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중국 상하이선화 입단을 앞둔 김기희(27, 전북현대) 사례로 더욱 확실해진 사실 하나.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 선수 위주로 공격진을 보강하는 중국 구단은 수비는 안정감 있는 한국 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김기희를 포함할 때, 19일 기준 2016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는 7개 구단 10명이다. 옌볜FC 트리오 하태균 김승대 윤빛가람과 정우영(충칭리판)을 제외한 6명 김영권(광저우헝다) 장현수(광저우R&F) 김주영(상하이SIPG) 조용형(스좌장 융창) 오범석(항저우그린타운) 등이 모두 수비수다.
옌볜 1부 승격 전인 지난시즌 정인환(전 허난전예) 박주성(전 귀저우런허) 김유진(전 랴오닝훙윈)까지 포함해 한국 선수 중 수비수 비중이 더 높았다. 하대성(전 베이징궈안)과 박종우(전 광저우R&F)만이 다른 포지션이었다.
김기희가 중국 슈퍼리그 소속 상하이선화 입단을 앞뒀다. 김기희까지 포함할 때 2016시즌 중국에는 총 6명의 대표급 수비수가 활약한다. 사진=MK스포츠 DB
수백억 원을 들여 미드필더 윗선에 잭슨 마르티네스(광저우헝다) 하미레스, 알렉스 테세이라(장수수닝) 프레드 구아린(상하이선화) 제르비뉴(허베이화샤샹푸) 등을 영입한 중국 구단은, ‘저비용 고효율’인 한국 수비수를 여전히 선호한다.
상하이선화가 김기희 이적료로 내민 600만 달러(약 74억원/추정치)는 한국 수비수들의 현 가치를 대변하기에 충분한 액수다.
2014년부터 광저우 주전 수비수로 뛰는 장현수는 19일 “현지에선 한국 수비수들의 전술 이해도와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다. 요즈음 한국 수비수들 대부분이 빌드업 능력을 갖춘 점도 좋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중국 축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같은 날 “중국인 수비수들은 소위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수비수들은 공격수들과 부딪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헤딩, 볼 다루는 능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90분 내내 성실하게 뛰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한국 수비수 품귀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송종국(당시 텐진테다)을 시작으로 조원희 김진규 박동혁 정동호 김동진 이지남 조병국 윤신영 임유환 박주성 정인환 등이 중국 무대에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영권은 3년 연속 슈퍼리그 베스트일레븐에 뽑히며 ‘수비는 한국産’ 공식 성립에 이바지했다.
그 덕에 지금도 호주 수비수들과 더불어 한국 수비수들에 대한 중국 구단주들의 호감이 높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리라 전망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 구단은 비단 한국 선수만이 아니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외국인 수비수도 눈여겨본다. 지난해 전북 윌킨슨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김기희 이후로도 K리그 수비수들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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