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종, ''높은 연봉 열기…중국행 이해된다''
[스포탈코리아] "연봉도 많이 주고 축구 열기도 뜨거운 상황을 보면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화두는 단연 스타급 선수들의 '중국행 러시'다.
지난해 12월 FC 서울의 득점왕 출신 골잡이 데얀이 장쑤 세인티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1월에는 축구 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더 하대성이 FC서울 유니폼을 벗고 베이징 궈안에 새 둥지를 차렸다. 여기에 올해 '홍명보호'에 처음 발탁된 이지남도 대구FC를 떠나 허난 전예로 이적했고, '독도 세리머니'로 유명한 미드필더 박종우도 부산 아이파크에서 광저우 부리로 떠났다.
이밖에 장현수(광저우 부리), 윤영선(허난 전예), 손대호(항저우 그린타운) 등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 무대로 진출한 선수만 10여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국내 선수들이 중국 클럽으로 이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돈이다.
올해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배기종은 9일 전지훈련지인 터키 벨렉에서 취재진과 만나 "K리그 구단들이 예산을 줄이면서 높은 연봉을 받기 어려워진 게 선수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축구 열기가 한국보다 더 뜨거운 데다 연봉까지 많이 주는 상황에서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원으로 이적한 김은선 역시 배기종과 의견을 함께했다.
김은선은 "예전에는 중국 축구가 K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바뀌었다"며 "중국 구단들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뛰어난 지도자와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축구는 수준이 낮다'는 선수들의 고정관념도 바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클럽들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투자와 열정이 부럽다"며 "K리그의 현재 상황과 상반돼 이적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급작스럽게 선수들의 '중국 대이동'이 증가한 데는 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시도한 선수 연봉 공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게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프로연맹은 지난해 4월 리그와 구단 운영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 차원에서 선수 연봉 공개를 결정했다. 인건비의 거품을 줄여서 마케팅에 더 많이 투자해 관중을 모으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많은 연봉을 주는 것으로 드러난 구단들은 앞다퉈 인건비 축소에 나섰다. 인건비를 줄여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운영 자금이 줄어든 구단들은 고액 연봉 선수 정리와 함께 새 선수 영입에 지갑 열기를 꺼리게 됐다.
이에 대해 K리그 관계자는 "인건비를 축소해 마케팅에 투자하라는 프로연맹의 생각은 기업의 생리를 잘 모르는 것"이라며 "인건비 축소는 결국 구단 운영비 감소로 이어지고 말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운영비 감소 때문에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을 맞춰주지 못하면서 결국 자본을 앞세운 중국 구단에 선수들을 빼앗긴 형국"이라며 "스타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K리그는 볼거리 없는 무대로 전락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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