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물보다 진한 피로 이어진 육성 응원…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22일 08시00분    조회:168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3월 11일, 남경올림픽체육장의 대낮같이 밝은 밤하늘 상공을 가르는 주심의 경기종료 호각소리와 함께 연변부덕팀(이하 연변팀)의 슈퍼리그 “간보기” 첫단계 두번째 경기가 종료되였다. 15년만에 다시 딛는 파란 잔디의 중국 최정상(1부리그)의 축구장은 연변축구구락부나, 선수나, 팬이나 낯설기엔 마찬가지였다. 

3월, 장백호랑이의 서습지는 아직도 겨울날의 매서운 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화창한 봄날씨는 모두의 욕심일뿐이다. 슈퍼리그는 처음부터 우리 연변팀에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시작부터 두번 원정경기, 그것도 갑A리그부터 전통 강팀으로 립지를 굳혀온 상해신화팀, 최근에 급부상하여 슈퍼리그 챔피언의 유력한 도전자인 강소소녕팀. 그뿐인가,  두 팀은 억소리나는 자금을 풀어 세계 정상급 용병들을 대거 영입하였다. 누가 봐도 닭알로 바위치기다.

오매불망, 학수고대하던 3월 5일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상해홍구축구장은 신화팬들의 파란 물결로 차넘쳤다. 경기장 2층 한쪽 모퉁이, 그물로 격리해놓은 원정석은 좀 스산해 보였지만 열정으로 불타오른 연변팀 팬들은 이미 선수들과 한마음이 되여 경기와 응원에만 집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경기를 앞두고 상해신화팀 팬들의 “환영컴백”과 연변팀 팬들의 “오랜만입니다”로 간단한 인사가 오갔고 우리 민족의 대표민요 “아리랑”이 울려퍼져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지난 15년간 포기하지 않고 만난을 헤치고 끝내 축구의 아리랑고개를 넘어온 우리 건아들을 위한 노래였고 이를 믿고 기다려주고 성원을 멈추지 않은 팬들을 위한 노래였다. 오늘 홍구체육장에 울려퍼진 힘찬 아리랑은 연변팀의 존재와 귀환을 만천하에 알리는 장백호랑이의 포효소리다. 이로써 연변축구의 새로운 력사가 또박또박 씌여지고있다. 어렵지 않게 들을수 있는 곡조이며 많이 불렀던 노래지만 오늘만큼 이 마음을 이토록 부풀려주는지 알수가 없다. 몸이 전률을 타며 눈시울이 붉어지려 함을 느낄수 있었다. 모두가 두팔을 뻗어 머리우로 흔들며 목청껏 “아리랑 아리랑”을 부른다. 언제나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어주고 힘을 부여해주고 심금을 울려주는 아리랑! 경기는 시작도 안했는데 응원석은 이미 감격의 바다다.

전반전은 무승부로 끝났다.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이대로라면 우리가 이길수도 있다는 욕심이 생기며 은근히 기대를 해본다. 후반전이 시작되였다. 상해신화팀은 여전히 비싼 외적용병을 앞세우고 홈장의 우세를 발휘하여 선제꼴을 터뜨리려고 몰아붙이고있다. 이에 연변팀은 긴장하지 않고 방어에 힘겨운듯하면서 대방이 많이 밀어붙일 때 허점을 노려 딱—끝!(마무리는 하태균의 미소로). 꼬오올 ~대박 ~역시 우리의 하신(河神)이다! 원정석의 붉은 물결은 굉음을 내며 화산처럼 폭발한다. 고함을 지르고, 수건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옆사람을 부둥켜안고 감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흥분에 넘친 각자의 자축행위는 금방 질서가 정연하고 통일된 박수소리와 응원소리로 더 높은 파장을 타고 축구장밖까지 퍼져나갔다. “승리하자 연변! 연변 필승!”  모두가 목이 터지는줄 모르고 웨친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고 갈망했던 꼴인데! 조마조마하던 마음이 확 놓여지고 막혔던 숨문이 확 트인다. 십수년간 갇혀놓았던 그 무언가가 확 방출되면서 희열이 머리카락끝까지 솟구쳐 뿜어져나온다! 이렇게 깔끔하고 통쾌한 꼴이 어디에 더 있을가!

