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영자, 요시코, 레나… 나는 이름이 셋입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8월4일 08시10분    조회:1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사할린 잔류자들



현무암·파이차제 스베틀라나 지음|서재길 옮김
책과함께|328쪽|1만5000원

사할린에 사는 요시코(75) 할머니는 다섯 살 한겨울에 집에서 쫓겨났다. 그때 고열에 시달린 뒤 급격하게 시력이 악화됐다. 17세부터는 한 줄기 빛도 감지하지 못했다. 요시코는 사할린 조선인이다. 경상도 출신의 아버지는 1940년대 사할린에 강제 동원됐다. 충청도 출신의 어머니도 딸 둘을 데리고 건너왔다. 그래서 요시코는 이름이 셋이나 된다. 한국식 본명은 김영자, 일본 이름 요시코, 러시아 이름인 레나…. 시각장애인 남편은 한국으로 영주 귀국했지만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요시코는 사할린에 머물렀다. 지금도 사할린이 '마지막 거처'라고 굳게 믿는다.

책 제목처럼 2차 대전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할린에 남았던 조선인·일본인 열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논픽션이다. 이들은 요시코 할머니처럼 뿌리도 다양하고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조선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지만 일본어와 러시아어로 소리를 지른다. 대화할 때에도 세 언어를 섞어 쓴다.
 

사할린 섬에 사는 시각장애인 요시코 할머니. 조선인으로 본명은 ‘김영자’이지만, 사할린에서는 러시아 이름인 레나, 일본 이름인 요시코로 불린다.
사할린 섬에 사는 시각장애인 요시코 할머니. 조선인으로 본명은 ‘김영자’이지만, 사할린에서는 러시아 이름인 레나, 일본 이름인 요시코로 불린다. /책과함께

저자들은 이 가족들을 비운의 현대사에 희생당한 인물로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초국가적)'이란 개념을 통해서 다양한 정체성이 혼재된 다민족·다문화적 존재로 바라본다. 문화인류학의 현지 조사 방법에 가깝지만, 저자들의 시선에서는 차가운 객관성보다는 따스한 애정이 묻어난다. 제주도 출신인 현무암 홋카이도대 교수, 러시아 출신의 동료 교수인 파이차제 스베틀라나, 일본 사진 작가 고토 하루키 등 3개국 저자들이 협력한 결과물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조선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
  • '인터내셔널 부문' 쇼트리스트 6편에 포함…번역가 김지영 함께 올라 심사위원회 "에너지에 휩쓸리는 작품,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고래'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 오른 천명관 작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천명관(59) 작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
  • 2023-04-18
  • 까보 까보슈-다니엘 페나크 원작/그레고리 파나치오네 각색·그림/윤정임 옮김/문학과지성사/2만5000원- 그래픽노블로 재탄생한 동화 - 위태롭고 험한 삶 살던 유기견 - 다시 사람과 함께하기까지 여정 천진한 선명함, 우아한 단순함, 틀을 깨는 과감함. 또 뭐가 있을까. 절묘한 연출력? 인상깊고 기억에 오래 남는 그...
  • 2022-11-11
  • 산문집 ‘괜히 열심히 살았다’를 출간한 이재무 시인./사진=헬스조선DB 서해의 온 바다가 한꺼번에 저물면서 빛날 때 저녁은 대낮보다 아름답다. 술 없이도 불콰한 그런 저녁에 무슨 심통 나는 일을 겪으셨나. 시집들 사이로 귀하게 내는 산문집에 ‘괜히 열심히 살았다’란 제목을 붙였다. 이재무 시...
  • 2022-09-20
  • 누구나 한번쯤은 ‘데미안’을 만나고 누구나 한번쯤은 ‘데미안’이 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령혼의 자서전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된 헤르만 헤세의 이 소설은 잘 알려진 대로 ‘한 인간이 자...
  • 2022-07-27
  • 1922년에 제정된 뉴베리상은 매년 어린이 문학에 공헌한 작품과 작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뉴베리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이라 할 수 있다. 매년 뉴베리상에서는 대상한 작품과 보통 우수상에 해당하는 아너상 3~4작품이 선정된다. 100년 력사의 뉴베리상에서 대상과 아...
  • 2022-07-27
  •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그가 제안하는 거시적이고 통시적인 시야, 명료한 진단과 근본적인 해법은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계를 리해하고 삶을 지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태도이다. 이것이 ‘인류 3부작’이 수많은 독자의 선택을...
  • 2022-07-27
  • 4주 연속 NYT 베스트셀러 에세이 ‘한인마트에서 울다’ 저자 미셸 조너 서울서 태어나 9개월만에 美이주… 한국인 엄마-한국계 딸이 겪은 문화 충돌과 이해의 이야기 다뤄…“한인마트 가면 세상뜬 엄마 떠올라 미국인들 뜨거운 공감에 놀라”, 가수로도 활동… 내달 3집 앨범 내 작...
  • 2021-05-24
  • 결혼해도 '나답게' 사는 부부들 한국에서 레즈비언 부부로 사는 김규진씨 부부 일상의 성평등 위해 분투하는 페미니스트 신혜원씨 부부 "이대로 둘이 쭉 살아도 행복하다" 무자녀 최지은씨 부부 왼쪽부터 김규진씨 부부, 신혜원씨와 이은홍씨 부부의 책 『평등은 개뿔』, 최지은씨. ⓒ김규진씨·사계절&middo...
  • 2021-05-21
  • 책소개 『괴테 문학 강의』는 괴테의 다양한 문학과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사상 분야'와 '문학 분야'의 두 틀로 나뉘어 있다. '사상 분야'로는 괴테의 신화관과 문명관 그리고 역사관을, '문학 분야'로는 괴테의 시, 소설, 희곡의 분야를 다루었다. 괴테...
  • 2020-05-07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