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슈퍼리그 2년...연변축구가 갈길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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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책임, 전술 실책, 용병 인입 실패, 정책 탓, 자금 부족, 운영 미숙, 부상 원인, 주축선수 이적…수많은 리유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우리 팀을 갑급리그로 내몰았다.
사람 일이 늘 그렇듯 나쁜 결과 앞에서는 하나의 모순도 열개의 불화로 이어지고 좋은 결과 앞에서는 열개의 모순도 하나의 화합으로 쉬이 다져진다.
연변팀의 강등에 대해 여러가지 목소리와 견해들이 오가는 현상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다양한 론의가 연변축구의 좋은 앞날을 불러오는 힘이 된다면야 다각적인 론쟁은 반드시 필요하다. 심지어 합리한 ‘싸움’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연변축구팬들 끼리 의가 상하는 감정싸움은 불필요한 것이다.
지난 일은 영원에 머물러 추억으로만 존재한다.
지난 3년 동안 우리가 열광했던 순간순간들은 이미 력사가 돼버렸다. 다음해 농사를 어떤 타산으로 계획해나갈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자금책 결정이야말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과제인 것 같다. 단시기내에 연변축구가 진정한 프로구단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현시점에서 볼 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때문에 애매한 구석도 참으로 많은 줄 안다. 우리의 고유한 특점을 살리면서도 프로팀으로 거듭나기를 할 수 있는 답을 탐색해보는 것도 연변축구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의 기틀이 된다.
지금까지 연변축구는 너무 쉬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확고한 리념이나 방향을 잃고 흡사 ‘월광족’처럼 보내왔다. 무엇보다 직업축구에서 구단 운영을 위한 탄탄한 돈줄은 꼭 필요한 것이다. 랭혹한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감성자극도 구단이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있어야만이 그 효과나 가치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세상에는 굴뚝같은 마음이나 애끓는 념원만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매우 적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인 것은 연변축구로 인해 함께 울고 웃는 열혈팬들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슈퍼리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연변축구의 존재이고 어디든 함께 가는 동반자가 되리라는 분위기가 일찍부터 팬들 사이에서 형성되였다. 동시에 이렇듯 훈훈한 분위기와 관대함이 연변축구인들의 안일부화를 불러오는 빌미가 되지 않기만 바라고 또 바랐다.
연변축구팬들은 참으로 아름답다.
어디를 가더라도 ‘추종자’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사비를 털어 응원을 따라나서는 팬들의 마음과 마주하면 뜨거운 감동이 북받쳐오르기 일쑤였다. 그리고 산란을 앞둔 연어가 귀향하듯 해외에서 바다 건너 고향팀을 찾은 얼굴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연변축구를 매개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을 지닌 마음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음은 색다르게 매력적인 만남이다. 앞으로 우리들의 만남에 환한 웃음만 있었으면 좋겠다.
'민족', 연변축구가 우리에게 거룩한 존재로 각인된 데는 핵으로 되는 요인이다. 협애하게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객관사정상 틈새에 끼여 늘 여기저기 치이며 살아가는 겨레붙이들에게 연변축구는 곧 ‘나’와 동일시된 나 ‘자신’이였다. 시시껄렁하게 축구를 두고 민족을 론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말이야말로 우리한테는 천만부당한 경박함이 된다. 하물며 우리가 연변축구를 두고 부르짖는 ‘민족’은 전혀 배타적이거나 극단적인 성향이 아니다.
우리는 연변축구를 통하여 ‘너’를 만나고 또 ‘나’를 만나고 그리고 ‘우리’와 만나는 천혜의 만남을 이어왔다. 그래서 ‘신앙’처럼, ‘성지’처럼 연변축구를 따라다니는 ‘순례’를 가능하게 했다.
연변축구가 우리에게 끈끈한 련대감을 만들어준 시간은 2년으로도 충분했다.
새해에는 갑급리그에서 뜨거운 만남이 불꽃으로 피여오르고 연변축구의 앞날이 시원하게 밝은 빛으로 광나길 빈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의 장이 연변축구 뿐만이 아니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만남에는 강등이 없다.
/글: 모동필(酕冬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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