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우리 아빠가 최고수? 나랑 바둑 두면 맨날 지는데…'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18일 08시15분    조회:260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이세돌 ‘세기의 대국’ 이후]
부인 김현진 씨-딸 혜림 양이 전하는 ‘딸바보 갓세돌’ 가족 이야기



“가족은 나의 힘” 제주 휴가중 찰칵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을 마친 뒤 17일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세돌 9단과 딸 혜림 양, 부인 김현진 씨(왼쪽부터). ‘딸 바보’로 유명한 이 9단은 “알파고와 대결할 때 가족과 함께 있지 않았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아빠랑 바둑 두면 제가 늘 이겨요.”

‘딸 바보’ 이세돌 9단(33)은 딸 혜림 양(10)과 가끔 바둑을 둔다. 세계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 9단이다. 하지만 상대의 돌을 포위하는 단수 정도만 아는 초급자 딸 앞에선 늘 ‘순한 양’이 돼 백전백패다. 이번 알파고와 대결하는 동안 이 9단은 대기실 등에서 딸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여러 번 포착됐다.

16일 이 9단은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이 끝난 뒤 부인, 딸과 함께 휴식차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날 늦은 밤 인터뷰에서 이 9단은 “제가 나름대로 ‘강심장’을 가졌다고 여겼는데 기계와의 대결에서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린 것이 패인이 됐다”며 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체중이 7kg이나 빠질 정도로 ‘격전’을 치렀지만 “한 달 정도 뒤에 마음을 추스르고 둔다면 5번기에서 최소 2승을 거둘 수 있다”며 승부사의 면모를 보였다.

17일 오전 기자는 전날에 이어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 숙소인 호텔로 향했다. 하지만 이 9단 대신 아침식사를 하러 나온 동갑내기 부인 김현진 씨와 딸을 먼저 만났다. 김 씨는 친절하게도 “늦잠 자는 남편이 어차피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못 먹으니까 같이 먹자”고 했다.

이 9단은 혜림 양이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직전 현진 씨와 함께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기러기 아빠가 됐다.

“남편요? 모든 인생 계획의 출발점은 딸이죠. 딸의 인생을 위해 어떤 게 가장 좋을지를 제일 먼저 생각하면서 바둑 두듯 ‘삶의 행마(行馬)’를 합니다. 유학도 남편이 제안했어요.”

부인과 딸이 캐나다에 있을 때 이 9단은 한국 바둑계를 떠나 미국에서 바둑 보급 활동을 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당시 국내 바둑 1인자였지만 그에겐 딸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던 것이다. 이 9단은 한때는 바둑 경기 때문에 자주 중국을 가는 점을 고려해 학교를 서울과 가까운 베이징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공기가 나빠 아이에게 좋지 않다며 계획을 접었다. 그래서 나온 타협안이 제주국제학교(KIS)에 보내자는 것이었다. 알파고와의 대결이 끝나자마자 바로 제주도를 찾은 것도 혜림 양의 입학 상담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빠가 시간이 없어 못 놀아줄 때가 많은데요. 한번 놀아주면 굉장히 재미있게 놀아줘요.”(혜림 양)

아빠가 딸 바보라면 딸 혜림 양도 아빠 바보. 혜림 양의 눈에는 알파고와의 대결이 어떻게 비쳤을까. “아빠가 수읽기 하려고 눈빛이 진지해질 때가 최고로 멋있었어요. 근데 아빠가 수를 놓고 자책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어요.” 혜림 양은 그때를 떠올렸는지 시무룩해졌다가 다시 밝게 웃는다.

김 씨는 “(남편이) 알파고에게 지고 분명 낙담했을 텐데도 저나 애 앞에선 감정 표현을 안 한다”며 “제가 바둑을 몰라 뭐라고 얘기해 주지도 못해 더욱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씨는 친한 기사들에게 전화를 돌려 호텔 방으로 오도록 했다. 그나마 이 9단이 동료들과 바둑 얘기를 하면 기분이 풀릴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9단은 2국이 끝난 뒤에는 박정상 홍민표 9단, 이다혜 4단, 한혜원 3단 등과 함께 밤새 바둑 연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김 씨는 특히 이 9단과 마찬가지로 5국 때가 제일 안타까웠다고 했다. 남편이 마지막 대국을 지고 기자회견장에선 밝게 웃었지만 방에서는 좋은 바둑을 놓친 것에 대해 너무 아쉬워하고 자책했다는 것이다. 김 씨가 “5국을 졌다고 해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이 더 좋아하지 않느냐”고 달랬지만 승부사 이 9단은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속상했는데 그날 저녁 아주버님(이 9단의 형 이상훈 9단) 등 일행과 술을 먹고 새벽 1시쯤 들어와서는 ‘컵라면 하나 끓여 달라’고 하더군요. 너무 고마웠어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하나 생겼잖아요. 얼른 호텔 앞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을 사왔어요.”

