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팀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과 겨울 이적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의 대거 류출을 겪었지만 더욱 단단해져 돌아왔다.
지난 10일, 연변팀은 올시즌 파격영입을 감행한 '부자구단' 매현철한팀을 상대로 1대0 기분좋은 첫승을 올렸다.
이날 승리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다.
2년 만에 다시 갑급리그로 돌아온 연변팀은 첫경기 승리라는 분위기 반전이 시급했고, 갑급리그 개막전을 준비한 매현철한팀 또한 연변팀을 홈으로 불러들여 전 슈퍼리그팀을 상대로 갑급리그 데뷔승을 원했을 것이다. 결과는 연변팀의 승리, 슈퍼리그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연변팀은 갑급리그 신입생 매현철한팀을 전승하면서 새 시즌 시작과 함께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개막전 승리로 지독히 추운 겨울을 견뎌내며 연변팀의 아픔을 지켜봐야만 했던 팬들에게 축제와 같은 주말을 선사했다. 개막전이자 원정이여서 우려반 기대반이였지만 그래도 첫승을 바라는 마음이 더 컸을 것이다. 더우기 전국 각지에서 광동성 매현으로 원정응원을 떠난 팬들에게는 려정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 승리가 아닌가 싶다. 원정에 나서지 못한 팬들 역시 마음은 현장에 가있었다. 팬들은 축구 그룹채팅에서 현장 못지 않는 열띤 응원을 펼치며 연변팀의 첫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 팬들의 기대에 연변팀도 응답했다. 진통을 겪은 연변팀은 하나의 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제일 늦게 합류한 자일 선수가 조금 아쉬운 활약을 보이긴 했지만 다음 경기에서의 활약을 무한 기대하게 만들었고 신진 선수들과 U-23 선수들은 적절히 팀에 녹아들어 첫경기를 소화했다.
이날 경기에는 훈훈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경기 막판 83분경, 박세호 선수는 근육경련이 발생한 상대방 선수에게 제일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다. 이 신사적인 행동이 경기 후 여러 매체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 네티즌은 "이 장면을 보고 조금 감동했다"면서 "한꼴 만 앞선 상황에서 최대한 경기 흐름을 늦추고 시간을 끌어보려고 할 만도 한데 제일 먼저 다가갔다"고 엄지를 들었다.
지난 슈퍼리그에서도 연변팀은 순 경기시간이 제일 길기로 정평이 났다. 뒤지고 있는 상황이든 앞서고 있는 상황이든 '침대축구'를 하지 않는 팀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카드가 제일 적고 심판과 쟁론하는 경우가 제일 적다. 우리 편, 상대편 막론하고 다친 선수를 보면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경기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보여지는 우리 선수들의 이러한 소소한 행동들이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하는 연변축구의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이제 첫경기이고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이 멀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첫경기를 잘 싸워준 선수들은 물론 팀의 여러가지 아픔을 함께 겪은 팬들 역시 개막전 승리를 마음껏 즐길 리유 또한 충분하지 아니한가.
/길림신문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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