연변팀의 첫 경기를 보려고 빨간티의 팬들이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혹은 해외에서 기차를 타고, 뻐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상해탄으로 몰려왔다. 하지만 상해신화팀에서 제공한 원정팀 응원석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그게 뭐 대순데, 어디든지 현장에서 연변팀이 뛰는 모습을 볼수 있고 응원할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족하다. 어느 순간 맞은켠 관람석에서 띄염띄염 하얀 불빛이 반디불처럼  반짝반짝하며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는듯하다. 등대를 향한 원양선의 신호등처럼, 반디불의 정체를 알아본 원정석팬들이 너도 나도 핸드폰을 머리우로 높이 들고 밝은 빛을 켜고 호응을 한다. 순식간 관람석 곳곳에서 별무리가 생겨났고 하늘하늘 반디불의 화려한 군무가 축구장에 황홀한 밤하늘을 연출해나간다. 원정석과 홈장석의 연변팀 팬들사이의 핸드폰 하이라이트 대화는 여러번 진행되였는데 그 화면이 장관이고 감격적이였다. 함께 하고싶은 애절함과 간곡함, 함께 할수 없는 안타까움과 비장함…이는 1996년 10월 갑급리그 잔류에 성공한 연변 홈장에서 출현한 유명한 라이터홰불 장면을 련상시켜준다. 이듬해인 1997년 팬들의 믿음에 힘을 얻은 연변팀은 고 최은택감독님의 지휘하에 연변돌풍을 일으켰고 “거인 킬러”, “마귀 홈장” 등 쟁쟁한 별호와 4등의 기적을 창조했다.

불정확한 통계에 의하면 3월 5일 현장에서 관람한 연변팬이 3000명 이상 이라고 한다. 3월 11일도 이에 못지 않은 기록이다. 이런 가정을 해보았다. 홍구축구장 전체를 연변팬들에게 무제한으로 개방을 한다면 3만명 전부를 우리 팬들이 차지하고 홈장처럼 붉은 파도가 출렁이게 만들수도 있다고.

86분을 지켜온 한꼴의 우세가 경기막바지에 패널티킥으로 동점꼴을 내주며 빅었다. 거미손 지문일의 신의 한수를, 기적을 기다리던 팬들이 숨을 멈추었다. 아쉬움에 한숨을 길게 쉰다, 허탈하게 웃는다, 눈물이 핑 돈다. 짧은 적막을 깨고 팬들이 박수를 치며 또다시 목소리를 모아 응원의 함성을 터뜨린다. “괜찮아! 괜찮아!” 옆에 있던 보안요원이 나에게 물어본다. 뜻은 모르겠지만 선수들을 욕하거나 비난하는 말은 아닌것 같은데 무어라고 웨친거냐고? “不要紧! 没关系!” 꼭 같지는 않지만 이런 의미라고 하니 상해출신 젊은 보안요원의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희는 이런 구호까지 있냐?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의혹의 표정을 지었는데 부러움도 가득 담겨있었다! 강소소녕팀과의 경기에서 하태균의 패널티킥이 빗나갔을 때, 결국 2대1로 졌을 때도 팬들은 고무와 격려의 박수를, 성원의 함성을,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아니! 더 많이 보내주었다.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기량껏 열심히 뛰고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림하면 됐지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할가? 우린 자랑스럽기만 한데, 너무 잘 싸웠고 잘했는데… 우린 한민족이고 한피줄이니깐!

아쉬움을 남기고 경기는 끝났다! 팀을 향한 “괜찮아! 잘했어!”와 “연변 필승! 승리하자 연변!”이란 구호는 선수들이 사라질 때까지 이어졌고 뜨거운 열기는 오래동안 가라앉을줄 몰랐다! 불필요한 충돌을 피면하기 위해  홈장팬들이 퇴장완료한후 원정팬들이 나간다. 그들의 손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이며 휴지며 일회용컵등 쓰레기들이 들려져있다. 련인과 함께 쌍으로 온 커플도, 아빠, 엄마와 함께 온 어린이도, 자식이 모시고 온 년로한 할아버지도 그리고 또 몇명의 봉사단과 열성팬들이 마지막으로 청소상황을 점검하고 마저 챙겨갔고 퇴장한다. 아까 보안요원이 악수를 청하며 말한다. “연변팀 팬들은 참 문명합니다. 슈퍼리그 보안작업에 여러해째 투입되면서 이렇게 자질이 높은 팬들은 처음입니다. 래년에도 여기서 또 만납시다!” 아무런 수식도 가미되지 않은 너무나 평범한 경찰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1무1패, 그 누군가는 별것 아닌 성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화려하고 알찬 신고식이다! 결과라는 껍질을 벗기고 그속을 들여다보면 열매로 꽉 차있다. 15년간 와신상담하며 벼르고 별렀던 예리한 칼날을 슬며시 드러내보인다.