이날 오후 제주국제학교에서 상담하고 호텔로 돌아온 이 9단을 다시 만났다. 그는 알파고와의 대결 내내 가족과 함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고 했다.

“3국까지 내리 졌을 때 가족이 없었으면 이번 대결에서 졌다는 괴로움을 더 크게 느꼈을 겁니다. 심리적으로 더 추락했을지도 몰라요. 그럼 4국 승리도 없었을 겁니다. 가족 앞에서 가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고 저 자신을 추스른 게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어요.”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73
  • 세계속의 조선족 | 축구 열기는 이곳에서도 뜨겁다 지난 3월 11일, 일본에 있는 조선족 축구 애호가들이 간만에 모여 친목을 다지는 축구경기대회를 가졌다. 재일조선족축구협회가 주최한 이번 “재일조선족 쉼터컵 축구대회”에는 본 협회 산하 10개 축구팀이 출전하고 도합 200여명이 모여 재일조선족사회의 대...
  • 2017-03-14
  • kt위즈의 주권은 9일 중국 유니폼을 입고 호주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제공=kt) © News1 kt위즈의 주권(22)이 중국 유니폼을 입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 선발로 나선다. 주권은 9일(한국시간)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7 WBC 1라운드 B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조...
  • 2017-03-09
  • 3월 6일 저녁, 연변부덕축구팀이 상해에 도착하였다. 오는 3월 10일, 올시즌 제2라운드 상해상항팀과의 경기를위하여 엽년부덕팀은 중경에서 곧바로 상해로 이동했다. 연변체육발전기금회 상해후원회, 연변축구(상해)팬클럽, 쟝저후팬클럽 등의 열성 축구팬들이공항에서 연변축구팀 선수들과 감독진을 뜨겁게 맞아주었다. ...
  • 2017-03-08
  •     경기후 기자회견에서 박태하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려운 경기가 될거라 예상했지만 올 시즌 첫경기에서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1점이라도 득점할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정에서의 득점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바 이는 올시즌 팀을 운영해나가는데 정서상 중요한 역할을 할것입니다. ...
  • 2017-03-06
  •     꼴은 나지 않았지만 "죽어도 질수 없다"는 끈질긴 투지가 감사했던 경기였다. 악전고투를 별렸지만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경기는 종료되였다.  3월 5일 오후 3시 30분, 중경올림픽체육경기장에서 2017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 제1라운드 중경...
  • 2017-03-05
  • 2017년 제1라운드 교전쌍방:  중경력범팀 VS   연변부덕팀 경기시간: 3월 5일(일요일) 오후 3시 30분 경기지점: 중경올림픽체육쎈터   생방송 사이트와 방송사(클릭点击하면 바로 볼수 있습니다) 러스TV:  http://sports.le.com/match/1028441003.html   延边卫视   한국인감독 더비 개...
  • 2017-03-05
  • 연변팀을 떠나는 하태균...팬들 아쉬움 봇물   사진: 조글로 리계화기자   연변부덕축구팀 공격수 한국인 하태균선수가 연변부덕축구구락부와 협상후 계약을 해제하고 21일 팀을 떠났다.   사진: 조글로 리계화기자   2015년 2월 연변팀 유니폼을 입은 하태균선수는 2015시즌 갑급리그에서 21경기 무패...
  • 2017-02-22
  • 2017년 중국 중학생축구협회컵 경기에 우리 성에서 유일하게 출전한 연변1중 축구팀이 강팀들과의 각축전에서 용맹을 떨치며 위풍당당하게 갑급조로 진출한 기쁨을 안고 개선가 높이 부르며 19일 연길로 돌아왔다. 9일부터 16일까지 광서성 북해시에서 펼쳐진 2017년 중국 중학생축구협회컵 경기에는 2016년 중국 중학생축...
  • 2017-02-22
  •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현대와 중국 슈퍼리그(1부) 연변 푸더가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업무협약식을 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협업을 약속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 김광국 단장, 연변 우장룡 총경리, 박태하 감독(왼쪽부터).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중국 슈퍼리그서 생존하자 인지도 상승 ...
  • 2017-02-16
  • ‘육성 강화’ 중국 슈퍼리그 다크호스로  정작 박 감독은 “생존이 목표” 말 아껴  조선족으로 뼈대를 이룬 중국 슈퍼리그(1부) 연변 푸더는 더 이상 ‘약체’가 아니다. 을(乙·3부)리그로의 추락을 걱정하던 과거는 이미 잊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상하이 상강과 선화...
  • 2017-02-16
‹처음  이전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