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정성룡은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정성룡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우려와 달리 정성룡은 수 차례 상대 슈팅을 잘 막아내며 관록을 입증했다. 상대 14차례 슈팅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정성룡은 지난 10일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서 4실점하며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경험을 택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 한국의 원정 첫 16강행을 이끈 정성룡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전반 20분까지는 정성룡이 특별히 할 게 없었다. 러시아의 공격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정성룡에게 공이 가기 전에 수비진이 모두 손톱깎이처럼 잘라냈다. 골킥 이외에는 공을 만질 일이 많지 않았다.
전반 27분 상대 코너킥을 펀칭해냈다. 이어진 안드레이 에스첸코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4분 뒤인 전반 31분에는 이그나셰비치의 강력한 장거리 프리킥을 가까스로 쳐내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소 먼 거리에서 때린 예상치 못한 슈팅이었으나 정성룡은 비교적 빠르게 반응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러시아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정성룡은 당황하지 않았다. 후반 1분 파이즐린의 강력한 슈팅을 왼 주먹으로 쳐냈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베레주츠키의 위협적인 헤딩은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후반 17분에는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날아온 콤바로프의 강력한 왼발슛을 효과적으로 쳐냈고, 후반 21분에도 날카로운 크로스를 넘어지며 쳐냈다.
그리고 2분 뒤인 후반 23분. 한국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근호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공을 안이하게 쳐내려던 러시아 골키퍼 아킨페프의 손에 맞고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계속된 상대 공격을 안정적으로 쳐내던 정성룡과 대조된 모습. 러시아 대표팀 부동의 수문장인 아킨페프의 자존심이 산산조각났다.
정성룡은 후반 29분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운이 없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때린 자고예프의 슈팅을 잘 막아냈으나 이후 쇄도하던 케르자코프의 슈팅은 막아내지 못했다. 수비가 걷어낸 볼이 러시아 공격수에 막히는 불운이 겹친 결과였다. 이후 양 팀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러시아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낸 정성룡은 분명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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