김길수  2016.03.18 상해에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73
  • 연변축구 영광의 시절에 퇴역한 축구선수 최광일   최광일.   ‘97’갑A련맹경기는 연변팀은 물론 연변의 허다한 축구팬들에게 평생 잊혀지지 않는 감동과 격정의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해 시즌에서 연변팀에서는 한국감독 최은택의 인솔하에 련속 9껨의 경기에서 불패의 신화를 창...
  • 2018-12-02
  • 련재  ⑥      세번째 주에 들어서면서부터 프랑스 강사팀과 중국교원들 지간의 료해도 점점 깊어지고 우리가 뭘 원하는가에 따라 수업내용도 점차 궤도에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특히 여기 축구훈련에서 우리가 가장 따라배워야 할 점은 강사들이 자신의 전공에 따라 수업을 배정하여 우리로 하여...
  • 2018-11-30
  • 105메터 그 곳의 마지막 수비수 리홍군   리홍군.    벌써 20년이 지난 그 날의 정경을 어제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리홍군은 국내외의 경기에서 발로 무수히 뛰였지만 인상에 제일 남는 건 그 날의 경기라고 말한다. 그 날 길림성축구팀에서는 제7차 전국운동회의 축구경기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
  • 2018-11-30
  • 갑A리그를 주름 잡은 주장―1990년대 연변팀의 핵심중앙수비수 리광호   리광호.   지난 세기 90년대에 중국축구의 최고무대인 갑A리그에서 연변팀의 든든한 주장으로 뛰면서 중앙수비선에서 맹활약하던 축구선수가 있다. 3번 유니폼을 입고 연변축구의 궐기와 발전에 자기의 젊음을 아낌없이 바쳤던 공신, 수많...
  • 2018-11-26
  •   올시즌 화려한 활약을 선보이며 산동로능팀의 핵심으로 떠오른 김경도가 그 공을 인정받아 묵직한 상을 받아 안았다.   2018 중국평안 슈퍼리그 시상식이 21일 오후 해남 해구에서 개최되였다. 조선족선수 김경도가 2018 슈퍼리그 최우수진영에 들어간데 이어 "최고로 환영받는 본토선수"(最受欢迎本土球...
  • 2018-11-23
  • 지난 18일,'룡정시조선족장기협회 제4기 대회'가 현지에서 열렸다. 지난세기 80년대에 설립된 룡정시장기협회는 장기를 통해 회원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장기실력을 겨루면서 장기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룡정시 장기애호가들과 연변주내 장기애호자들이 대거 참석, 장...
  • 2018-11-22
  •   ‘KBS 스페셜-마마배구’ 지난 30년, 8만여 명의 조선족이 일본으로 이주했다.학업을 마치고 일본에 정착한 조선족 여성들은 재일조선족여성회를 결성하고 일본 각지에서 배구팀을 조직했다. 배구는 어릴 적부터 조선족 여성들을 뭉치게 해준 운동이다.‘재일조선족여성회 배구팀’의 ‘제...
  • 2018-11-22
  • 소년팀의 ‘뚝곰’―김해수가 돌아보는 축구인생   김해수선생.      땡볕, 여름의 7월 9일, 낮온도는 32℃이다. 연변대학 로인활동실에서 만난 김해수(金海洙, 71세)선생의 웅장한 몸체와 웃음꽃이 핀 실눈에 반한 필자는 김해수옹의 첫인상이 호방하고 허심하며 침착하면서도 과단성이 강...
  • 2018-11-21
  •        2018시즌 슈퍼리그가 지난 11일에 막을 내렸다. 최종 상해상항팀이 광주항대팀을 누르고 처음으로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귀주항풍팀과 장춘아태팀이 강등했다.   올 시즌 선수 개개인과 팀의 종합표현 등을 고려하여 신화사 체육부문에서는2018시즌 슈퍼리그 최우수진영을 발표하였는데 ...
  • 2018-11-15
  •  선수팀 입장식 “길림시에서 이번 친선경기를조직하게 된 것은 동북삼성에 현존하고 있는 조선족배구구락부들을 묶어 세워 동북삼성 조선족배구협회 설립을 위한 전주곡이라고 보면 됩니다.”   첫 경기를 치르는 장춘팀과 길림팀 11월 10일 길림시조선족중학교 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회 에 참석...
  • 2018-11-11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