문득《길림신문》을 통해 그의 어머니(전생금, 1893년 생)가 생전에 그토록 그리던 ‘일본딸’을 찾아...
  • 2019-03-04
  • 내가 힘들고 고통속에서 헤매고있을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비슷한 처지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는게 솔직한 '인지상정'일것이다. 이른바 '동병상련', 저러고도 사는데 혹은 나와 비슷하다는 련민으로 뜻밖에도 내삶을 버텨낼 에너지를 얻는다. '사회적 존재'로 태여나고...
  • 2019-02-25
  • -리화-   성인자녀와 백발부모의 사이에 끼여있는 50, 60대. 백세시대 절반을 접고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의 세대좌표 역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딱 중간 그 자리에 와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온전히 나 자신 뿐만이 아닌 어느 부모의 자식으로, 어느 자식의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것이여야 하는지. ...
  • 2019-02-19
  • 2월 4일 그믐날 저녁, 연길시 진학가두 남양위 21조에서 살고 있는 리홍하네 집은 그날따라 북적거렸다. 6명 독거로인이 한자리에 모여 그믐날을 함께 쇠기로 한 것이다. 객실에 들어서니 남양사회구역 왕점화 서기가 로인들에게 설 선물로 빅 스카프(大围巾)를 드렸다. 선물을 받은 로인들은 어린애마냥 기뻐하며 나풀춤을...
  • 2019-02-14
  • - 글 / 현성해 -     예술학교시절 강신자교수님과 함께   1. 꿈많은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넓은 바다의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나에게 성해(星海)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그 간절한 기대만큼이나 나는 어릴적부터 다재다능한 소녀로 성장해왔다. 타고난 고운 목소리로 동네에서는...
  • 2019-02-13
  • 구역 로인협회 회원들이 장수로인들에게 축수하고 있다. 2월 1일 오전, 연길시 신흥가 민창사회구역에서는 사회구역주민들의 양로자질을 높이고 로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여 관할구역 7명 장수로인들에게 설맞이 장수연을 마련해주었다. 사회구역 일군들이 장수로인들에게 붉은 꽃을 달아드리고 ...
  • 2019-02-03
  • 꽃꽂이와 설계에 대해 설명하는 박금자녀성. 요즘 꽃가게를 통한 꽃문화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매양 그런 꽃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나의 머리속엔 조선예술영화 《꽃파는 처녀》의 주제가가 떠오른다. “꽃 사세요, 꽃사세요. 어여쁜 빨간 꽃, 향기롭고 빛갈 고운…앓는 엄마...
  • 2019-02-03
  • 84세 할머니 노래 800여수 부를 수 있고 속담 550개 기억 290매의 그림을 그려서 13권의 화책 만들어 100세시대 70세~80세는 중년이요. 80세부터 100세가 로년이다. 우리 주위를 살펴봐도 수명은 전보다 더 길어지고 녀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반면 그것도 시름시름 앓으면서 오래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식 하나 달...
  • 2019-02-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5) ▩김숙자(길림) 동아리와 함께 등산하면서(중간줄 왼쪽 두번째가 필자) 서로 관계를 맺게 되는 인연을 연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나는 쭉 살아오면서 많은 연분을 맺어왔는데 그 가운데서 글로 맺은 것이 바로 내가 애독하는 조선문으로 된 《길림신문》과의 연분이...
  • 2019-01-25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