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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VAR로 첫 실점 취소 '행운'… 후반엔 VAR로 '통한의 PK' 허용
박항서의 베트남 선전했지만 일본에 0대1로 져 아시안컵 8강서 마감
금성홍기를 가슴에 단 베트남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경기 내내 터치라인 앞에 서서 선수들을 독려했던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안아주며 위로했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의 아시안컵 여정이 8강에서 막을 내렸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4일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대1로 패했다. 베트남은 지난 16강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토너먼트 승리를 거둔 데 만족해야 했다.
베트남 입장에선 미련이 남고, 일본은 간담이 서늘했던 경기였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베트남은 모든 면에서 일본에 열세였다. FIFA 랭킹은 베트남이 100위, 일본이 50위로 정확히 50계단 낮았다. 역대 전적도 2패로 밀렸다. 16강전에서 요르단과 승부차기 혈투를 벌인 베트남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했다. 이날 베스트 11은 16강전과 똑같았다.
반면 일본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보 선수들을 모두 활용했고, 16강전에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대신 수비에 중점을 두며 체력을 관리했다. 객관적인 분석대로라면 베트남이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박 감독은 전날 밝힌 대로 '실리 축구'로 일본에 맞서 승리를 노렸다. 최종 수비 라인에 5명을 세워 빠른 일본 공격수들이 침투할 공간을 메웠다. 미드필드 라인 윗선 선수들은 태클을 불사하며 일본의 패스 플레이를 차단하려 애썼다. 최전방엔 168㎝ 단신인 응우옌 꽁푸엉이 혼자 섰다.
전반전까진 박 감독이 그린 그림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베트남 수비는 일본이 장기인 패스 플레이를 펼칠 공간을 주지 않았다. 골키퍼 당반럼은 러시아월드컵 조현우를 연상시키는 선방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격 때도 꽁푸엉이 시간을 끌고 동료들이 빠르게 따라 올라가는 식으로 역습을 펼쳐 일본을 여러 차례 위협했다. 오히려 골 찬스는 베트남이 더 많이 잡았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압박해 일대일 찬스를 만들고도 넣지 못한 게 아쉬웠다.
행운도 베트남 쪽으로 따르는 듯했다. 전반 24분 코너킥 때 일본 요시다 마야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으나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가동됐다. 판독 결과 공이 요시다의 머리와 손에 연달아 맞은 뒤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노골 처리됐다. AFC(아시아축구연맹)는 이번 대회 8강전부터 VAR을 시행하기로 했고, 그 첫 대상 경기가 이날 베트남-일본전이었다. 전반전 슈팅 수 6―6, 유효 슈팅은 베트남이 3개로 하나 더 많았다.
하지만 베트남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후반 들어 일본의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후반 8분 베트남 수비수 부이띠엔중이 쇄도하던 일본 도안 리츠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번에도 심판은 그냥 넘어갔으나 VAR이 반칙을 잡아냈다. 후반 12분 리츠가 킥을 성공해 일본이 앞서갔다.
박 감독은 요르단전처럼 곧장 공격적 전술로 전환해 득점을 노렸지만 선수들 발은 갈수록 무거워졌고, 끝내 한 골을 넣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났다. 금성홍기를 새긴 옷을 맞춰 입고 응원한 베트남 팬들이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일본에 막혔지만 박항서 매직은 계속 이어진다. 박 감독은 앞으로 치러질 2020 도쿄올림픽 예선,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에서 다시 한 번 새 역사에 도전한다. 올 3월엔 한국 축구대표팀과 친선 경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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