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축구”가 더 나은 “압박축구”에 속절없이 당했다. 팀플레이와 압박축구, 역습전술을 구사한다는 면에서 스타일상 비슷한 팀이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과 결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였다. 이번 경기는 결과를 제쳐놓더라도 내용이 더 큰 문제였다.
전반전은 졸전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았다. 이날 연변부덕팀은 홈장 리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공-수에 걸쳐 집중력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였다. 전방에서는 상대방의 거센 압박에 밀리면서 세밀함이 부족해 좀처럼 슛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수비지역에서는 결정적인 위기로 이어질수 있는 패스미스도 여러차례 나왔다. 총체적으로 전반전은 난국이였다.
무기력했던 공격력은 전반전 슛 2개라는 기록이 뒤받침해준다. 그가운데서 1개는 프리킥 챤스에 의한 슛이다보니 필드 플레이 상황에서 단 1개의 슛만 만들었다. 경기 90분동안 연변부덕팀은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제일 적은 단 5차의 슛을 시도한 반면 상대팀은 16차의 슛을 날리면서 아군을 크게 위협했다.
비록 상대팀은 공 점유률에서는 38.7% 대 61.3%로 렬세였지만 꼴을 넣기 위한 침투패스와 슛은 37% 대20%로서 훨씬 앞섰다. 경기의 승패가 공점유률로 결정되는것이 아니기때문에 보다 실용적이고 로련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준 하남건업팀의 승리가 당연했다. 아마 지문일 꼴키퍼의 선방이 아니였다면 경기결과는 1대2가 아니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수비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의 전방압박에 수비진이 고전하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여러차례 맞았다. 이날 내준 실점 역시 세트피스에 의한 상대방의 조직된 플레이와 고공공격은 물론 상대의 전방압박에 공을 빼앗긴 뒤 바로 역습을 내주면서 허용한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때문이였다.
전반전 13분경에 내준 이른 실점에 아군 선수들이 당황해하고 조급해하는 모습이 력력했다. 잦은 패스미스는 물론 중원에서 상대방 핵심 선수인 이보선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서 윤빛가람선수가 중원에서 안깐힘을 썼지만 중원장악은 물론 실점을 막는데 역부족이였다. 아군이 중원에서 힘을 쓰지 못하다보니 전반전의 경기 주도권은 완전히 상대의 몫이였다.
비록 연변부덕팀은 후반전에 들어와 전방에서의 압박과 패싱축구에 의한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방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꼴문을 여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후반전 25분경에 감독진은 선수교체로 일련의 전술변화를 시도한데서 측면공격이 살아나면서 끝내 77분경에 “조커”로 투입된 최인선수가 1꼴을 성사시켰다. 우연이 쌓이면 필연이 된다고 했다. “조커”로 나선 최인선수가 바로 그랬다. 투입된 시간이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감독진의 용병술에 찬사를 보낸다.
누구에게나 패배는 좋은 경험이 된다. 연변부덕팀은 슈퍼리그 신입생인만큼 실력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모두 부족하다. 개인기량은 물론 전술, 전략 등 모든 면에서 강팀들보다 많이 뒤진다. 이번 경기를 통해 연변부덕팀은 슈퍼리그의 벽은 높고 “의욕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였다.
프로경기에서 결과가 물론 중요하다. 무시할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 시즌일정이 많이 남아있는만큼 팀색갈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 리유는 색갈이 자리잡아야 남은 경기에서 안정된 전력을 구축해 자기페이스의 경기를 할수 있어 승점도 가능하기때문이다.
연변부덕팀은 뒤지는 개인기량을 패스로 극복하고 유기적인 조직력으로 패스의 위력을 잘 살려야 한다. 연변부덕팀의 DNA라고 할수 있는 상대진영에서부터의 압박, 빠른 공수전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많이 뛰여다니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수세싸움에서 앞서 경기를 주도하는것이 바로 연변부덕팀의 진정한 팀 색갈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그렇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현재 연변부덕팀은 2련패를 당하면서 미로(迷路)에서 헤매고있다.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출구를 찾지 않는다면 탈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을 이겨내는것도 능력이다.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자가 열매를 딸수 있듯이 연변부덕팀은 2련패에서 얻은 경험을 잘 총화하고 “살을 내주고 뼈를 키우는 전략”으로 자신감을 갖고 각고의 노력을 한다면 언제가는 팀 분위기 반전은 물론 슈퍼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성장할것이다. 이것이 패배는 아프지만 도전이 계속되여야 하는 리유이기도 하다.
김창권(필자는 연변대학 체육학원 박사)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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