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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감독 '한국서 기회 안 오던 생각 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0월20일 07시55분    조회: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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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기회가 오질 않아서, 고민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박태하 매직’이 중국 프로축구를 사로잡았다. 박태하(47) 감독이 이끄는 중국 2부리그 옌볜FC가 지난 18일(한국시간) 우한과의 2015 중국 갑급리그(2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 승점 58점이 되면서 남은 두 경기에 관계 없이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1부 승격을 확정했다. 지린성 조선족자치주 주도 옌지를 연고로 하는 옌볜은 지난 시즌 성적 부진에 따라 3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2부리그 다른 팀이 재정 문제로 강제 강등되면서 가까스로 2부에 살아남는 행운을 잡았고, 이 때 한국 국가대표 코치 출신 박 감독이 부임하며 팀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21경기 연속 무패(13승8무) 등 쾌속 질주를 이어나간 끝에 승격 기적을 일궈냈다. 모두가 말렸던 옌볜행을 결심하고 지도자 인생에 승부수를 걸었던 박 감독은 중국 도전 1막을 대성공으로 마무리했다. 그와 함께 중국으로 건너온 전 수원 공격수 하태균은 22골을 뽑아내며 득점 선두와 함께 승격 1등공신이 됐다. 박 감독은 19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제 29라운드 홈 경기를 이겨 우승도 확정짓겠다”며 웃었다.

-승격 확정 뒤 어떤 느낌이었나. 

만감이 교차했다. 승격은 부임할 때 전혀 예상 못했던 거 아니었나. 다들 잘 해야 10위권 정도를 내다봤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당연히 공을 돌리고 싶다. 항상 초심을 잃지 말고,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하자고 했다. 끝까지 겸손을 잃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헹가래나 축하도 받았을 것 같은데. 

아직 헹가래를 못 받았다(웃음). 사실 어제 경기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원정이고, 경기장이 더웠고, 또 우승 확정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선수들이 여운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믿겠다(웃음). 종료 휘슬 울린 뒤에도 큰 뭐는 없었다. 그냥 담담했고, 경기 마쳤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잔치는 홈에서 하는 게 낫다. 24일 후난전을 이기면 우승이다. 홈에서 잔치를 하고 싶다.

-옌볜은 감독직을 처음 맡은 곳이다. 1년 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 지휘봉을 잡은 팀이 어려운 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행을 말렸다. 이렇게 승격하고 나니까 어떤 자리를 기다리는 것보다 도전을 선택한 것이 보람되고 그렇다. 한국에선 코치 몇 년하다가 감독으로 올라가는 상황이 많은데 내겐 이상하게 순서가 오질 않았다. 고민도 하고 그랬다. 결과를 얻고 나니 대표팀에서 모셨던 허정무 감독님, 조광래 감독님 등 날 챙겨주신 많은 분들이 떠올랐다. 

-1년 중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나. 

처음 시작할 때였다. ‘무’에서 시작하다보니 선수들, 중국 축구 정보 등을 전혀 몰랐다. ‘축구는 다 똑같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착실하게 풀어나가고자 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 쌓았다. 

-재계약이 화두로 떠올랐는데. 내년 시즌 옌볜 전망은. 

구단은 강력하게 원하고 있지만 내 입장에선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여기와 재계약하는 게 우선 순위일 것이다. 내 많은 것이 담긴 구단이다. 그러나 애정은 애정이고, 미래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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