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에이스 이승우가 에탈리아 세리아A 무대에 진출한다. [중앙포토]
'코리안 메시' 이승우(19)가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소속 클럽 헬라스 베로나에서 축구 인생 2막을 시작한다.
30일 베로나에서 메디컬테스트 실시
권창훈 소속팀 디종 막판까지 경합
이승우 소속팀인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는 30일 베로나와 선수 완전 이적 계약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축구 전문매체 '디 마르지오'는 베로나가 이승우의 몸값으로 바르셀로나측에 150만 유로(20억원)를 제시해 승낙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디 마르지오'는 이탈리아 축구전문가 잔루카 디 마르지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축구 매체로, 유럽축구 무대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 마르지오'는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도 언급했지만, 이승우측은 새 소속팀으로 베로나를 낙점했다. 3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에 응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 한국인 선수가 세리에A 무대를 뛰는 건 앞서 페루자(현재는 2부리그)에서 뛴 안정환(42) MBC축구해설위원 이후 두 번째다.
'리틀 메시'로 불리는 축구선수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이승우가 닮고 싶어하는 롤 모델은 체구가 비슷한 리오넬 메시다. 이승우는 프로 정신이 투철한 메시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한다.
베로나는 1903년에 창단해 114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팀이다. 1부리그 우승 이력은 1984-85시즌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 세리에B(2부리그) 2위로 1부 승격에 성공했다. 새로 영입한 베테랑 공격수 안토니오 카사노(35)가 시즌 개막 직전에 돌연 은퇴해 공격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베로나는 새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1골(3실점)에 그치며 1무1패로 14위를 기록 중이다. 베로나는 이승우에게 카사노의 대체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1군에 올라가 리오넬 메시(30·아르헨티나)와 함께 뛰고 싶다"던 이승우가 이탈리아행을 결심한 건 스페인 프로축구의 외국인 쿼터 규정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이승우가 몸담고 있던 바르셀로나B를 비롯해 스페인 프로 2부리그는 유럽연합(EU) 시민권이 없는 선수를 두 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B는 브라질 명문 파우메이라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비치뉴(19)를 데려온 뒤 남은 한 자리를 온두라스 국가대표팀 공격수 초코 로사노(24)로 채웠다.
이승우의 재능을 탐낸 바르셀로나가 스페인축구협회와 공조해 EU시민권 취득을 권유했지만, 이는 이승우가 거절했다.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에서 EU시민권 취득은 곧 귀화를 의미한다. 한국축구대표팀 멤버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는 게 꿈인 이승우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올 여름 이승우측과 직·간접적으로 이적 논의를 진행한 구단은 13개국 20여 곳에 이른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등 유럽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부터 미국(LA갤럭시)과 일본(요코하마마리노스)팀에 이르기까지 지역도 다양했다. 그 중 베로나를 비롯해 디종(프랑스),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신트 트루이덴(벨기에) 등이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그중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24)이 몸담고 있는 디종이 마지막까지 베로나와 경합했다. 디종은 유럽 현지 언론에서도 일절 언급되지 않았던 팀이다. 하지만 선수 영입 의지는 가장 뜨거웠다. 감독과 구단 단장이 직접 바르셀로나로 건너와 선수를 직접 설득하며 열의를 보였다.
이승우는 전술과 선수 구성, 계약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베로나행을 최종 결정했다. 바르셀로나는 이적을 허용하되 '바이백(buy-back·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다시 사올 수 있도록 사전 합의하는 것)'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바르셀로나는 추후 이승우의 기량이 급상승할 경우 2년 이내에 바이백 조항을 활용해 재영입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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