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스포츠 수장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자리에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체육인이 당선됐다.
IOC는 11일(중국시간) 아르헨띠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 회의를 통해 독일출신의 토마스 바흐(59살) IOC 부위원장을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8년이며 한번 중임해 임기를 4년 연장할수 있다.
토마스 바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장으로 선출된 11일 오후,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로씨야대통령의 축하전화였다. 수리아사태로 국제사회가 숨가쁘게 움직이던 때였다. “토마스, IOC 위원장이 된걸 축하하네.” 푸틴대통령은 “소치 올림픽, 잘 꾸려가보세”라고 당부했다. 2014 소치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푸틴대통령은 예전부터 바흐위원장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총리도 축하성명을 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대통령은 바흐에게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IOC 위원들도 신임 위원장으로부터 눈도장을 받느라 바빴다. 특정후보에 대한 발언을 금지하는 IOC 륜리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바흐를 공개 지지했던 IOC의 막후 실력자 세이크 아흐메드 알파하드 알사바(쿠웨이트) 국가올림픽위원회련합(ANOC) 회장은 싱글벙글했다. 여러 IOC 위원들은 세이크 알사바가 베푼 만찬에서 샴페인과 최고급 캐비아를 즐겼다.
바흐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인사들은 일찍 회의장을 떠났다. 바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하인 43표를 얻었다. 라이벌 리처드 캐리언(푸에르토리코)위원은 23표였다.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는 8표, 데니스 오스왈드(스위스)위원은 7표를 얻었다. 최초로 아시아계 IOC 위원장을 노렸던 황사면(싱가포르)과 오경국(중화 대북) 국제아마추어복싱련맹(AIBA) 회장은 6표씩을 얻는데 그쳤다.
바흐는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과반인 49표(캐리언 29표)를 얻어 긴 레이스를 끝냈다. 선거과정에서 바흐를 공개비판했던 오스왈드후보는 “새 위원장을 돕겠다. 개인적으로 많은걸 배운 선거였다”며 몸을 낮췄다. 캐리언은 “선거에 은메달은 없다. 금메달을 딴 바흐를 위해 단결하겠다”고 밝혔다.
연변일보
그러나 마이크가 꺼지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페막 리셉션장에서 만난 한 후보는 익명을 전제로 “유럽 중심의 IOC는 많은 한계가 있다. 바흐가 어떻게 극복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IOC내 분렬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를 의식한 바흐위원장은 “나에게 투표하지 않은 위원들의 신임도 얻도록 노력하겠다. 일부가 아닌 전부의 리더가 되겠다. IOC라는 오케스트라를 조화롭게 지휘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크 알사바위원의 강력한 지지로 당선된 바흐위원장이 쿠웨이트 왕족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바흐는 “나는 누구에게도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나는 완벽한 백지 상태로 임기를 시작할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자크 로게(69살) 전임 위원장은 짧은 세 문장으로 12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동료 여러분, 고맙습니다. 래년 소치올림픽에서 만납시다. 행운을 빕니다.” IOC 위원들은 10분이 넘는 기립박수로 로게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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